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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가볼만한 곳] 가을 은빛 억새·황금빛 갈대와 함께 하는 맛 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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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드는 10월. 아침 저녁 바람도 선선하고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산에는 서서히 단풍이 내려앉는 계절이어서 너나 할 것 없이 산으로 산으로 찾아간다. 분명 곱게 물든 단풍산도 좋다. 가을에는 단풍 뿐 아니라 억새도 있다. 햇볕에 따라 은색으로 변했다가도 어느새 황금빛 색깔로 반짝인다. 억새는 10월이 가장 아름답다.
한국관광공사(사장 정창수)는 '10월 가볼만한 곳'의 주제로 '억새·갈대 명승지와 함께하는 맛기행'으로 정해서 6곳을 선정했다. 억새 산행 1번지인 강원도 정선 민둥산을 비롯해서 저 남쪽 광주광역시의 무등산 억새까지 6곳이다.

능선 따라 물결치는 억새의 바다-강원도 정선 민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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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정선] 황금빛 석양과 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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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정선]팥소를 넣어 반달 모양으로 부쳐내는 수수부꾸미.

강원도 정선군 남면의 민둥산(1118m)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억새 여행지다. 등산로 초입에서 정상까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거리다. 하이라이트는 7부 능선을 지나 멀리 정상을 바라보는 지점부터다. 나무 한 그루 보기 힘든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억새의 바다가 펼쳐진다. 민둥산 억새는 초가을에 이삭이 패기 시작해, 10월 중순이면 드넓은 구릉지를 하얗게 뒤덮는다. 지난 9월24일부터 시작한 억새 축제는 11월 13일까지 열린다.  끝자리 2·7일에 서는 정선오일장이나 매주 토요일 열리는 주말장에 맞춰 여행을 계획하면 좋다. 장터에서 메밀부침개, 수수부꾸미, 감자옹심이 같은 산촌 별미를 맛보고 화암동굴, 아우라지, 병방치스카이워크를 연계해 여행한다.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033-560-2369.

은빛 억새와 어우러진 쪽빛 바다-충남 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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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 오서산 정상 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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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 무창포 전어와 대하구이.

보령의 가을은 자연의 가을빛과 제철 바다 진미가 반긴다. 우선 오서산은 10월에 접어들며 억새가 절정을 향한다. 오서산 억새는 정상부에 약 2km 이어지는데, 가을바람 따라 하늘거리는 풍경에 설렌다. ‘서해의 등대산’이라 불리는 오서산은 서해 인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정상에 올라 망망대해를 조망하면, 또 한 번 오서산의 가을 선물을 실감한다.
식후경이 오서산이라면 미각을 사로잡는 주인공은 제철 대하와 전어, 꽃게 등이다. 무창포에서는 10월 9일까지 ‘2016 무창포 신비의 바닷길 대하·전어축제’가 열린다. 대천항 수산물센터나 수산시장은 섬 여행과 연계하기에 좋다. 오천항에 가면 7~8월 금어기를 지난 키조개가 다시 선보인다. 혀끝에 맴도는 가을 바다의 진미다. 억새 여행으로 아쉬움이 남는다면 청라 은행마을도 가을 여행지로 제격이다. 보령시청 산림공원과 041-930-3824.

억새 천지 비내섬으로 떠나는 낭만 여행-충북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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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 억새가 출렁이는 비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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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사과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사과나무 가로수길 풍경.

가을이 되면 충주는 더욱 빛난다. 비내섬에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억새 바다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맑고 깨끗한 남한강을 찾아 철새도 날아든다. 푸른 가을 하늘과 황홀한 억새, 고즈넉한 남한강은 더없이 평화로운 정취를 자아낸다. 비내섬 앞에는 남한강 변을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비내길이 있다. 소박한 비내마을과 호젓한 논밭, 그림 같은 강변을 따라 걸은 뒤 앙성온천에서 몸을 녹여보자. 열심히 달려온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고,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스르르 사라질 것이다.
충주 특산물 사과도 잊지 말자. 충주역 부근에 가면 도로 옆에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린 가로수가 늘어섰다. 사과 한 입 베어 물고 가로수 길을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온다. 충주시청 관광과 043-850-6723.

