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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전 부인들 원한때문" 중국인, 제주 성당 60대女 살인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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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 성당에서 기도하던 60대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중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서부경찰서는 17일 “중국인 첸모(51)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첸씨는 이날 오전 8시 45분쯤 제주시내 모 성당에서 기도하고 있던 김모(62·여)씨의 가슴과 배 등을 흉기로 4차례 찌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첸씨가 주장하는 범행 동기는 바람을 펴 헤어진 전 부인 2명에 대한 원한 때문이다. 경찰 조사에서 첸씨는 “중국에 있을 때 두 아내가 바람이 나 도망갔다. 마침 성당에서 여성이 혼자 기도를 하고 있어 갑자기 전 아내들에 대한 원한이 떠올라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칼에 찔린 김씨는 “누군가에게 흉기로 가슴과 배를 공격당했는데 피가 나고 있다”고 직접 119에 신고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위중한 상태다. 김씨는 이날 오전 6시30분에 시작된 미사를 마친 뒤 오전 11시쯤 시작될 결혼미사를 도와주기 위해 혼자 남아 기도를 하고 있었다.

경찰은 성당 주변의 폐쇄회로(CC)TV를 확보하고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중국제 신발과 옷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2~3명으로 압축해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CCTV 관제센터 직원의 신고를 토대로 범행 7시간 만에 서귀포시에서 첸씨를 붙잡았다. 첸씨는 지난 13일 관광 목적의 무비자로 항공편을 통해 제주에 들어온 뒤 성당 인근의 숙소에서 지내왔다.

박기남 제주서부경찰서장은 “첸씨의 진술만 보면 두 전부인을 혐오해 생긴 우발적인 범죄로 추정된다. 하지만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제주에 입도한 뒤 구입한 것, 제주에 온 이후 2∼3차례나 같은 성당에 갔던 것 등을 볼 때 계획성 여부도 열어놓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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