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언론 탓 말고 체질바꿔” 억대 적자 털어낸 베이징 롯데마트 뒷이야기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리모델링을 마친 중국 베이징 롯데마트 왕징점. [사진 요리베이킹여행사랑 블로그]

최근 페이스북에서는 국내 일간지에 실린 ‘롯데마트의 생존전략’이 화제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베이징 왕징점은 지난달 20만 위안(약 3300만원)의 흑자를 냈다. 대형마트에서 1억원도 안 되는 흑자는 큰 의미가 없어보일 수도 있지만, 이 매장은 오픈 이후 약 8년간 매달 수십만 위안씩의 적자를 내던 골치덩이였다. 롯데마트 중국 법인 차원에서도 베이징 지역에서는 꾸준히 적자를 냈었다.

이 신문의 이창구 특파원이 비판한 롯데마트의 지난해 8월 상황은 이랬다. 매장은 샴푸를 파는 곳 옆에 맥주나 식용유, 닭발 판매대까지 붙어서 고객 동선이 엉키고, 고급스럽고 깔끔한 한국의 롯데마트 매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고 한다. “흑자 달성 보다는 철수 가능성이 더 커 보였다”고 이 특파원은 전했다.

평소 언론에 의해 많이 다뤄지지 않는 해외의 한 지점에 대한 신랄한 비판은 김종인(53) 롯데마트 대표에게까지 들어갔다. 하지만 반응이 의외였다고 한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비판을 하는 언론을 탓하지 말고, 체질을 바꾸세요“라는 짧은 답이었다.

이후 롯데마트 베이징 지점들은 고급화 전략에 올인했다. 문제가 됐던 왕징점은 아예 한국 창원 양덕점처럼 ‘벤치마킹 플래그십 스토어’로 전면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이후 베이징 지우센챠오점, 광치루수퍼 등이 리모델링을 거쳤다. 롯데마트는 또 상품기획(MD) 전문가인 박세호 법인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한국산과 미국ㆍ일본 등의 제품이 뒤섞여 있던 수입코너는 ‘한국’을 테마로 해 포인트를 줬다. 수입코너의 90%를 한국산 인기 제품 위주로 배치했다. 김문규 롯데마트 팀장은 ”월 평균 8만위안 선으로 팔리던 수입코너 매출이 지난달 22만8000위안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매장도 제과ㆍ생활용품 등 품목별로 즐길 공간 위주로 배치하고, 키즈카페 등 입점 부대시설도 대폭 강화했다. 한국에서 온 셰프가 직접 음식을 만들어주는 코너도 생겼다.

이 때문에 지난달 이후 베이징 지역의 28개(수퍼 16곳 포함)개 점포는 평균적으로 약간 흑자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중국 내 116개 매장 중 70곳이 몰려있는 중국 상하이 지역에 대한 공략이다. 하지만 이곳은 전세계 유통상품이 격돌하는 곳이라 공략이 더욱 어렵다. 김 팀장은 ”상하이에서도 상품구색이나 물류 서비스 측면에서 혁신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