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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 제8요일의 남자] #12. 점점 깊은 곳으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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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서른다섯, 한창 젊고 아름다운 한 여자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한명도 아니고 두 명도 아니고, 일곱 명의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 이야기다.
월요일은 엠, 화요일은 튜즈, 수요일은 더블, ..쥬디, ..에프, ..쌈디, 일요일은 썬, 여자는 남자들을 그렇게 부른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완전한 1이 될까 두려워 여자는 7분의 1로 마음을 나누어 놓았다.  그 정도 지분이라면 사랑에 온전히 자신을 바치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사랑은 변질되고 추해진다는 걸, 온전히 바친 사랑의 결과는 상처투성이라는 걸 어린 시절 아버지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래서 여자는 이 세상에 온전한 사랑 따윈 없다고 믿는다.
그런 여자 미주에게 어느 날, 어떤 일이 일어나는데…

오피스텔 비상계단을 내려온 오비서관은 불빛에 부신 듯 잔뜩 눈을 찌푸린 채 이쪽을 보고 서 있었다.

원래 건물 뒤 쪽엔 주차할 만한 공간이 없었다. 요즘 들어 도로 확장공사를 하느라 제법 큰 공간이 만들어져 우리 차 외에도 몇 대 승용차가 더 세워져 있었다.

오비서관은 불빛을 피해 건물 모퉁이 쪽으로 가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가 담배를 피운다는 건 새로운 사실이었다.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핸드폰 번호를 없애버린 데다 외국 나간다고 했다던 그가 에프의 캐리어를 들고 저기 서 있는 이유가 뭔지.

그 캐리어는 에프의 것이었지만 정확히는 내 것이었다. 에프가 내게 사준 걸 오피스텔에 갖다 둔 것이었다.

“저 자식, 아는 놈이야?”

쥬디는 무슨 대단한 단서라도 발견한 것처럼 물었다. 나와 오비서관과 캐리어가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챘다는 투였다.
내가 오비서관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는 걸 옆에서 지켜봤으니 전직 법관이 아니어도 충분히 짐작할 만한 일이었다.

“선배... 저사람 어디로 가는 지 눈치 채지 않게 따라갈 수 있을까?”

무슨 말이냐는 듯 잠시 내 쪽을 돌아보더니 쥬디가 말했다.

“일단, 머리 좀 숙이고 낮춰 봐.”

내가 얼른 몸을 낮추자 쥬디는 곧바로 헤드라이트를 껐다. 어스름한 가로등 불빛만 남기고 사위는 다시 어두워졌다.

쥬디는 차 시동을 끄고 빠르게 차에서 내렸다. 리모컨 키로 도어락을 걸고 쥬디는 옆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길 쪽으로 걸어 나갔다.

어스름한 어둠 속에 서 있던 오비서관도 천천히 쥬디가 나간 방향으로 캐리어를 끌었다. 나는 오비서관의 뒷모습에 신경이 곤두섰다. 그런데 천천히 캐리어를 끌던 오비서관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곤 갑자기 몸을 훽 돌리더니 이쪽의 차들을 돌아보았다.

오비서관과 내가 탄 차와의 거리는 채 10미터가 되지 않았다. 나는 놀라서 한껏 몸을 웅크렸다. 그가 다가와 차를 들여다 볼 수도 있었다. 잠시 숨을 죽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고갤 드니 이미 오비서관은 보이지 않았다.

‘시동 걸어서 우측으로 돌아 나와. 내가 거기 있어.’

전화는 바로 끊어졌다.

“어디로 가는 지 봤어? 놓친 거 아니야?”

쥬디는 자기가 말 한 곳에 서 있었다. 다시 내가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기자 쥬디는 급하게 엑셀을 밟아 도로로 들어섰다.

“내 앞의 두 번 째 차가 그 녀석 탄 차야.”

“어떻게 안 놓쳤네.”

“CCTV 피해서 비상계단으로 내려온 녀석이 차를 세워둘 만한 데는 뻔하지. 멍청한 녀석이 내 생각대로 움직여 줬어.”

금테 안경 너머 날카롭게 번뜩이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던 건 틀린 생각이 아니었다.

“우리 차를 알아보진 않겠지?”

“그렇게 용의주도한 놈은 아닌 것 같은데? 일단 따라가 봐야지.”

