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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성산포대보다 300m 높아 북 미사일 수초라도 빨리 탐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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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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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30일 사드 배치 부지로 경북 성주골프장을 확정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왼쪽)은 이날 오전 발표에 앞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을 방문해 사드 배치 부지 선정 관련 보고를 했다. [사진 박종근 기자]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부지가 경북 성주골프장으로 확정됐다. 국방부는 지난 7월 13일 성주의 성산포대를 후보지로 결정했지만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제3의 장소를 물색해 왔다. 국방부 당국자는 30일 “성산포대나 새로 선정한 곳(골프장)이나 군사적 효용성은 같다”며 “오히려 성산포대의 고도(383m)보다 높은 680m에 레이더를 설치할 수 있어 북한 미사일을 수초라도 빨리 탐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서두른다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사드를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가 없어 전자파 논란 자유로워
박 대통령 “북핵은 턱밑의 비수”
유사시 미 증원군 보호장치 마련
중국 “결연히 반대, 필요조치 할 것”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주한미군 장성들과의 오찬에서 “지금도 북한은 사변적 조치를 거론하며 추가 도발을 예고하고 있어서 언제 어떤 형태로 도발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북한의 핵 위협은 턱밑의 비수와 같아서 긴급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양국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핵무기 병기화와 미 본토 공격을 위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엔진 시험 등을 운운하면서 한·미 양국과 국제사회를 노골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고 비판했다. 한·미 양국은 오는 2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연례안보협의회(SCM)를 열어 추후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군 당국의 계획대로 사드가 내년 상반기에 들어오면 일단 최소한의 방어수단을 확보하게 된다. 유사시 북한은 미국의 전력 증원을 막기 위해 남부지방의 항구나 공항을 공격할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대비가 절실했다. 김성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일성 주석이 생전 ‘6·25전쟁 때 낙동강까지 밀고 갔지만 부산으로 들어오는 미국의 증원 전력을 막지 못해 (전쟁을) 끝내지 못했다. 부산과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만들라’는 지시를 했다”며 “북한은 미군 증원세력의 한반도 도착을 막기 위해 사거리를 늘린 미사일을 개발한 만큼 사드가 배치되면 이들 핵심 시설에 대한 보호막이 생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고도 40~150㎞, 사거리 200㎞ 안팎인 사드는 현존 최고의 요격미사일로 평가받고 있다. 경북 성주에 배치될 경우 경기도 평택이나 왜관 등의 주요 미군기지뿐 아니라 미 증원군이 이용할 부산항이나 김해공항으로 날아가는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임무를 맡는다. 육해공군 3군 사령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역시 사드의 보호권에 든다. 그래서 한·미 군 당국은 중부 이남 지역은 사드가, 수도권 지역은 패트리엇 미사일로 방어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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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부지로 선정된 성주골프장은 인근에 민가가 거의 없어 사드 레이더 전자파 유해성 논란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 골프장에는 전기나 도로 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어 추가 공사가 필요 없다는 점도 까치산이나 염속봉산에 비해 성주골프장이 높은 점수를 얻은 배경이다. 롯데가 소유한 성주골프장의 각종 시설들을 미군들이 사용할 수 있어 미군 측의 만족도도 높았다고 한다.

중국은 이날 강력히 반발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가 주변 국가의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돕지 못한다. 또 한반도 평화 유지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측은 이에 결연히 반대하며 국민안전 이익과 지역 전략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정용수 기자,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nkys@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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