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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겁내는 B-52, 그보다 센 B-1B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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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의 전략자산이 이르면 12일 다시 한반도에 급파된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간)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은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핵우산, 재래식 억제, 미사일방어 능력을 포함하는 모든 범주의 억제 능력으로 한국과 함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9일 국회에 출석해 “B-2, B-52, 핵잠수함 등 미 전략자산을 적시에 전개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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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오늘 한국 오는 미 전략자산
핵폭탄 24발, JDAM 48발 탑재 가능
미 3대 전략폭격기 모두 오는 셈

이 중 괌에 있던 B-52 폭격기는 지난달 26일 미국 노스다코타의 마이넛 공군기지로 돌아갔다. 대신 미국은 지난달 초 B-2 스텔스 폭격기를 앤더슨 기지에 파견했다. 군 관계자는 “1950년대 말에 개발돼 노후한 B-52의 성능을 개량해 괌의 전력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장관이 B-52의 한반도 파견을 언급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B-52 폭격기와 B-2 폭격기는 각각 지난 1월과 2013년 북한의 핵실험 직후 급파된 적이 있다. B-1B의 한반도 출격은 한·미가 북한의 5차 핵실험을 심각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B-1B 랜서(Lancer)는 미 공군의 초음속 전략폭격기로, 핵폭탄 24발(W-83)을 실을 수 있고 유도폭탄 JDAM(GBU-38) 48발을 탑재할 수 있다.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다. F-22 스텔스 전투기와 핵탄두 장착 잠수함을 동원할 가능성도 있다. 미 전략자산은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합의한 ‘확장억제’ 정책의 군사적 수단 중 하나다. 확장억제는 미군이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핵 위협국에 자국 수준의 핵 보복을 하는 걸 의미한다.

국방부 당국자는 “주한미군 오산기지에서 미 전략폭격기가 뜨는 것은 북한 지휘부를 타격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라며 “B-1B는 김정은이 겁내는 B-52보다 센 폭격기로 북한으로 넘어가지 않고도 북측 지휘부를 핵으로 초토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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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방부는 12일에는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열고 북한 핵에 대한 확장억제력 강화방안을 논의한다. 현재 한·미의 북한 핵 억제전략은 미국의 핵우산과 양국의 미사일 타격 능력 및 DIE(Diplomacy·Information·Economy)가 핵심이다. 북한이 핵 운반수단으로 미사일을 사용할 경우에 대비해선 이를 ▶탐지 ▶교란 ▶파괴 ▶방어하는 작전 개념도 구체화하고 있다. 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대량응징보복(KMPR:Korea Massive Punishment & Retaliation)’ 등이 세 축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북한 핵실험 이후 급거 귀국한 점에서 보듯 군 당국이 북한의 5차 핵실험 시기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은 “(선제타격을 의미하는) 킬체인(미사일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공격으로 잇는 공격형 방위 시스템)이란 도발 징후를 얼마나 빨리 파악하느냐가 관건”이라며 “ 정확한 정보력을 취득해야 킬체인이 효과적으로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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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가 지난 9일 처음 공개한 ‘대량응징보복’ 작전도 선제타격 개념이다.

이 또한 정보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군 관계자는 “특수부대를 평양 등에 침투시켜 김정은 등 북한 지휘부를 제거하는 작전계획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현재 계획 단계”라며 “MC-130J(특수전 수송기) 등 특수전에 활용할 수 있는 장비와 인력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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