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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재단 논란의 중심에 선 차은택 감독은 누구? 백지영 '사랑안해' 가사 쓰기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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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재단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차은택(47) 감독.

그는 광고·뮤직비디오·대중음악·영화 등 다방면에 걸쳐 재능을 발휘해 온 영상전문가다.

골든디스크 뮤직비디오 감독상을 세 차례(2001·2005·2006)나 수상하고, 칸 국제광고제 뉴미디어부문 금상(2002)을 받는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이효리의 '유고걸', 보아의 '잇유업', 빅뱅의 '거짓말',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 이승환의 '애원', 브라운아이즈의 '벌써 1년' 등의 뮤직비디오는 물론, SKT '붉은 악마' 시리즈, TTL Ting, 정우성·전지현의 '2% 부족할 때', 이효리의 '애니모션' '애니클럽', 스카이 등 수많은 CF를 만들어냈다.

그의 영상 콘텐츠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영상미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연아(하이트), 하정우(맥스), 원빈(하이트진로)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과 광고촬영 작업을 했고, 싸이의 '행오버' 뮤직비디오를 만들기도 했다.

차 감독은 삼성전자 애니콜 CF 시리즈 '애니모션' '애니클럽'을 트렌디하고 역동적인 감각의 화면에 담아내며, 모델 이효리를 최고의 스타로 만드는 데 한 몫을 했다.

그는 또 가수 백지영의 히트곡 '사랑안해'의 가사를 써, 수억원의 작사 저작권료를 벌기도 했다.

차 감독이 가사를 써준 '사랑안해' 덕분에 백지영은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차 감독은 박근혜 정부에서 잇따라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영향력 있는 문화계 인사로 떠올랐다.

2014년 8월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급 고위공무원인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발탁됐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이사장님, 사무총장님, 각급 팀장들까지 (미르 재단에) 전부 차은택 단장 추천으로 들어온 건 맞다"는 미르 재단 관계자의 녹음 내용이 공개되면서, 그의 영향력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차 감독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외조카로, 박 대통령은 물론 그의 비선 실세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와도 가까운 관계로 알려졌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저도 문화예술계에서 일했는데 이번 국감을 준비하면서 입에 올리기도 어려운 너무나 많은 제보를 받고 있다"며 "차은택 감독에게 줄을 서야만 일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이번 사건은 '차은택 게이트'라고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또 "차 감독이 2014년 갑자기 등장한 뒤 문화계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그와 감독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스승과 제자 사이로 차 감독과 만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정부·공공기관장 임명 사례를 언급했다.

손 의원은 "(차은택 감독이) 자신과 관련된 사람들을 문화 관련 부서에 넣고, (권력을 활용해) 광고업계의 시장질서까지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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