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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이 사과문에서 가장 강조한 말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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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원장이 6일 대국민사과를 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중앙포토]

현직 부장판사가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되자 양승태 대법원장이 6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전국 법원장 30여명이 모인 자리에서다.

양 대법원장은 이날 ”이 자리를 빌려 이 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밝혀질 내용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린다“고도 했다.

사법부의 수장이 법원 구성원의 비리와 관련해 국민에게 머리를 숙인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윤관 전 대법원장이 1995년 ‘인천지법 집달관 비리사건’으로 사과문을 발표했고 이용훈 전 대법원장은 2006년 법관 금품수수 사건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양 대법원장은 ‘국민과 법관들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에서 법관에게는 당부의 말을, 국민에게는 사과의 말을 전했다. 형식은 법관들에게 전하는 글이지만 두 차례에 걸쳐 ”국민께 사과드린다“는 표현을 썼다.

원고지 17장 분량의 글은 양 대법원장이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대국민 사과를 할 것인지를 놓고 대법원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렸으나 양 대법원장이 밀어붙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양 대법원장이 특히 강조한 부분은 뭘까. 이날 양 대법원장은 14차례에 걸쳐 ‘청렴’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법관’, ‘법원’을 제외하면 가장 많이 언급됐다.

양 대법원장은 ”우리가 청렴성을 중히 여기는 이유는 청렴성이야말로 모든 신뢰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렴성이라는 가치를 생명처럼 지켜왔기에 법원은 청렴도에 관한 한 다른 기관에 비해 높은 신뢰를 받았다”고도 했다.

아울러 “청렴성은 법관들이 모든 직업윤리 가운데서도 가장 소중이 여기는 가치”라며 법관들에게 신중한 처신을 당부했다.

10년전 같은 자리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던 이용훈 전 대법원장은 ‘사법 불신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차관급인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법조 브로커 사건에 연루된데다 전관예우 등 뿌리깊은 사법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 전 대법원장은 당시 7차례에 걸쳐 ‘사법 불신 극복’을 강조했다.

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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