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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리를 걸으니 오감이 살아난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 종로3가역 뒷골목 익선동엔 한옥 구조를 살린 이색 카페와 맛집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족발 거리로 유명한 장충동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 재단장해 문을 열었다. 이태원 경리단길에 밀려 한동안 외면받았던 한남동은 음악·미술을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트렌디한 공간이 속속 들어서면서 다시 주목 받고 있는 이들 지역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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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을 개조해 만든 향수 공방 겸 카페 `프루스트`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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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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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옛 맛 햄버그스테이크 경양식1920
한옥을 개조한 경양식당이다. 서울 익선동 한옥마을이 처음 생긴 1920년을 기념해 이름을 ‘경양식1920’으로 지었다. 겉으론 나무 기둥과 기왓장이 있는 일반 한옥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옛 경양식 집에 들어온 듯한 서구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내부는 분홍색 커튼과 둥근 모양의 분홍색 쿠션의자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졌다. 식당 2층에선 주변 한옥마을 기와지붕을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다. 대표 메뉴는 옛날식 돈가스와 계란프라이가 올라가 있는 햄버그스테이크, 상큼한 멕시코식 사라다가 있다. 전화 예약은 받지 않는다.
위치 서울 종로구 수표로 28길 17-30 문의 02-744-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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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젊은 예술가 아지트 식물
세 채의 한옥을 이어 만든 카페 겸 바. 주인은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는 패션 사진작가인 루이스 박과 미술 강사이자 바리스타인 진일환씨다. 이 둘은 낡은 한옥을 개조해 현대식 작품과 빈티지한 물품으로 공간을 꾸몄다. 할머니 방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자개로 만든 상과 의자 등 제각각 다른 디자인의 가구가 눈길을 끈다. 평상시엔 조용히 커피와 술을 마시는 공간이지만 종종 인디밴드의 공연과 국내 디자이너 작품이 소개되는 팝업 스토어가 열린다. 대표 메뉴는 더치커피를 얼린 얼음에 알코올의 한 종류인 베일리스와 우유를 더해 마시는 ‘식물커피’다.
위치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11다길 46-1 문의 02-747-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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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향기 마시는 공방 프루스트
조향사가 문을 연 향수 공방 겸 홍차를 판매하는 카페다. 공간은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영감을 받아 마련됐다. 소설 속 주인공이 홍차와 마들렌을 먹다가 그 향기로 깊은 무의식 세계로 빠진다는 내용을 토대로 꾸며졌다. 한쪽 공간에 마련된 공방에서는 향수를 직접 만들고 시향할 수 있다. 향수·향초 제조법을 전문적으로 알려주는 유료 클래스도 운영한다. 홍차와 밀크티를 마시며 마들렌을 먹을 수 있다. 커피나 다른 음료는 판매하지 않는다. 문인성 대표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소설 속 주인공처럼 은은한 향기에 취해 자신이 잃어버린 기억을 찾으며 편안히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치 서울 종로구 수표로 28길 17-26 문의 02-742-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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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점 70주년을 맞아 리뉴얼 공사를 한 빵집 `태극당`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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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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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옛 멋 살려 새단장 태극당
1946년 서울 명동에 처음 문을 연 빵집인 태극당이 올해로 70주년을 맞아 재단장했다. 이 빵집은 73년 서울 장충동으로 본점이 옮겨지면서 지금의 태극당이 됐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 리뉴얼 공사를 통해 내부 공간이 새롭게 변신했다. 40년간 주방으로 쓰던 공간을 터서 내부 카페를 마련했다. 빵을 판매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점원에게 원하는 제품을 말하고 전달받는 구조에서 고객이 원하는 빵을 직접 쟁반에 골라 담아 구입하는 식이다. 40년 이상 된 벽면 인테리어, 원목가구, 샹들리에 등은 보존해 옛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단팥빵, 고방 카스텔라, 야채사라다 같은 빵을 비롯해 과자 사이에 바닐라 이스크림을 넣은 모나카아이스크림이 인기 메뉴다.
