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방사광가속기 5년 만에 준공…박 대통령 “선도형 과학기술의 토대”

중앙일보

입력 2016.09.30 01:44

업데이트 2016.09.3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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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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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29일 포항가속기연구소를 방문해 세계 세 번째로 구축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준공을 축하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이 고인수 운영단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인류가 풀지 못한 비밀을 푸는 열쇠다.”

포스텍에 총 4298억 투입해 건설
바이러스까지 포착 ‘수퍼 현미경’

박근혜 대통령은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가치를 이렇게 표현했다. 29일 포항 포스텍에서 열린 가속기 준공식에서다. 2011년 4월부터 총 4298억원을 투입해 방사광가속기가 준공됐다.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이 장비의 주요 장치 중 70%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이 만들었다. 박 대통령은 “선도형 과학기술로 나아갈 토대”라며 “정부가 적극 연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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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주목한 방사광가속기는 엄청나게 작은 세계를 볼 수 있는 ‘수퍼 현미경’ 내지 ‘초고속 카메라’다. 예컨대 머리카락의 직경(100㎛)을 세로로 10만 번 쪼갠 단면(나노미터·10억분의1m)을 보고 싶다고 하자. 나노 공간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찰나에 일어나기 때문에 ‘순간 포착’을 하려면 매우 짧은 파장을 가진 도구가 있어야 한다. 또 너무 짧은 순간이라 빛의 세기도 강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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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길이 1.1㎞에 연면적 3만6764㎡(약 1만1100평)에 달하는 방사광가속기의 전경. [중앙포토]

방사광가속기는 그런 ‘순간 포착’이 가능한 도구다. 전자를 빛의 속도(초속 30만㎞)로 달리게 해서, 태양보다 100경(京·10의 18승)배나 강렬하고 파장(0.1nm)은 엄청나게 짧은 강력한 빛(방사광·放射光)을 만든다.

이런 빛을 만드는 것은 엄청나게 작은 세계를 보기 위해서다. 신약 개발의 경우 아직까지 인류는 감기 치료제를 개발하지 못했다. 시판 중인 감기약은 바이러스를 원천 제거하는 게 아니라 열·기침을 완화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만약 감기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면 치료제를 만들 가능성이 커진다. 바이러스가 세포막을 어떻게 뚫고 인체로 들어오는지 실시간 확인해서 이를 막는 치료제도 찾을 수 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신산업’이란 놀이동산에 입장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으로 불리는 배경이다. 향후 광합성 현상을 보고 이 원리를 응용한 미래 에너지나 데이터 저장·처리 능력을 훨씬 향상시킨 반도체 소자 개발이 기대된다. 박 대통령이 이날 “방사광가속기가 국가 경제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한 이유다.

김정하·문희철·강기헌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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