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불길한 쌍두사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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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좀처럼 보기 힘든 머리가 둘인 뱀 쌍두사(雙頭蛇)가 발견됐다.

지난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파충류, 양서류 갤러리'에는 머리가 둘이어서 따로 숨쉬고 생각하는 쌍두사를 잡았다며 사진이 올랐다.

게시자 A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포항지역 산에서 검은색 쌍두사를 잡은 것으로 밝혔다.

쌍두사가 국내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경북 안동시 풍산읍 죽전리의 사과밭에서 몸 길이 약 20㎝의 쌍두사가 발견됐다. 앞서 2006년 경기도 수원시와 1978년 강원도 양양군에서도 쌍두사가 발견된 적이 있다.

파충류가 전공인 강원대 박대식(49) 교수는 "쌍두사가 태어날 확률은 0.5% 정도"라며 "돌연변이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쌍두사는 둘 사이에 먹이 경쟁을 벌이기도 하고 이동에서 기동력이 떨어져 야생에서는 포식자에 잡혀 먹힐 가능성이 크다는 것. 박 교수는 "쌍두사는 자연에서 오래 살기가 어려워 발견되는 것이 대부분 길이 15∼20㎝의 어린 개체"라고 말했다. 보호를 받아 10년씩 생존한 쌍두사도 있다고 한다.

난데없는 희귀뱀 쌍두사의 출현을 두고 각종 소문도 돌고 있다.

임재해(64) 안동대 민속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전설에는 쌍두사가 딱히 등장하지는 않는다"며 "검은색 쌍두사의 출현은 길조는 아니고 흉조와 관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쌍두사는 동서양의 신화나 전설 속에 이따금 등장했다. 옛날 중국에서는 쌍두사를 본 사람은 죽는다는 미신이 있어 매우 불길한 존재로 믿었다. 하지만 초나라 손숙오는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쌍두사를 죽여 땅에 묻은 뒤 장수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 그리스 신화에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가멤논이 무사귀환한 뒤 목욕하러 욕조에 들어가자 애첩이 아가멤논을 죽이려는 왕비를 향해 '쌍두사'라며 외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대구=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