위치 서울 중구 동호로 24길 7 문의 02-2279-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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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광고인 상상력 자극 웰콤시티
2000년 국내 첫 독립광고대행사 ‘웰콤’의 사옥으로 사용됐던 곳이다. 건축가 승효상씨의 대표작으로, 건물 네 채를 서로 연결하면서 중간중간 빈 공간이 있는 독특한 외관과 국내에서 처음으로 녹슨 듯 보이는 ‘내후성 강판’을 건축물에 적용해 2006년 ‘건축문화환경’에 선정됐다. 현재 13개의 광고회사가 입주해 있다. 광고인들의 창의적인 사고를 키워주기 위해 설계된 건물로, 곳곳에 상상력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다. 건축학도가 많이 찾는다. 2층 로비에는 계절별로 유명 미술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현재는 백남준 작가의 비디오 아트가 설치돼 있다. 지하에는 예비 광고인을 양성하는 청개구리 광고학교가 있다. 광고인의 모임 공간 등으로 쓰이던 레스토랑은 현재 리뉴얼 중으로 10월 초에 문을 열 예정이다.
위치 서울 중구 동호로 272 문의 02-751-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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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미국식 쌀국숫집 포포유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에서 미국식 쌀국수를 판매해 주목 받은 식당인 포포유가 장충동에 낸 2호점이다. 지난 7월 문을 연 2호점은 50여 년 된 주택을 개조해 식당으로 꾸며졌다. 주인장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베트남계 미국인 셰프 로안(Loan)에게 레시피를 전수받아 다양한 미국식 베트남 음식을 선보인다. 대표 메뉴는 사골 국물에 미트볼·양지·차돌 같은 고기가 넉넉히 들어간 콤비네이션 쌀국수와 한국인 입맛에 맞춰 기존 쌀국수에 매콤함을 더한 해물 쌀국수가 있다. 베트남식 '반미(banh mi)' 샌드위치도 추천 메뉴다.
위치 서울 중구 동호로 264 문의 02-2266-9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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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서울 한남동에 문을 연 뮤직스토어 `바이닐&플라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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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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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P·CD 2만5000여 장 바이닐&플라스틱
지난 6월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근처에 현대카드의 뮤직스토어 ‘바이닐&플라스틱’이 문을 열었다. 9000여 장의 LP(바이닐)와 1만6000장의 CD(플라스틱)를 갖춰 ‘바이닐&플라스틱’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1층엔 바이닐과 카세트 테이프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2층엔 전면이 유리창으로 된 CD플레이어 청음공간·DJ스테이션·카페가 각각 마련돼 있다. 뮤직액세서리숍에서 헤드폰·이어폰, 핸디스피커, 턴 테이블, 티셔츠, 피규어 등 다양한 음악 관련 소품을 구매할 수 있다. 평일·토요일은 낮 12시부터 자정까지, 일요일 및 공휴일은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 및 설·추석 연휴는 휴무다.
위치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48 문의 02-2014-7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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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숍인숍 스토어 시리즈 코너
바이닐&플라스틱 옆에 자리 잡은 편집숍 ‘시리즈 코너’는 패션, 액세서리, 소품, 뷰티, 식음료를 한데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형태의 숍인숍 스토어다. 시리즈 코너 내부는 직수입 의류, 핸드메이드 가구, 유명 작가의 소품 등을 선보인다. 지난 5월엔 호주 스킨케어 브랜드 이솝이 시리즈 코너 매장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방문 고객은 전시·음식점·볼거리 등 주변 지역의 훌륭한 공간을 추천 받고 항산화 티와 탄산수 등을 맛보는 이솝의 컨시어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매장을 둘러본 뒤에는 테라스에 있는 ‘머그포래빗’ 카페에서 한남동 거리를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해도 좋다. 당근 케이크와 와사비라테 등이 대표 메뉴다.
위치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44 문의 02-79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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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창작 산실 갤러리 구슬모아 당구장
한남동 독서당로의 구석진 골목엔 젊은 예술가들이 자주 찾는 장소가 있다. 지난해 디뮤지엄의 프로젝트 스페이스 공간으로 꾸며진 ‘구슬모아 당구장’이다. 당구장이 있던 허름한 건물이 갤러리로 재탄생했다. 작가와 관객, 지역 주민이 함께 소통하는 문화예술 공간이다. 다양한 분야의 국내 작가를 발굴해 독창적인 창작활동을 지원한다. 설치, 미디어 아트, 사진, 건축, 패션, 가구 디자인,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색다른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10월 16일까지 포토그래퍼 프로젝트 그룹 ‘AMQ’의 전시가 열린다.
위치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 73-4 문의 02-3785-0667

글=한진·라예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지도 일러스트=공현주, 사진=프리랜서 장석준·조상희, 업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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