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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면 자식들도 외면”…은퇴 전후 연구보고서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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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들이 재취업을 위해 `리스타트` 채용 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은퇴하면 소득 감소와 함께 자식, 배우자와의 관계 또한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포토]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자식과의 관계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17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내놓은 ‘중고령자 은퇴 전후 소득과 삶의 만족도’ 보고서에 따르면 은퇴한 노인이 직면하는 가장 서글픈 일은 ‘자녀와의 관계 악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06년 이후 은퇴하거나, 계속 취업 상태를 유지한 고령층 2234명을 2014년 기준으로 조사한 연구 결과다. 은퇴자를 대상으로 자녀와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2006년 취업자 시절에는 자녀와의 관계 점수가 75.4였지만 은퇴 후인 2014년에는 62.5로 크게 하락한다.

배우자와의 관계 역시 74.3에서 65.8로 하락했다. 자신의 건강에 대한 만족도는 57.7에서 51.2, 경제 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54.6에서 50.9로 각각 줄었다.

반면 취업 상태를 유지한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는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와의 관계 점수는 77.8에서 71.3로 줄어 은퇴자에 비해 수치 자체도 높았고 하락 폭도 적었다. 배우자와의 관계는 74.7에서 69.2, 건강 만족도는 65.9에서 65.5로 각각 감소해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은퇴자의 삶의 질이 악화하는 것은 소득 급감으로 경제적 여유가 사라지고 심리적·사회적으로 위축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은퇴자의 소득 평균은 2006년 연 1719만원에서 2008년 1329만원, 2010년 587만원으로 급감했다.

사회보장소득, 공적연금 소득이 늘어나면서 2012년 615만원, 2014년 668만원으로 총 소득이 소폭 늘었지만 은퇴 전 소득의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9.6%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소득 보전과 함께 자녀와의 관계 등 사회·심리적 관계나 건강 회복에 대한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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