오비서관은 철두철미하게 일을 해내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심성이 착하고 여린데다 모두에게 성심성의로 잘하는 사람이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 한은 그랬다.

“근데 미주야... 솔직히 말해 봐. 저 녀석이 어떤 여자한테 저걸 갖다 주는 지, 그게 궁금해서 그러는 거지? 머리도 벗겨지고 배도 나왔던데?”

차가 복잡한 도로를 벗어나 올림픽 대로로 들어서자 조금 여유가 생겼는지 쥬디가 나를 놀렸다.

“이상하네... 집은 잠실인데 반대 방향으로 가네.....”

“집으로 가져갈 게 아닌 모양이지. 말해 봐. 저 녀석 벗겨진 머리나 불룩한 배를 감수할 만큼 뭐가 뛰어난 놈인지.”

쥬디는 나를 놀리고 있었지만 나는 오후부터 계속 어떤 함정에 빠진 기분이 들었다. 아니 뭔가에 홀린 기분이었다. 누군가를 통해 메모를 전달한 희정의 행동도 예사롭지 않았다.

“저 자식, 저거 들고 튀는 거 아니야?”

오비서관의 차는 인천공항으로 가는 도로로 접어들고 있었다.

“어떡해...?”

“저기 뭐가 들어있는데?”

“몰라, 나도”

쥬디가 어이없다는 듯이 소리 내 웃었다.

“캐리어 때문이 아니라 저 녀석 때문에 따라가는 거지?”

“ .... ”

오비서관의 차는 인천공항으로 가는 게 분명해 보였다. 불빛에 하나하나 비쳐지는 표지판은 모두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을 알리고 있었다.

“취향이 바뀐 거야? 나도 배를 불려야하나? 근데 머리는 뽑아낼 수도 없고... 어떡하냐.. ”

올림픽 로를 빠져나오며 쥬디는 혼자 킥킥댔다.

“선배 진짜... 국회 카페에서 내 심상한 표정을 알아챘다며... 그래서 차로 같이 간 거라며... 그럼 지금도 대강 감은 올 텐데 왜 자꾸 그래....”

“그러니까... 짐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데 우리가 왜 이러는 거냐고... 하지만, 그래 좋아. 오늘 미주가 한 말 중 가장 미주다운 말이니 봐주지.”

공항으로 차가 미끄러져 들어가는데 핸드폰 벨이 울렸다. 주소록에 없는 모르는 번호였다.

“모르는 번혼데 받아야하나?”

“내가 있어서 그래? 받아봐. 귀 막고 있을게.”

희정이었다. 희정은 귓속말을 하듯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언니. 그냥 듣기만 해요. 의원님 사건에 오비서관이 뭔가 깊게 연결돼 있는 것 같대요. 경찰이 지금 오비서관 찾는 중이라는데 오비서관 오늘 아침 출국한다더니 안했나 봐요. 오비서관이 오피스텔 가기 전에 언니가 먼저 한 번 가봤으면 했는데... 아직 안 갔죠? 지금이라도 가서 정리하고 와요 언니. 그럼 나중에 다시 할게요.”

묻고 싶은 말들이 많았는데 전화는 일방적으로 끊어졌다.

“무슨 전화가 그래?”

차는 오비서관의 차를 따라 지하 주차장에 들어서고 있었다.

“그니까. 무슨 전화가 이렇지?”
쥬디가 나를 보고 어이없이 웃었다.
앞의 차는 주차장에 빈 라인이 많았지만 한참을 돌다 벽 쪽의 구석 라인으로 가서 정지했다. 주차를 하고도 오비서관은 바로 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우린 조금 떨어진 곳에 차를 놓고 오비서관의 차를 주시했다. 창은 선팅이 짙게 돼 있어 내부는 전혀 보이지가 않았다.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운전석 문이 벌컥 열렸다. 그런데 차에서 내리는 사람은 오비서관이 아니었다. 운전석에서 내린 남자는 몸집이 아주 크고 건장한 남자였다.

“이것들 봐라. 어디서 조폭 같은 놈이.... ”

“어떻게 된 거야? 차는 아까 그 차 맞는데?”

“잠깐. 방금 문 열릴 때 조수석에 누가 있는 것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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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장한 남자는 차 트렁크를 열고 에프의 캐리어를 내렸다. 곧바로 조수석 문이 열렸다. 쥬디의 말대로 오비서관이었다.

