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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작가전] Deja vu by system #9. 0시 22분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재성이 두 손으로 머리를 붙잡고 있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 머릿속에 칩을 이식하는 세상까지 꿈꿨고요, 그렇지 않아요?
- 원하는 것을 모두 다 이룰 수 있어요.
- 기회예요.

그 순간, 책상 위의 여러 가지 참고서들이 눈에 들어왔다. 진도를 나가지 못해, 단 한 번도 펴보지 못한 책도 수두룩했다. 그 대부분이 동생 소현은 이미 끝마친 것들이었다.

- 부족한 것이 하나 없는 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요.
- 재성님을 비롯해 많은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사람입니다.

재성의 숨이 더욱 가빠졌다.

- 그분의 사망 소식.

재성은 거친 숨을 쉬며 혼자 되뇌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야. 다 헛소리야. 하지만...”
잠시 동안 고민을 하던 재성은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벌벌 떨리는 손으로 친구들의 연락처를 훑었다. 하지만, 그의 주변에 상현의 전화번호를 알만한 친구들은 없었다. 마당발 윤수라면, 그의 연락처를 어디서든 구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에게 문자를 남기며 시계를 보았다.

정각 12시.
남은 시간은 앞으로 22분...

재성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아예 통화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다시 머릴 쥐어짜며 생각했다.
또 누가 있을까? 또, 또... 맞다! 소희...
그 친구와 손까지 잡았던 걸보면, 보통 사이는 아닐 것이었다. 그녀의 전화번호를 알지는 못했지만, SNS에서 수시로 검색을 해왔던 터다.
재성은 SNS 애플리케이션을 클릭하고 경로를 따라 그녀의 사진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사진을 주르륵 내렸다. 주변인이나 상대방은 보이지 않고, 소희 본인의 얼굴이 찍힌 사진만 계속됐다. 그중에 뭔가를 가리키는 남자의 손부분이 찍힌 사진 하나가 있었다. 쇼핑백을 내밀던 상현의 길쭉한 손가락과 중첩이 되었다.

“아...”

그 사진의 구석으로 어떤 아파트가 보였다.
이 주변과는 어울리지 않는 초고층 최고급 아파트.

‘드림아쎄즈(Dream Assez)...’

다음 사진을 보니, 에펠탑 모양의 조형물과 정원수가 보였다. 재성의 눈이 반짝였다.

그 아파트가 막 지어지고 있을 무렵일 것이다. 재성은 프랑스풍 어퍼클래스 아파트라는 문구와 함께 에펠탑이 그려진 분양 팸플릿을 본 기억이 있었다. 따라서 그 사진은 드림아쎄즈의 5층인가 6층에 있는 거주민 공원의 풍경 일부로 추측되었다.
백 퍼센트 확신은 없었지만, 무조건 그곳부터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드림아쎄즈는 대충 계산해도 재성의 동네에서 도보로 족히 20분이 넘는 사거리에 위치했다.

다시 시계를 보니 12시 3분...
이제 19분 정도가 남았을 뿐이었다. 재성은 급히 가방에서 지갑을 꺼냈다. 천 원짜리 몇 장이 있었다. 나가자마자 택시가 잡히고, 운 좋게도 신호 없이 달리면 딱 3분? 5분?
그 정도면 충분했다. 잘하면...

재성이 막 일어나려는 찰나, 어떤 실체가 없는 목소리가 나타나 재성의 발목을 붙잡았다.

[ 이봐, 가지마! 그냥 기다려. 가서 뭐하게?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

그건 재성의 이기심이 쏟아내는 소리였다. 재성이 두 손으로 머리를 부여잡고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아니야!’

[ 그 여자 말이 맞는다면, 모처럼 찾아온 엄청난 기회잖아. 날리고 싶어? ]

‘그만하라고!’

재성은 이를 악물고 그걸 떨쳐냈다. 그리고 막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이번엔 재성의 어머니가 간식을 들고 문 앞에 서 있었다. 재성은 어머니를 무심코 지나치며 현관 쪽으로 향했다.

“한밤중에 또 어딜 나가는 거야?”

“뭘 두고 와서요.”

어머니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뭔데? 내일 찾으면 안 돼?”

“지금 가야 해요. 중요한 거예요.”

“너 예전엔 안 그러더니, 요샌 슬슬 거짓말을 하고...”

“그런 거 아니에요. 죄송해요. 다녀와서 말씀드릴게요.”

