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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국감 복귀 않는다”…국회 일정 보이콧 지속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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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진 강정현 기자]

집권여당 새누리당이 국정감사 복귀 여부를 놓고 두시간 만에 입장을 번복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여당이 '국정감사 보이콧'을 고수함에 따라 취임한 지 채 두 달이 안된 이정현 대표의 당내 리더십은 크게 흔들리게 됐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8일 의원총회 직후 “(국정감사에) 복귀 안한다. 복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3시간10분가량 이어진 의총에서 대부분의 의원들은 "당 대표가 단식 투쟁 중인데 어떻게 국감장에 들어갈 수 있겠냐"며 국감 복귀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비박계 정병국, 나경원, 하태경 의원 등은 국감을 진행하자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우리는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고, 내일 국감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내 사령탑'으로서 정 의장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강공 전략을 더욱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의장도 협상 파트너가 원내대표라고 하지 않았느냐. 이 대표의 충정은 십분 이해하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의총에서 당 대표가 단식하게 내버려두고 국감에 복귀할 수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중간에 뜻을 달리하는 분들의 의견 개진도 있었지만 국감에 참여하지 않고 투쟁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며 "표결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표면적으로 "이 대표를 두고 의원들만 국감장에 들어가게 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사실상 이 대표의 권유를 일축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이 대표가 국감 복귀 선언을 돌연 발표한 직후 당 지도부에서조차 "이 대표가 우리와 상의도 없이 발표한 것"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여당 내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도 국감 복귀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서 의원은 이 대표의 국감 복귀 선언과 관련, “정치 그렇게 하는 거 아니지, 잘못된 일”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의총 결과를 보고받고선 "의원들의 뜻을 잘 알겠다"고 수용 입장을 밝혔다고 박명재 사무총장이 전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정세균 의장에 대한 의원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알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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