쥬디는 갑자기 수트 자켓을 벗었다. 그리곤 뒷좌석에서 카디건을 꺼내 위에 걸치고는 캡을 꺼내 썼다. 건장한 남자와 오비서관은 캐리어를 사이에 두고 천천히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내가 바싹 붙을 테니까 너는 좀 떨어져서 와.”

뭔가 말을 하려는데 벌써 차 문이 닫혀버렸다. 쥬디의 뒷모습을 놓칠까 나도 조심히 따라 내렸다.

‘여긴 너무 밝아. 대머리 녀석이 너를 알아볼 수도 있으니까 좀 떨어져서 와.’

공항 내부는 늘 그랬듯 밝았고 사람들도 붐볐다. 쥬디는 문자를 보내고는 뒤 돌아보지 않고 손만 번쩍 들어보였다. 나는 쥬디의 말대로 좀 떨어져 따라가기로 했다.

‘의원님 사건에 오비서관이 뭔가 깊게 연결돼 있는 것 같대요.’

희정의 목소리가 자꾸만 귀에서 반복되고 있었다. 희정의 말대로라면 오비서관을 놓쳐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출국장이 있는 여객터미널 3층은 사람들이 더욱 많았다. 한참 쥬디의 카디건만 보며 따라가고 있는데 쥬디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나도 멈췄다.

‘이 친구들, 수화물 보관소에 이걸 맡기려는 것 같은데?’

‘출국 시간이 많이 남았나? 나갈 때 다시 찾으려고?’

‘보관시켜 놓고 다른 누구한테 찾아가라고 할 수도 있지.’

쥬디는 앞의 두 사람이 눈치 채지 않게 조심조심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캐리어 보관증을 폰 카메라로 촬영하는 걸 보니 누군가한테 보내는 게 맞는 것 같아. 옆의 조폭이 고수 같네. 흥미진진해지는데? 저기 뭐가 들어있는 거지?’

쥬디의 문자가 연달아 날아왔다. 거기에 뭐가 들어있는 지는 나도 몰랐다.

‘뒤 돌아서 간다. 조심햇!’

오비서관과 남자가 다시 돌아오는 걸 발견하고 얼른 몸을 숨겼다. 오비서관과 남자는 각각 어딘가로 계속 전화를 하고 있었다.

두 남자는 전화를 끊고는 뭔가를 한참 이야기하면서 출국장을 향하고 있었다. 따라오는 쥬디에 잠시 한 눈을 팔고나서 보니 그들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엄청 빠른 걸음으로 훌쩍 출국장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반사적으로 그쪽으로 몇 발자국 뛰어가다 걸음을 멈췄다. 그 순간엔 오비서관을 잡아 두어야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비서관이 사라진 곳을 멍하니 쳐다보고 서 있는데 쥬디가 내 어깨를 툭 쳤다.

“예상했던 대로 저 캐리어는 다른 사람이 와서 찾아 갈 거야.”

“그 사람들,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거 선배도 봤죠?”

나는 그들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서도 자꾸만 그들이 다시 돌아 나올 것만 같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혹 그들이 다시 나온다면 이번엔 내가 달려가 오비서관을 붙잡아 둬야만 할 것 같았다.

“그 녀석이 목적이 아니었잖아.”

따지고 보면 내게 무슨 목적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오피스텔에 가서 내 흔적정도를 없애는 것이 목적이라며 목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오비서관이 거기에 캐리어를 들고 서 있었고 희정이 갑자기 그가 에프의 죽음에 연루됐다고 연락을 한 것이었다. 도무지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었다.

“누군가 나타나긴 할까?”

쥬디는 계속 수화물 보관소 쪽에 눈을 두고 있었다.

“보관료로 천 원짜리 지폐 몇 장을 내던데 그건 몇 시간 안에 찾으러 온다는 거겠지. 한 시간일 수도 있고 십 분일 수도 있어.”

“왜 이렇게 번거로운 방법을 쓰는 거야?”

“캐리어를 주고받는 상황이 노출되면 곤란한 사람이거나 정말 그 안에 대단한 게 들어있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아, 근데 배가 좀 고프네.”

“내가 버거나 김밥이라도 사올까?”

“굿 아이디어. 가서 사와. 근처 의자에 앉아서 먹자. 일단 배는 채워야지.”

