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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수명 한계는 115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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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수명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의학의 발전에 따라 ‘120세 시대’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의 연구진이 “인간 수명의 한계는 115세이며, 이미 그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연구팀은 ‘HMD(Human Mortality Database)’의 인구통계와 프랑스·일본·영국·미국의 ’수퍼 센터내리언(110세 넘은 사람)’을 분석한 결과를 과학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했다. HMD는 미국 UC 버클리와 독일 막스플랑연구소가 함께 축적한 출생 및 사망 데이터베이스다.

19세기 이후 백신 개발과 안전한 출산, 질병 치료 발달에 힘입어 인간의 수명은 급격하게 늘어났다. 1900년대 태어난 미국인의 평균 수명은 50세에 불과했지만 오늘날 태어난 아이들의 기대 수명은 평균 79세다. 일본의 경우 83세 이른다. 그러나 연구팀은 자료 분석을 통해 수명 연장이 무한하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최근 20년간 최고령 사망자의 나이는 정체됐고, 100세 넘는 사람들 사이에서 기대 수명의 증가 추세도 둔화됐다는 사실을 통해서다.

연구진은 특정 해에 생존해 있는 각 연령의 인구 수를 비교하고 연령별 인구 증가 속도를 계산했다. 그 결과 인구 증가률이 가장 큰 연령이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테면 1920년대 프랑스에선 85세 여성 집단의 인구 증가가 가장 빨랐지만, 1990년대엔 102세 여성 집단의 인구 증가가 가장 빨랐다. 인구 수가 아니라 증가율이기 때문에 수명이 늘면서 노인 인구 증가 속도가 젊은층을 앞지른 것이다. 그러나 인구증가률이 큰 집단의 연령이 한없이 높아지진 않았다. 연구진은 프랑스 여성 중 현재 인구 증가율이 가장 큰 연령은 110세라고 추정했다. 1920~90년대 노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면, 그 추세가 둔화됐다는 의미다.

동시에 연구진은 시대별 최고령자의 나이도 살폈다. 1969년 111세였지만 1990년 115세였다. 그러나 그 이후엔 1997년 122세로 사망한 잔느 칼망의 사례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공식적으로 115세보다 오래 살지 못했다. 연구를 주도한 얀 페이흐 교수는 “이같은 결과는 우리가 인간 수명의 한계에 거의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수명의 최대치는 약 115세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장 칼망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한 해에 115세보다 더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올 확률은 1만분의 1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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