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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공감 글귀, 때론 낯선 이의 위로가 낫다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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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주

"힘든 일이 있었다면/이제는 이겨낼 차례/쓰러져도 괜찮아/무너지지만 말아"

인스타그램에서 위로의 문장을 전달하는 흔글(조성용) 작가의 글을 엮어낸 책, 『무너지지만 말아』의 한 구절이다. 이 책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로 발돋움했다. 팔로워(구독자) 수가 29만 명에 달할 만큼 SNS 상에서 얻은 큰 인기를 출판 시장에서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상황

흔글, 조성용 / 작가 ????(@heungeul)님이 게시한 사진님,

최근 이렇게 쉽게 읽을 수 있는 사진을 동반한 짧은 글을 통해 위로받는 것이 ‘힐링’의 한 흐름으로 급부상했다. 인스타그램에서 '#글귀'로 검색되는 게시물만 67만여 건에 달한다. 청소년들은 이러한 글들로부터 어떤 위로와 치유를 받고 있을까? 평소에 ‘감성 글귀’를 자주 읽는다는 10대 학생 몇 명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0대 청소년들이 ‘감성 글귀’를 접하게 되는 경로는 다양했다. 요즘은 SNS를 통해 서로의 관심사를 쉽게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친구를 통해 접하는 경우도 많았고, 직접 찾아보는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감성 글귀’에 쉽게 노출되는 환경에 놓여 있었으며,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읽고 위로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페이스북 같은 SNS에 접속하면 친구들이 ‘좋아요’ 해놓은 감성 글귀를 쉽게 접할 수 있어요. 굳이 글귀를 제 핸드폰에 다운로드를 해서 시간 날 때마다 읽는 것은 아니지만 페이스북에 접속할 때마다 눈에 띄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그런 데서 위로를 많이 받는 편이에요. 주로 야자(야간자율학습) 끝나고 페이스북에 접속하면서 하루 동안 힘들었던 일들을 잊는 편입니다.” -이OO(18세)

“저는 주로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에 친구들이 배경사진이나 프로필 사진으로 해놓는 ‘감성 글귀’들을 캡처해요. 친구들이 겪는 스트레스와 제가 갖고 있는 스트레스가 비슷해서 그런지 같이 공감하는 글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시험기간 같이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 시기에는 응원해 주는 글귀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그럴 때 글로부터 위로를 많이 받습니다.” -김OO(18세)

[사진=문학동네 페이스북]

[사진=문학동네 페이스북]

[사진=문학동네 페이스북]

[사진=문학동네 페이스북]

‘감성 글귀’의 열성팬을 자처하고 나서는 이도 있었다.

“저는 인스타그램에서 ‘흔글’님과 같이 따뜻한 말을 해주시는 분들을 몇 명 구독해서 올라오는 모든 글을 읽고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는 편이에요.” -강OO(14세)

“제 핸드폰 갤러리에는 감성 글귀만 모아놓은 폴더도 따로 있어요. 저는 출판사 문학동네 페이스북 페이지를 구독해서 책 속의 짧고 좋은 구절들을 읽고 있어요. 밤에 읽으면 누군가 제 머리를 치는 것 같은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김OO(18세)

Dok2

Dok2 'On my way'

옥상 달빛

옥상 달빛 '수고했어, 오늘도'

단순한 글귀보다는 그 위에 멜로디를 얹은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는 이들도 있었다. 잔잔한 멜로디의 인디 음악부터 강한 비트 위의 힙합까지 장르는 다양했다.

“저는 위로해주는 글보다는 노래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 옥상 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와 같이 제 마음을 토닥이는 잔잔한 노래를 들으면 걱정이나 후회 없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어요” -김OO(18세)

“저도 노래로 힘을 얻는 편인데, 저는 조용한 노래보다는 인생에 대한 성찰이 담긴 힙합을 선호해요. 특히 새벽에 Dok2(도끼)의 ‘On my way’라는 곡을 들으면 앞으로의 내 인생을 어떻게 치열하게 살아나갈 것인지 고민하게 되고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을 얻게 됩니다.” -김OO(18세)

이번 인터뷰를 통해 생각보다 많은 10대 청소년들이 감성적인 글과 노래에 자신의 감정을 의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떤 학생은 인터뷰 도중 “성적 고민으로 부모님과 얘기하는 것은 불편하고 똑같이 힘들어 하는 친구들에게 징징거리기도 미안하다. 차라리 내 사정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 건네는 위로가 힘들 때 도움이 된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나오는 피곤하고 날 선 반응보단 낯선이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청소년들이 마음을 열게 된 것은 아닐까. 밤이 되면 감성적인 글과 노래로 위로받으며 마음을 다 잡고, 아침이 되면 다시 또 다른 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청소년을 뜨겁게 응원한다.

글=권민주(부산국제고 2) TONG청소년기자 BIHS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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