재성의 어머니는 간식 쟁반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현관 앞으로 뛰어와 재성의 팔을 덥석 잡았다. 어머니의 눈동자엔 어느새 눈물이 고여 있었다.

“너, 엄마 속을 얼마나 뒤집어 놓으려고 그러니? 엄마가 너 낳고...”

어머니 바로 뒤에 있는 벽시계의 시계바늘 소리가 망치질 소리 마냥 재성의 귓가에 쩌렁쩌렁 울렸다. 재성은 팔을 힘차게 잡아당겼다.

“그냥 놔두라고요, 참견하지 마세요. 제발!”

버럭 소리를 지르고는 신발을 챙겨 신는데, 안방 문이 텅 소리와 함께 열리더니, 아버지가 뛰어나왔다. 아버지의 얼굴은 잔뜩 일그러져 있었다.

“어떤 놈이 떠드나 싶었는데, 너 방금 엄마한테 대들었니? 이 새끼, 이리 와봐!”

재성의 시선이 아주 잠시 동안 아버지 눈동자로 향했다가 다시 아버지 머리 위에 있는 벽시계로 향했다.
12시 8분... 그리고 바늘은 바로 9분으로 넘어갔다.
재성은 대충 인사를 하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뒤에서 아버지의 고함소리가 동네가 떠나가라 들렸지만, 그게 무슨 말씀인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날따라 횡단보도 신호도 길었고, 길가에 택시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벌써 12시 12분. 정확히 10분이 남았을 뿐이었다. 또각또각 1초, 1초가 흐를 때마다, 심장이 정지되고 몸속의 장기가 하나씩 떨어져 나갔다가 찰싹찰싹 달라붙는 느낌이었다.

‘빨리, 빨리...’

고속으로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헤드라이트가 재성의 눈동자에 아지랑이처럼 흔들렸다. 마침, 길 건너에서 택시 한 대가 멈추더니, 승객으로 보이는 사람이 몸을 걸치고 카드를 받고 있었다. 횡단보도 신호등은 여전히 빨간불이었다. 몇 십 미터 앞으로 두 세대의 차량 불빛이 보였지만, 재성은 그걸 놓칠까봐 그냥 차도로 뛰어 들어갔다. “끼이익!”하는 소리와 함께 욕설이 들렸다. 그래도 재성은 아랑곳없이 달려가 막 출발을 하려는 택시의 앞을 가로막았다.

“죄송합니다.”

사람 좋아 보이는 기사는 재성의 행색을 힐끔 보더니 타라는 시늉을 했다.

“바쁜가봐? 그래도 차도를 막 건너면 안 돼.”

재성이 핸드폰 시계를 들여다보며 대답했다.

“급해서요.”

“사람 목숨보다 급한 게 있나? 어디까지 가지?”

“저기 공원 사거리까지요. 빨리요.”

“가까운 거리인데? 보아하니 학생인 거 같은데 귀가가 늦었나 보네. 요즘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겠네. 졸업하면 또 취업하느라 그 고생을 해야 할 것이고... 우리 딸내미도 딱 학생 정도 나인데...”

택시기사가 한동안 주절거리더니 속도를 높였다.

기사 이미지

12시 15분, 16분.
운이 좋게도 신호에 걸리지 않아, 단 몇 분 만에 그 앞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재성이 온 방향은 화단 때문에 아파트 쪽으로 진입이 힘들었다. 기사가 차를 돌리려고 하자, 재성이 돈을 내밀었다.

“그냥 여기 세워주세요.”

하지만, 기사가 재성의 손을 밀며 빨리 내리라는 손짓을 했다.

“어차피 가던 길이야. 빨리 들어가. 나도 복 좀 받아보자. 공부 열심히 해!”

하지만, 재성은 그에게 대꾸를 할 시간도 아까워, 던지듯 돈을 조수석에 내려놓고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삼십여 미터쯤 달려 모퉁이를 돌자, 45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드림아쎄즈 두 동이 모습을 드러냈다.
막상 그곳까지 왔지만, 사진 속의 인물이 상현이라는 보장도 없고, 그 아파트가 확실하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 두 가지가 딱 들어맞는다고 해도 저 수많은 세대 중에 그 친구가 어디에 사는지는 그야말로 잔디밭에서 바늘 찾기였다.
재성은 바로 앞에 보이는 동의 경비실로 뛰어가 창문을 두드렸다. 여느 아파트와는 달리 깔끔한 복장을 한 30대 젊은 경비원이 어린 재성에게 깍듯하게 경례를 했다.