억새와 철새의 천국-경남 창원 주남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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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 주남저수지 억새길을 걷는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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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 단감을 수확하고 있는 농민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주남저수지는 가을이면 더욱 빛난다. 저수지 주변으로 억새가 무리 지어 피고,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온 철새들이 장관이기 때문이다. 주남저수지를 따라 조성된 탐방로는 억새와 갈대가 어우러져 차분한 가을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주남저수지와 산남저수지를 잇는 산책로, 동판저수지 둘레길에는 코스모스와 억새가 향연을 벌인다.
가을이 무르익는 10월은 주홍빛으로 곱게 갈아입은 단감이 제철이다. 단감으로 다양한 체험을 하는 빗돌배기마을과 올해 새롭게 조성한 창원단감테마공원은 단감을 주제로 한 창원시의 명소다. 요즘 창동예술촌에는 무료로 대여하는 한복을 입고 즐기는 골목 여행이 인기다. 부림시장 지하에는 청년의 열정으로 개성 있는 음식을 내는 문화 공간 ‘청춘바보몰’이 문을 열었다. 창원시청 관광과 055-225-3707

고개와 능선 따라 펼쳐지는 하얀 군무-광주 무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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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무등산 정상부 억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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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무등산 보리밥 정식.

무등산은 빛고을 광주를 품은 '어머니의 산'이다. 가을이면 어머니 가슴처럼 따사로운 능선에 억새가 핀다. 무등산국립공원 억새 산행은 오르는 길, 고개, 능선에 따라 다채롭다. 장불재 일대는 억새 향연의 주 무대이며, 중머리재와 중봉, 백마능선, 꼬막재 등에서 억새의 군무가 펼쳐진다. 정상부에 오르면 하얗게 핀 억새 너머로 입석대, 서석대 등 높이 1000m 주상절리대가 병풍처럼 드리워졌다. 증심사 지구 외에 원효사 지구도 호젓한 억새 산행을 위한 출발 포인트다.
등산객의 미각을 자극하는 별미는 보리밥정식이다. 무등산 보리밥정식 상차림에는 10여 가지 산나물 외에 돼지머리 고기, 도토리묵 등이 푸짐하게 오른다. 억새의 군무는 영산강에서도 구경할 수 있으며, 10월 한 달간 매주 토요일 극락교 일원에서 영산강억새생태문화제가 열린다.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062-227-1187.

갈대밭 드라이브와 고소한 삼치회-전남 해남 고천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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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 황금빛으로 물든 고천암호 갈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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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 해남의 가을 별미 삼치회.

해남 고천암호는 광활한 갈대밭이 있는 곳이다. 여느 갈대밭과 달리 차를 타고 다니며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해남읍 부호리에서 화산면 연곡리까지 펼쳐진 갈대밭은 국내 최대 규모로 손꼽힌다. 가을바람의 지휘에 따라 넘실거리는 갈대의 군무는 멀미가 날 정도로 아름답다.
해남은 맛 여행지로도 국내 어느 고장에 뒤지지 않는다. 이 무렵이면 고소한 기름기를 잔뜩 머금은 삼치회가 미식가들의 젓가락을 분주하게 만든다. 해남 햇김에 고슬고슬한 밥 한 숟가락 얹고, 삼치회와 묵은 김치를 올려 먹는 삼치삼합은 가을 해남 여행을 완성하는 별미다. ‘서예 박물관’으로 불리는 천년 고찰 대흥사와 대흥사 가는 장춘숲길도 가을 운치를 더한다. 해남 여행 하면 떠오르는 땅끝마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해남군 관광안내소 061-532-1330.

정리=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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