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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응답하라 불타는 청춘’ 전주 10분 연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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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민·배유정·조수미

지난 8월 전주에선 이색적인 연극제가 열렸다. 공연 시간이 단 10분인 '10분 연극제'. 전주 객사 메가박스 앞 아하 아트홀에서 8월 13일 열린 제 1회 '10분 연극제'에는 총 3팀이 참가했다. 그중에서 가장 돋보인 팀은 숙련된 연기자도, 연출가도 아닌 바로 청소년들이었다.

연기·연출 전공을 희망하는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모여 결성한 ‘청소년 극단 꿈친’은 작품 '응답하라 불타는 청춘'을 공연했다. 한눈에 보아도 앳돼 보이는 소년, 소녀들이 연기가 시작되면 눈빛이 돌변한다. 연기에 대한 열정 하나만큼은 할리우드 배우들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그들을 만났다.

청소년 극단 꿈친의 멤버. 왼쪽부터 신은주(유일여고 1), 조강민(영생고 1), 최수희(성심여고 2), 이재오(완주고 2), 최하언(영생고 1), 서승리(전주여고 1), 이도경(전북사대부고 1).

-이번 연극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나요.
(도경) "약 빤 미친년?(웃음)"

(수희) "저는 ‘수희’ 역할을 맡은 최수희입니다."

(승리) "‘빵순이‘라는 별명을 가진 승리 역할을 연기했습니다."

(은주) "성심여고에서 가장 예쁘고 소심한 캐릭터로 나왔는데, 뒷부분에 반전이 있어요."

(재오) "저는 현실과 싱크로율이 높은 카사노바 역을 맡았고요. 매우 잘생겼으며, 똑똑하고 여자를 잘 유혹하는 역할입니다. 저와 닮았다고 생각해서 역할을 배정 받았을 때 '아, 이건 정말 힘들이지 않고도 연기를 할 수 있겠다'고 짐작했습니다. 부담이 없었죠."

(하언) "주인공을 돋보이게 해주고, 기타를 좋아하는 친구 역할을 맡았습니다."

(강민) "제가 맡은 배역은요, 친구들 중 한명쯤은 있는 살짝 찌질하면서 웃긴 캐릭터입니다."

무대 뒷편에서 대기하는 출연자.

무대 뒷편에서 대기하는 출연자.

- 이 공연을 위해 연기, 연출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극단을 결성하였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된 특별한 계기나 동기가 있나요.
(재오) "처음에는 서울의 대학에서 열리는 연극대회에 나가려고 모여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연극이 처음이기도 하고, 지도교사도 없으니까 힘들었죠. 아무래도 전주에 살다보니 교통편도 어렵고 등의 이유로 결국 참여를 못했고, 나중에 지인을 통해 이번 연극을 하게 되었어요."

- 전문가와 어른의 도움을 최소화했다는 건데, 그 과정에서 힘들거나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재오) "초반에 우리는 연기나 연극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어요. 그저 대본을 쓰고 단순하게 연기하면 끝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대본이 나오는 기간이 오래 걸렸어요. 대본이 나오고 나서도 친구들이 생각보다 연기도 서툴렀고, 대본을 빨리 외우지도 못했고, 저도 그렇고. 그래서 연습을 많이 했죠. 많이 모여서 연습하고, 서로 맞추어가다 보니까 더 나아진 것이 보였어요."

- 현재 희망하는 진로는 어떤 쪽인지.
(재오) "다른 친구들은 연극영화과 지망생이 많아요. 그런데 저는 미래 준비생이거든요. 연극을 하는 것이 재미있으니까 어른이 돼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취미활동으로는 하고 싶어요. 재미있잖아요!(웃음)"

(수희) "저는 무대에 서는 배우가 꿈이에요. 뮤지컬은 노래 실력이 부족할 것 같기도 하고, 연극은 연기가 부족할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은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열심히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승리) "연극배우가 꿈입니다. 계기는 '김향기'라는 저희랑 동갑인 아역배우를 보고 나서예요. 영화 '마음이'에서 ‘유승호’ 동생으로 나왔던 배우인데 조연인데 인상 깊게 확 들어오는 것이 있잖아요. 몇 초 출연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존경스럽더라고요."

(재오) "솔직하게 말해도 됩니까? 제가 처음에 영화감독의 꿈을 가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연극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거든요. 그러던 중 제 지인을 통해서 이 연극이라는 공간을 알게 되었고, 요즘에 제 일상이 심심하기도 했고. 일상에 변화를 주고 싶었기 때문에 이 연극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딱히 연기에 꿈이 있다거나 그러지는 않아요. 롤 모델이 정해져 있지도 않고."

