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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모녀변사 사건 실종 어린이, 끝내 시신으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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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모녀변사 사건의 실종 어린이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28일 오전 11시30분쯤 달성군 화원읍 낙동강 사문진교 하류 2㎞ 지점에서 실종된 류정민(11)군이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소방서 구조대원이 발견했다.

류군의 시신은 강에 잡초 등 부유물과 함께 떠 있었다. 어두운 색상의 바지에 밝은 색상의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운동화와 모자도 착용한 상태였다. 외상은 보이지 않는다고 경찰은 전했다. 일단 경찰은 시신의 부패가 심해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류군은 지난 15일 오후 5시쯤 어머니(52)와 함께 대구시 수성구 한 아파트를 빠져나간 이후 실종됐다. 류군의 아파트 식탁엔 류군이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내가 죽거든 십자수, 색종이 접기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세요’라고 죽음을 암시하는 글이 쓰여 있었다.

어머니와 아파트를 빠져나와 택시를 탄 류군은 북부정류장을 거쳐 팔달교로 간 이후 사라졌다. 닷새 뒤인 지난 20일 류군의 어머니는 경북 고령군 낙동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누나(26)는 다음 날인 21일 류군의 아파트 베란다 붙박이장 안에서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모녀를 모두 부검하고 류군의 행적 찾기에 집중해왔다. 류군은 140㎝의 키에 보통 체형, 실종 당시 파란색 소매 흰색 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쓰고 있었다는 내용을 담은 전단도 제작해 배포했다. 이날 류군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어머니의 시신이 처음 발견된 낙동강변에서 약 12㎞로 떨어진 곳이다.

류군은 8년전 학습지 교사로 일하는 어머니가 아버지(교사)와 이혼한 후 어머니, 누나와 생활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류군은 학교도 가지 않았고, 어머니 등 가족은 이웃과도 잘 어울리지 않아 평소 어떤 갈등이나 문제가 있었는지를 탐문 수사로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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