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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다른 정치인 지지자와 반목 말라” … 김 “대세론 아닌 히든 챔피언 필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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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호 5 면

문재인 전 대표가 3일 충남 서산에서 열린 팬클럽 행사에서 지지자의 자녀를 안아주고 있다(사진 왼쪽). 김부겸 의원이 충남 보령에서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대선 경쟁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문재인·김부겸 측]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김부겸 의원은 3일 나란히 지지자들과 지방에서 모임을 하고 대선 행보의 기반을 닦았다.


3일 오후 충남 서산 청소년수련관에선 문 전 대표의 팬클럽이 통합해 첫 창립총회를 열었다. 오후 6시15분쯤 문 전 대표가 행사장에 나타나자 전국에서 모인 지지자 350여 명이 “문재인”을 외쳤다. 문 전 대표와 지지자들이 함께한 ‘양산 호랑이와의 즐거운 동행’ 코너는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양산 호랑이’는 문 전 대표가 경남 양산에 집이 있고 호랑이띠라는 것을 고려해 지지자들이 붙인 별칭이다. 행사장에선 “문재인”과 “정권 교체”라는 단어가 울려 퍼졌다.


이날 문 전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다른 정치인을 지지하는 당원 등과 반목하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 다른 정치인 지지자들과 적대하고 분열하지 말아 달라”며 “상처를 남기면 경쟁을 마치고 난 뒤 함께하기가 어렵다. 보다 많은 사람을 대열에 참여시키고 포용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가 공격을 시작했든 제3자가 보기에는 ‘이 사람들은 굉장히 배타적이고 폐쇄적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며 “그것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키워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가두고 확장을 가로막는 이적 행위”라고도 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야권 전체를 통합하지 못하면 정권 교체는 절대 어렵다는 게 문 전 대표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의원도 이날 충남 보령에서 후원조직인 ‘새희망포럼’ 정기총회를 열고 지지자들과 만났다. 김 의원은 “대세론으로 선거에도 이기고 흐트러진 나라를 바로잡으며 절망에 힘들어하는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제가 왜 문제를 제기하겠느냐”며 지지율에서 앞서가는 문 전 대표를 견제했다. 그러면서 “대세론에 안주할 게 아니라 ‘히든 챔피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12년 대선 때 민주와 평화의 가치를 추구하는 모두가 모였는데 아깝게 3%포인트 차이로 졌고, 지난 4년간 그 패배가 얼마나 민족을 어렵게 하는지 잘 보고 있다”며 “지난 대선을 생각해 보면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대일 구도를 만들고도 매일 패배를 만들어 냈던 것보다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선에서 이길 후보, 호남 민중의 가슴을 쓸어안을 후보, 제가 한번 해 보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날 행사에는 지지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과 유인태 전 더민주 의원, 설훈·조정식 의원이 자리를 함께했다.


정계를 은퇴했던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은 전날 광주에서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금남로공원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이 연 ‘손학규와 함께하는 문화한마당’에서 손 전 고문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바탕을 이루기 위해 저를 죽일 각오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는 충무공의 말을 인용하며 손 전 고문은 “이런 정신으로 사람을 모으고, 군량미를 모으고, 배를 모집해 (충무공이) 명량대첩에서 일본군을 물리쳤다”며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 정신으로, 전라남도의 의병정신으로, 『경세유표』를 쓴 다산의 개혁정신으로 우리나라를 일으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4일부터 12일까지 ‘2016 국제사회적경제포럼(GSEF) 총회’에 의장 자격으로 참석차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한다. 추석 무렵까지 국내 정국과 거리를 두며 글로벌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서산·광주=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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