- 연기활동으로 인한 학업의 어려움,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도경) "반대는 없었어요. 그냥 '너 하고 싶은 것 해라'라는 가풍이에요. 다만 여기까지 연습하러 오는 시간이 좀 많이 걸려서 밤늦게 집에 도착할 때가 많아 걱정을 많이 하시죠."

(수희) "부모님의 반대가 처음에 엄청 심했어요. 그냥 친구들끼리 대회에 나가고 싶었고, 그 준비 때문에 야간 자율학습을 빠져야 했어요. 그런데 부모님이 무작정 반대를 하셔서 설득하는데도 오래 결렸죠. 저는 진심으로 하고 싶은 건데, 부모님은 재미있어서 잠깐 하고 싶은 것뿐이라고, 나중에는 힘들어서 포기 할 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지금 ‘내가 재미 때문에 잠깐 하고 싶은 걸까’라는 생각도 들어서 조금 두렵기도 한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재미있으니까 ‘이것을 진로로 삼아야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요."

(승리) "처음에는 왜 그렇게 힘든 직업을 선택하나면서 반대를 좀 하셨는데, 다음날에 네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끝까지 최선을 다하라고 하시더라고요. 학업에 지장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게, 저는 일단 학생이고 공연이 잡히면 이제 연습을 해야 하고, 이제 그런 경우에는 밤늦게까지 일정을 소화해야 돼서 피곤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도 자기 나름인 것 같아요. 피곤해도 잘하는 사람이 있고. 솔직히 연극 때문에 성적이 떨어진다는 것은 핑계인 것 같아요. 연극 하면서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은주) "그런 것은 없어요. 밀어주시는 편이에요."

(하언) "진정으로 연기를 하고 싶다면 학업과 연기 모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는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지만 상의를 통하여 결정했고, 제가 성과를 보여드려서 앞으로 더욱더 잘하기로 했습니다."

(강민) "물론 당연히 지장이 있죠. 하지만 공부도 하면서 연기도 하면 되니까요! 부모님도 인정해주시고. 물론 처음에는 인정해주시지 않으셨죠. 그렇지만 이제 제가 학업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여드렸더니 '한번 해봐라' 하셨어요. 공부랑 연기 둘 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예체능 진로에 반대하는 학부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수희) "그런 분을 만나보지 못해서. (웃음) 저는 만약 제 아이가 있다면 꿈에 대한 자유를 주고 싶어요. 정해주지 않고, 이 아이가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승리) "저는 부모님이 허락을 해주시니까, 그 학생들 마음을 잘 이해 못하겠는데 아마 금전적인 문제로 인해 더 그러시는 것 같아요. 적성에 맞지 않으니 다른 길을 선택하라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적성에 맞는데 공부를 잘하기 때문에 꿈을 접고 의대를 간다는 친구들을 볼 때면 정말 안타까워요. "

(재오) "사실 저희 부모님도 반대를 조금 하셨어요. 차라리 공부를 하지 왜 힘든 길로 가려고 하냐고요. 부모님은 일단 예술이 힘들 것 이라고 생각을 하고 계시고, 부모님은 자신의 자식이 힘들게 사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시죠. 저는 앞으로 잘 먹고 살든 못살든 이렇게 (연극) 하고 싶어요. 미술이라면 미술을 보여주고 음악이면 음악을 보여주고, 저처럼 연극이라면 연극으로 결과를 보여드리면 부모님이 무언가를 느끼시지 않을까요? 부모님들 역시 미래의 행복을 위해, 자식들을 위해 말씀해 주시는 게 이해는 충분히 되지만, 그 말씀대로만 한다면 현재가 행복할 수 없잖아요."

- 본인이 생각하는 연극의 매력은.
(도경) "내가 나를 버리고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

(승리) "부대끼면서 하는 맛. 서로 싸우기도 하고 의견 대립도 있고, 칭찬도 하다가 갑자기 풀 죽어 있다가, 역할 다 바꿔서 해보기도 해요. 그럴 때 정말 재미있는 것 같아요. 가장 큰 매력은 배우들이 노력한 만큼 결과가 바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재오) "관객하고 소통을 할 수 있잖아요. 실수가 허용되지 않지만, 관객이 웃는 걸 직접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하언) "누군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연기로써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인 것 같습니다.

'응답하라 불타는 청춘‘에서의 '은주' 역을 맡은 배우 신은주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글·사진=김지민·배유정·조수미 TONG청소년기자 전북사대부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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