“박상현의 집을 찾는데요. 고등학생이에요. 세대주 성함은 모르고...”

“입주자십니까?”

재성의 입에서 거짓말이 마구 튀어나왔다.

“네, 몇 동인지 몰라서요. 죄송하지만, 검색해서 좀 알려주실래요. 학교 친구인데, 과제 때문에 그래요. 핸드폰도 꺼져있고, 당장 내일 제출해야 하는데요. 이름은 상현이에요. 박상현!”

“입주자의 안전 및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곤란합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창문을 닫은 경비원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다가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통화 내용이 창밖으로 들리지 않았다. 재성이 다시 시계를 보니 12시 18분. 경비원이 밖을 내다보며 말했다.

“원래는 입주민의 확인은 물론이고, 찾아오신 분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어떤 정보도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참고로 저희에게 모든 주민 명단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시간이 늦었으니 일단 명단을 검색해보긴 했습니다. 이쪽 웨스트동에는 박상현이란 분은 없습니다. 저쪽 이스트동 경비실로 가보십시오.”

쓸데없이 길게 주절거리던 경비원이 한쪽을 가리켰다. 바로 옆 동이었지만, 적어도 70에서 80미터는 떨어져 있는 듯했다. 거기서 현관까지는 더 멀었다. 재성은 인사도 하지 않고 그쪽으로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다리가 휘청거렸다.

- 박상현 님이 사망합니다.
- 그러니까 정확히 0시 22분 정도가 될 겁니다.
자살이지요.

재성은 그쪽을 향해 달리면서 아파트 외벽에 있는 장식용 벽시계로 눈을 돌렸다.
12시 19분. 3분 전...

‘저 시간이 맞을까?’

재성은 마치 허공 속을 달리고 있는 기분이었다.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해볼 겨를도 없었다. 속이 미치도록 타들어갔다.

‘조금만 빨리...’

그 짧은 시간 동안 수만 가지 생각을 머리를 뒤집었다.

‘웨스트 경비원이 내가 이스트 동에 가기 전에 먼저 이스트 경비원에게 전화를 걸어서 상현이의 이름과 사정을 이야기해준다. 이스트 경비원은 내가 가자마자 호수를 가르쳐주면서 1층 현관을 열어준다. 운 좋게도 1층에 머물러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면...’

하지만, 그의 몸은 슬로우비디오처럼 더디게 움직이는 거 같았고, 온 세상이 동시에 울렁거리는 기분이었다.
먼발치에 ‘EAST’라는 LED 알림판이 보였다. 그 좌측에 있는 경비실 쪽을 쳐다보면서 장딴지에 힘을 넣었다. 이스트 경비실이 가까워졌다고 느껴졌을 때, 검은색 옷을 입은 어떤 아주머니와 어깨를 부딪치면서 아주머니 손에 들려있던 명품 핸드백이 땅에 털썩 떨어졌다. 아주머니가 소리를 질렀다.

“아, 뭐야!”

보니 핸드백 속에 들어있던 내용물들까지 바닥에 죄다 쏟아진 상태였다. 하지만, 재성은 그 아주머니에게 사과를 할 겨를도 없이 그 경비실 쪽을 쳐다봤다. 뒤에서 아주머니가 소리를 질렀다.

“학생, 이게 얼마짜린 줄 알아?”

재성이 다시 뒤를 바라봤다.

“죄송합니다. 제가 급해서요.”

“여기 기스 났잖아! 이걸 어떡해. 이래서 한밤중에 돌아다니는 것이 아닌데...”

울상이 된 아주머니가 물건을 추스르며 투덜거렸다.

“에이, 재수 없어. 왜 이 형님은 왜 이 밤중에 만나자고 문자를 한 거래.”

“정말 죄송합니다.”

재성은 어쩔 줄 몰라 하며, 그 아주머니에게 몇 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아주머니가 귀찮다는 표정으로 그냥 가라며 손짓을 했다. 그제야 재성은 이스트동 경비실로 뛰어가 그 창문을 두드렸다. 웨스트동 경비실과 마찬가지로 그 안에도 젊은 경비원이 앉아있었다.
그는 재성을 보고는 벌떡 일어나 경례를 했다. 경비실 안에서 들리는 음악소리가 시끄러웠다.

“박상현 학생의 집을 찾는데요.”

그도 웨스트동의 경비원과 마찬가지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는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입주하신 분들의 개인정보보호 때문에요...”

