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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극장가 '밀정' 싹쓸이, 할리우드의 충무로 투자 더 활발해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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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추석 극장가의 승자는 영화 '밀정'(김지운 감독)이었다.

명작을 리메이크한 '벤허'와 '매그니피센트7'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밀정'의 파죽지세를 멈추진 못했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밀정'은 17일 하루 동안 73만6911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추석 연휴 기간에는 하루에 최대 86만명의 관객을 모으기도 했다.

'밀정'의 누적 관객수는 558만4270명으로, 6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뒀다. 손익분기점인 420만 관객은 일찌감치 넘은 상태다.

특히 개봉 11일 만에 5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1000만 영화 '변호인'(13일)과 '국제시장'(15일)보다 빠른 흥행 속도를 보여주고 있어, '밀정'이 1000만 영화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하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렸다.

충무로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로 꼽히는 김지운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믿고 보는 배우' 송강호와 공유의 조합, 연기파 배우 이병헌의 특별출연 등 '밀정'의 흥행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다.

일제 강점기 독립투사들의 활약과 희생을 차가운 누아르 풍의 스파이물에 담아낸 점도 신선했다는 평이다.

'밀정'은 할리우드의 메이저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가 처음으로 투자·제작한 한국영화란 점에서도 흥행이 갖는 의미가 크다.

지난 5월 687만명의 관객을 모은 이십세기폭스의 '곡성'에 이어 워너브러더스의 '밀정'까지 흥행에 성공하면서, 충무로에 발을 들여놓은 할리우드 직배사들의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는 한국영화 시장을 안정적으로 분할, 점유해온 CJ E&M,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등 4대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에게 큰 자극이자 위협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다.

한 영화관계자는 "'곡성'과 '밀정' 모두 국내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이라면 투자를 주저했을 법한 영화들"이라며 "이 영화들의 성공은 안정적인 흥행공식 만을 좇던 국내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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