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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봤습니다] 김영란법 첫날 식당 한산…곳곳 더치페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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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28일 시행됐다. 본격적인 ‘1/n’ 시대의 개막이다. 이날부터 김영란법을 위반하지않으려면 ‘더치페이’(각자내기)로 식대 등을 계산해야한다.

이날 이를 주관하는 국민권익위원회에는 법 위반여부에 대한 유권해석을 묻는 질문들이 전화와 인터넷 등을 통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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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 첫 날인 28일 부산시청 공무원들이 시청앞 돼지국밥집에서 식사를 한 뒤 계산대에 몰려 각자 식사요금을 계산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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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 시행 첫 날인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식당이 붐비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날 점심시간 부산시청 시청앞 돼지국밥집에서 식사를 마친 공무원들은 계산대에 몰려 각자 식사요금을 계산하고 있었다. 김영란법 시행 첫날의 새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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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이 구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길게 줄 서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날 전국의 시청 등 구내식당들은 여느 때보다 붐볐다.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은 이날 구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길게 줄지었고, 같은 시간 서울 국회 구내식당에도 차례를 기다리는 줄은 어느 때보다 길었다. 첫날 호텔 고급 식당의 경우 예약률이 최대 35%까지 줄었다는 곳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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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중앙지법 인근의 A한식당이 한산하다. 이곳 주인은 이날 김영란법 시행 전 보다 “손님이 절반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인근 식당들도 한산했다. 한 식당 주인은 “10월 예약건수 18건중 10건이 취소됐다”며 “오늘 점심에도 손님이 절반이상 줄었다”며 한숨지었다. 그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정말 장사를 계속해야할지 말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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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치일번지 여의도 한 식당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학교 현장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이날 오전 8시 서울 안산초등학교 운동장. 학부모 10여명이 이날 예정된 6학년 수학여행 배웅을 위해 운동장에 모였다. 예년과 달리 교사를 위한 간식을 든 학부모는 없었다. 학급담임에게 학생 간식을 건넬 때에도 "아이들 간식인데 아이들 배가 고프다고 할 때 먹여달라"며 아이 간식임을 재차 말했다. 

자양강장제 한 박스를 들고 온 한 학부모는 버스 운전자 6명에게만 자양강장제를 한 병씩 건넨 뒤 남은 4개는 도로 챙겨가기도 했다. 이 학교 교사 박모(30)씨는 "보통 수학여행 간다고 하면 담임 먹으라며 과일이며 커피·쿠키·육포 같은 간식을 많이 싸오는데 사전 공지를 해서 그런지 그런 게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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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현·송봉근·노진호·백민경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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