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동아자동차 인수-자동차산업에 새 강자 등장

중앙일보

입력 1986.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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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쌍룡그룹이 동아자동차의 대주주 하동환회장의 소유주식지분 19·8%를 전량 인수, 경영권을 장악함으로써 자동차산업에 진출한다.
쌍룡의 김석원회장과 동아자동차의 하동환회장은 26일 주식의 매매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를 본데 이어 29일 명의변경에 관한 계약을 정식 체결했다. 동아자동차의 투자회사인 자동차부품회사 동성개발도 함께 쌍룡에 넘기기로 했다.
이로써 국내자동차업계의 판도는 현대·대우·기아·쌍룡 등 대기업그룹이 영토를 분할하는 4강 체제로 돌입하게 됐다.
쌍룡그룹의 계열회사가 형식상 인수자가된 이번 동아자동차주식의 매입가격은 총발행주식 5천5백80만주 (자본금 2백70억원)중 하동환회장의 소유지분 1천1백만 주를 증권시장 거래가격인 1주당 1천5백원씩 계산, 1백65억원에 매입하되 하회장의 창업공로를 고려, 50억원의 프리미엄을 얹어 주기로 함으로써 합계 2백15억원 내외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룡그룹은 새로운 업종진출에 따른 여신관리규정상의 자구노력 (계열기업정리·부동산처분)등 요건을 갖추기 위해 연내에 계열업체인 쌍룡투자증권을 공개하고 내년 초에 다시 계열회사중 1개를 더 공개, 주식을 처분할 방침이다.
54년 버스조립에서 출발, 3O여년을 자동차산업에 몸바쳐온 하동환회장이 동아자동차를 처분키로 한 것은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는 생산시설 규모의 영세성으로 경쟁력 유지에 한계를 느낀 데다 거화자동차 인수에 이어 최근 승용차형 지프의 개발에 과도한 투자(2백50억원)를 한것이 원인이 되어 자금압박을 심하게 받고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동아자동차는 852년 총매출액 6백7O억원에 순익 12억원, 86년 상반기중에 3백82억원의 매출에 5억원의 순익을 올린 것으로 돼있으나 실제로는 86년 상반기 중에 믹서트럭 등의 가격인하로 3O억원의 결손을 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쌍룡그룹은 앞으로도 동아를 특장차 전문메이커로 육성할 계획이며 승용차부문에 뛰어들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었으나 88년 자동차부문에 대한 산업합리화 조치가 끝나면 승용차 진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있다.
쌍룡이 비록 특장차부문에 생산이 제한돼 있다고는 하나 동아의 경영권을 인수했다는 것은 커다란 장래 자동차산업의 판도 등과 관련,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현대·대자·기아에 이어 큰 기업이 또 자동차업계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국내 자동차업계는 현대·대우·기아에 막강한 재력을 배경으로 한 쌍룡이 가세, 당분간 4두 체제를 유지하게 된 셈이다.
54년 창업이후 자동차공업에 전념해온 하동환회장이 필생의 사업인 자동차생산에서 손을 뗀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가장 큰 이유는 규모의 영세성과 자금난으로 경영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는 것.
동아자동차의 각종 차량 생산능력은 연간 8천대에 매출액은 85년의 경우 6백70억원에 불과하며 종업원수도 2천3백25명에 저 나지 않는다. 매출액만을 보면 현대의 15분의1, 기아의 10분의1, 대우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경영수지도 좋지 않아 85년에 12억원의 흑자를 냈던 것이 금년 상반기에는 30억원의 적자로 돌아서 심한 자금난을 겪고있다.
그런 형편에서 올 들어 거화를 합병하고 다시 마이카붐에 편승해보겠다고 승용차형 지프개발에 손을 댔다가 진퇴유곡의 궁지에 몰렸다는 얘기다.
자동차공업만큼 많은 자금과 기술이 필요한 분야도 없다. 흔히 자동차공업을 하려면 3조원이 든다고 한다.
기아산업이 연산 15만 대규모의 승용차라인을 설치하는데 만 5천억원이 들었다는 것은 자동차공업의 규모가 얼마나 방대한 것인가를 단적으로 얘기해준다.
하회강은 이미 2∼3년전부터 회사에서 손을 떼고 싶다는 얘기를 가까운 사람에게 해왔으며 지난 연말부터는 관계요로에 인수자의 물색을 의뢰하기도 했다고 한다.
쌍룡과의 교섭이 본격화된 것은 금년 7월부터였다.
10여일 전부터는 인수교섭이 매듭단계에 들어갔다는 것.
인수업자로 왜 쌍룡이 선택되었느냐에 대해서는 어느누구가 개입하여 다리를 놓았다는 이야기등 설이 많으나 김석원 회장과 하동환회장의 두터운 친분이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가장 그럴 듯하다.
2년전까지 쌍룡빌딩에 세 들어 있었고 쌍룡은 특장차인 레미콘의 대규모 실수요자로 쌍용양회의 소요량을 거의 동아에서 살 정도였다.
쌍룡 김회장의 자동차공업 참여에의 꿈은 오래된 얘기다.
원래 공작솜씨가 있는 김회장은 지금은 바빠서 손을 못 대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집에 공작실을 만들어 놓고 각종 기계를 뜯었다 조립했다 할 정도로 기계만 지기를 좋아했고 자동차에 흥미가 컸다. 그가 스피드광(?)이라는 사실은 알만한 사람은다 아는 얘기다. 또 지금도 늘 지프를 탈만큼(원거리는 승용차)자동차선택에 개성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김회장이 하회장의 동아인수제의를 선뜻 받아 들였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쌍용 측은 29일 동아자동차인수 사실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지프, 특장차 부문에만 전념하고 승용차생산에는 손을 대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장은 승용차생산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처지이기도 하다.
금년 7월1일의 산업합리화조치로 89년6월30일까지 승용차생산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합리화 조치가 해제된 뒤에도 특장차만을 생산하리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대나 대우·기아등 자동차 업계에서도 말로는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 라면서도 막강한 재력을 가진 쌍룡의 자동차업계 진출에 큰 신경을 쓰고 있다.
사업을 처분한 하동환회장에 대해서는 동정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석원회장은 하회장에게 계속 고문으로 남아있을 것을 요청했다한다. 하회장이 이 제의를 받아 들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본인 뜻은 자동차부품을 계속하는 쪽으로 굳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뭏든 89년부터 자동차공업은 아무런 제한을 받지 않고 어느 기업도 할 수 있게 되어있어 쌍룡의 자동차공업 입문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신성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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