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안진 변경 때 민유성 개입 단서 잡아”

중앙일보

입력 2016.09.10 00:45

업데이트 2016.09.1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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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이 대우조선의 외부감사였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안진)의 선정 과정에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이 개입한 단서를 잡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민 전 산업행장 “전혀 모르는 얘기”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의 조카 이어
처조카도 대우조선 특례입사 의혹

사정당국 관계자는 9일 “최근 수사 과정에서 민 전 행장이 2009년 말 안진을 대우조선의 외부감사인으로 선정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했다”며 “이를 토대로 대우조선(남상태·고재호)-산업은행(민유성·강만수)-회계법인(안진)의 3자 간 유착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검찰은 대우조선이 2009년 말 삼정KPMG에서 삼일회계법인으로 외부감사인 변경을 추진했는데 결국 안진이 결정된 배경에 민 전 행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2013년과 2014년 각각 4000억원 이상 흑자를 낸 것으로 재무제표에 기록했다. 실제로는 대규모 적자가 났다. 하지만 이 회사 외부감사(2010~2015년)를 맡은 안진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문제가 불거지자 안진은 올해 3월 뒤늦게 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고, 두 해 동안 각각 7000억원 이상 적자가 난 것으로 수정됐다. 안진 선정 과정에 개입한 의혹에 대해 민 전 행장은 “전혀 모르는 얘기다. 대우조선의 회계법인을 (어떻게) 산업은행장이 지정하느냐”고 부인했다.

이와 함께 조선일보 송희영(62) 전 주필의 조카 A씨가 2009년 ‘1인 특채’ 형식으로 대우조선에 입사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이 그 배경을 수사 중인데 이어 처조카인 B씨도 ‘특혜 채용’된 단서가 추가로 포착됐다.

검찰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대졸 공채 서류전형이 진행 중이던 2014년 9월 고재호(61·구속 기소) 당시 대우조선 사장의 지시를 받은 이모 부사장이 인사담당 임원에게 “우리에게 도움을 주신 분께서 부탁한 것이니 (B씨가 합격할 수 있도록) 신경 쓰라”고 지시했다. 그러자 인사팀은 B씨가 입사지원서에 표기한 희망 부서를 ‘경영관리’에서 경쟁률이 낮아 합격이 수월한 다른 부서로 수정했다. B씨는 그해 11월 최종 합격했다.

2014년 대우조선 대졸 초임 연봉은 5400만원가량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그만큼 입사 경쟁도 치열했다고 한다. 처조카 B씨가 대우조선에 입사한 이후인 2015년 1~4월 송 전 주필은 청와대 고위 관계자를 만나 고 전 사장의 연임을 청탁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그 일과 이후 송 전 주필이 청와대를 비판하는 칼럼을 쓴 것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를 확인 중이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 측은 “제기된 의혹과는 달리 B씨의 입사 성적이 탁월했던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송 전 주필은 “대우조선으로부터 전세기와 고급 요트 등을 이용한 접대를 받았다”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의 폭로 직후 사표가 수리돼 조선일보를 떠났다. 검찰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송 전 주필과 형, 배우자 연루 의혹에 이어 조카, 처조카 특채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사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일훈·송승환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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