쥬디는 말을 마치고 빠르게 보관소를 향해 걸었다. 반듯한 수트를 즐기는 그가 자켓을 벗어던지고 카디건에 캡을 쓰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자 이제 털어놔 봐.”

쥬디는 내가 사온 샌드위치를 베어 물면서 말했다. 예의 번뜩이는 날카로운 눈빛이 내 심장을 겨누고 있는 것 같았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복잡해지는 이 상황을 쥬디에게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더 이상 침묵할 수도 없었다.

“선배가 짐작하는 대로야. 그게 뭐든.”

“남자문제....? 설명이 길고 이야기가 단순하지 않은 걸로 봐서 내겐 그렇게 보이는데? ”

“궁극적으론 그래.”

“내가 아는 사람이니?”

쥬디는 반쯤 베어 문 샌드위치를 내려놓았다.

“지금은 누군지 말 하고 싶지 않아.”

“잤니?”

갑자기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어떻게 그렇게 말해...”
“잤냐고.”

“... 그 분은... 내가 사랑했던 분이고... 지금 벌어지는 어떤 일들이 그 분과 관련된 일이야... 아직 정확하게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사랑했다는 건 알아. 그 분... 이라고 말 할 때 니 눈빛이 불안하게 떨렸어. 사랑하지 않으면 그렇게 떨리지 않거든.”

“그런데 선배...”

“사랑하는 사람 앞에선 원래 그래. 감정이 이미 상대방한테 가 있기 때문에 눈동자가 떨리고 가슴이 떨리고 목소리가 떨리지. 늘 그런 건 아니지만 말야.”

“....”

“더 말해? 너는 나 사랑하지 않아. 우리가 밤을 함께 보내는 사이지만 말야. 나를 사랑하지는 않아. 한 번도 네 눈동자가 내 앞에서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걸 본 적이 없거든. 좋아는 하지만 사랑은 아니야.”

할 말이 없었다. 쥬디의 말이 옳았다. 나는 쥬디가 생각하듯 그런 사랑을 그를 향해 퍼부었던 적이 없었다. 그건 7분의 1을 넘는 것이었다.

“잠깐!”

쥬디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쥬디의 시선이 간 곳은 보관소였다. 어떤 남자가 에프의 캐리어를 끌며 나왔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나도 벌떡 몸을 일으켜 쥬디와 함께 그를 따랐다.

그는 캐리어를 끌고 밖으로 나와 어딘가로 계속 걸어 다녔다. 쥬디와 나도 그를 따라 걸었다.

“저 자식 미친놈 아니야?”

그는 마치 우리가 자기를 따르고 있단 걸 알고 있다는 듯이 아무렇게나 공항을 배회하고 있었다. 30여분을 그러고 다니던 그가 어느 지점에서 멈추었다. 입국장 근처였다.

그는 옆에 캐리어를 세워놓곤 무릎으로 툭툭 쳤다. 금방 다시 손잡이를 잡을 듯 이리저리 살피는 가 싶더니 어느새 사람들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넌 캐리어를 놓치지 마.”

내 시선이 캐리어로 가는 걸 확인하고 쥬디는 주변을 세밀하게 살폈다. 10여분이 지났지만 아무도 그것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없었다.

“그 놈이 찾아다닌 건 CCTV 사각지대였어. 우리한텐 잘 된 일이지.”

“...?”

“내 말 잘 들어. 넌 입국장 터미널로 일단 들어가. 들어가서 사람들 속에서 그냥 좀 돌아다녀. 전화하면 입구 쪽으로 나오라구. 차를 거기로 가져갈 테니까. 뒤돌아보지 말고 어서 들어가.”

나는 쥬디가 시키는 대로 입국장 터미널로 걸음을 옮겼다. 도무지 쥬디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 제8요일의 남자 더 보기
#1. 화요일의 남자, 튜즈
#2. 7분의 1을 넘나드는 남자, 에프

#3. ‘당신의 어둠 속에 나도’
#4. “그날, 당신에게 주고 싶었던 것”
#5. 엠, 월요일을 싫어하는 남자
#6. 어떤 고백
#7. 한 잎의 여자
#8. 당신은 어디 있나요?
#9. 그 여자 미주 -내 이름은 튜즈
#10. 이미 시작된 일
#11. 말할 수 없는 비밀



<다음주 월요일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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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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