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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와이파이 늘어나지만…느리고 끊겨 '있으나 마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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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서울에서 오송행 KTX를 타고 출근길에 오르는 직장인 김종혁(35)씨는 스마트폰으로 열차에 설치된 '공공와이파이(WiFi)'를 이용하려다 포기했다. 인터넷 속도가 느린데다 자꾸 화면이 멈춰 이용하는데 불편을 느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무료로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길래 접속했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아 그냥 이동통신망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공공와이파이 사업이 '질보다 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5년새 공공와이파이 지역이 급격히 늘었지만 품질이 나빠 실제로 이용하기 어렵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서민과 소외계층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지역·계층 간 무선인터넷 이용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지역을 중심으로 무선 인터넷에 무료로 접속할 수 있는 공공와이파이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17일부터는 전국 1020개 지역에서 공공와이파이를 추가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로써 2012년 2000곳에 불과했던 공공와이파이 지역은 올해 1만2300곳으로 늘었다. 미래부는 내년에도 이동통신 3사와 손잡고 공공와이파이 1000곳을 추가 개방해 서비스 지역을 1만3300곳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급증하는 숫자에 비해 무선 인터넷 품질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공공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잇는 서울 강남역·서울역 버스환승센터·광화문광장 등에서 무선 인터넷 속도 측정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보면 다운로드(내려받기) 속도가 1~3Mbps 수준에 그친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와이파이 평균 다운로드 속도(지난해 기준 91.87Mbps)와 비교해 턱 없이 느리다.

통신 전문가들은 무선 인터넷 공유기(AP) 등 설비를 개선하고 무분별하게 설치된 중계기를 정리해 무선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지 않도록 조치하는 등 공공와이파이의 양적 확대 뿐 아니라 품질 개선에도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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