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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 품에 안은 ‘바비 인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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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바비 인형’으로 유명한 세계 1위 장난감 기업 마텔이 ‘터닝메카드’로 돌풍을 일으킨 국내 1위 장난감 기업 손오공의 최대 주주가 된다. 손오공은 미국 마텔 본사가 창업주 최신규(60) 회장의 지분 16.93% 중 11.99%를 오는 21일 139억6800만원에 인수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최 회장은 지분 4.94%로 2대 주주가 된다. 기존에 손오공 주식을 1% 이상 보유한 주주는 최 회장 뿐이었다. 김종완 대표 등 손오공 경영진에는 변화가 없다.

세계 1위 마텔, 139억 지분 인수
국내 1위 완구기업 최대주주로

2005년 코스닥에 상장한 손오공은 국내 완구 기업 중 유일한 상장회사다. 이날 손오공 주가는 전날보다 29.89% 오른 7040원으로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손오공 관계자는 “마텔 쪽에서 먼저 지분 인수를 요청했다” 고 말했다. 마텔은 아시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손오공은 이에 따라 앞으로 게임을 제외한 마텔의 모든 제품을 한국 시장에서 독점 유통한다. 영업과 마케팅도 맡는다. 기존에는 마텔코리아가 몇몇 외부업체에 유통을 맡겼었다. 지난해 마텔의 한국 매출은 약 280억원이다. 피터 브로거 마텔아시아 총괄사장은 “마텔이 손오공과 계약하면서 아시아 지역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손오공 관계자는 “영세한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해 최 회장이 마텔 측의 요청에 응해 2대 주주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손오공은 최 회장이 직접 개발한 터닝메카드로 지난해 매출 1250억원을 기록했다. 손오공 측은 “ 변신 로봇 장난감이 강세인 손오공과 영유아 장난감(피셔 프라이스)과 패션 인형(바비), 미니카(핫휠) 분야에서 세계 1위인 마텔이 서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종완 손오공 대표는 “터닝메카드를 비롯한 손오공의 기존 사업을 변함없이 진행하면서, 세계적으로 검증된 마텔 제품을 국내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마텔을 통해 터닝메카드 등 손오공의 인기 브랜드가 글로벌 진출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렸다. 현재 손오공에는 터닝메카드의 국내 유통권만 있다. 글로벌 판권은 최 회장이 별도로 설립해 장난감 기획과 생산을 맡고 있는 ‘초이락컨텐츠팩토리’가 갖고 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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