“도와주세요. 제가 급히 박상현을 만나야 해서요. 박상현이요!”

그와 동시에 아파트 1층 도어가 열리면서 상당히 세련되어 보이는 금발의 여자가 나오더니 재성에게 다가왔다. 여자의 가슴에는 아파트 이름이 새겨진 황금색 배지가 있었다.

“혹시 상현 학생 친구세요?”

경비원이 황급히 뛰쳐나와 그녀에게 90도로 인사를 했다. 재성을 바라보던 그녀가 경비원에게 눈짓을 했다. 그러자 경비원이 서둘러 음악을 껐다. 여자는 그 건물에서 꽤 높은 직급인 모양이었다. 재성은 그녀에게도 좀 전처럼 맘대로 둘러댔다.

“아주 급해요. 과제 때문에... 선생님께서...”

그러자 금발의 여자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4501호예요. 펜트하우스. 이 건물을 지은 성산실업 대표이사님 댁.”

“아...”

그 금발의 여자가 나온 직후, 아직 현관문이 닫히지 않은 상태였다. 그 문이 막 닫히려는 순간, 재성은 때를 놓치지 않고 전속력으로 달려 들어갔다.

현관 안쪽 모퉁이를 돌아보니 엘리베이터는 총 4대가 있었다. 하지만, 1층에 서 있는 것은 한 대도 없었다. 무척 고급스러운 엘리베이터였지만, 그것이 몇 층을 지나고 있는지 보여주는 창도 없었다. 입주민들이 어디서 타고 내리는지를 알 수 없게 디자인한 모양이었다.
재성은 핸드폰 시계를 볼까 하다가 그만뒀다. 용기가 나지 않았다. 분명 몇 초 남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냥 그의 입속으로 ‘빨리빨리’라는 단어만 줄기차게 튀어나올 뿐이었다.

그때, 바로 뒤에서 경비원의 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함부로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저희 아파트는 택배기사도 못 들어가십니다. 저쪽으로...”

경비원이 말을 하는 도중에 엘리베이터 1기의 문이 활짝 열렸다. 재성이 재빨리 그 엘리베이터를 타고는 닫힘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뒤따라 들어온 경비원이 손을 뻗어 문을 세웠다. 그리고 재성의 팔을 억세게 붙잡았다.

“정 그러시면, 제가 직접 4501호에 확인을 하겠습니다. 그 후에 올라가십시오.”

“진짜 바빠서 그래요.”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부탁드릴게요.”

“손님, 절차가 있는데, 왜 그러십니까?”

바로 그때였다.
현관 밖에서 나무 따위가 “투터더덕”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쿠쿵!”하는 둔탁한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재성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불길했다.

경비원은 재성의 팔을 꽉 잡은 그대로 모퉁이 쪽으로 고개를 내밀어 바깥을 내다보았다. 다시 재성을 본 경비원은 잔뜩 당황한 표정으로 본인이 뭘 해야 할지 망설이는 눈치였다. 재성이 핸드폰 시계를 보았다. 정확히 0시 22분, 재성이 얼빠진 모습으로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왔다. 그러자 경비원이 고맙다는 인사를 하더니 밖으로 뛰어나갔다. 재성도 힘없이 그를 따라 현관 밖으로 나갔다.

출입구 바로 옆의 화단에 나무 하나가 부러져 있었다. 그 나뭇가지 꼭대기에는 너덜너덜 찢어진 하얀색 천 하나가 매달려 있었다. 그 아래쪽으로 좀 전까지 없던 어떤 물체의 일부분이 보였다. 그걸 본 재성의 눈동자가 커질 때...

“아악!”

그 앞으로 뛰어간 경비원이 놀란 눈으로 비명을 지르며 어쩔 줄을 몰라 하다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를 들고 있는 경비원이 손이 마구 떨리고 있었다. 재성은 조심스럽게 그쪽으로 한 걸음, 두 걸음 다가갔다. 그곳이 가까워질수록 쿵쾅쿵쾅 심장이 뛰는 소리도 함께 커졌다. 금방이라도 그의 입을 통해 몸속 모든 혈액이 밖으로 벌컥벌컥 쏟아질 것만 같았다.

‘설마, 아니겠지.’

나뭇잎 사이로 검은 것이 보였다. 다가가니 그것은 엎어져있는 어떤 사람의 머리카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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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동국대학교 교육학과 졸업
공포 미스터리 창작 전문 작가 그룹 언더 프리(Under Free) 부대표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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