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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아빠를 고르세요” 정자 기증자 선택 앱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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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원하는 여성이 자신의 원하는 조건의 정자 기증자를 선택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이 출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인종, 국적, 눈 색깔 등 선택의 폭도 다양하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영국 런던의 한 정자은행에서 ‘아빠 주문(order a daddy)’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온라인 쇼핑몰 장바구니(wish list)에 원하는 물건을 담듯 자신이 선호하는 남성 타입을 선택한 후 기다리면 된다. 이후 자신이 원하는 정자 기증자가 나타나면 사용자에게 알림이 뜬다.

앱은 선택받은 예비 아빠를 ‘기증자 1000’,‘기증자 1004’와 같이 숫자로만 표시한다. 만약 여성이 남성에 대해 더욱 구체적인 사항을 원한다면 ‘직업’‘의료기록’‘성격’까지도 선택 가능하다.

한 예로 “해당 기증자는 유쾌하고 매력있으며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또한 매사에 긍정적이며 지적이다” 는 식으로 설명해 준다.

여성이 원하는 남성 타입을 발견했다면 정자 샘플을 주문하면 된다. 950파운드(약 136만원)를 지불하면 업체는 여성이 치료받는 병원으로 구매한 정자를 배달해 준다.
매체에 따르면 법적 문제는 없다. 해당 앱이 영국 보건부 인간생식배아관리국(Human Fertilisation and Embryology Authority·HFEA)의 규정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인공수정 클리닉 절반 이상이 HFEA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앱이 부모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생명 윤리 협회(Reproductive Ethics)’의 조세핀 퀸타발레는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도대체 얼마만큼 부모를 하찮게 보이도록 만들 수 있느냐”며 “아빠를 선택하라는 ‘디지털 대디’ 는 아버지의 존재를 훼손하는 거나 마찬가지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런던 정자은행의 아후자 카말 박사는 “이전의 모든 절차를 온라인 앱을 통해서 진행할 뿐”이라며 “언제 어디서든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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