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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후쿠오카·사가현 미쉐린 식당 탐방 ② 덴푸라 텐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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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김 인생 40년 - 덴푸라 텐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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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푸라 텐코를 알기 전까지만 해도 튀김은 정색하고 경험해야 하는 수준의 음식이 아니었다. 튀김으로 미쉐린 별을 두 개나 받았다니. 솔직히 믿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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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푸라 텐코의 간판. 후쿠오카시 주택가 골목 안에 있다.

‘덴푸라 텐코(天ぷら 天孝)’는 후쿠오카시 주택가에 있는 작은 튀김집이다. 좌석은 9개 뿐이고 저녁에만 문을 연다. 주인은 40년 넘게 기름과 싸웠다는 다나카 타카요시(三中孝儀·62). 직원은 여동생이 전부다.

덴푸라 텐코의 튀김요리들. 왼쪽 뒤부터 시계방향으로 보리새우ㆍ전복튀김, 성게ㆍ장어튀김, 털게튀김, 인삼튀김, 농어ㆍ표고버섯튀김, 아스파라거스ㆍ조개관자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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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 10개가 코스로 나왔다. 전복·송이버섯·아스파라거스·조개관자·보리새우·성게·털게·갯장어·인삼·농어. 튀김 특유의 거북한 느낌이 없었고, 음식마다 재료의 맛과 향이 생생했다. 송이버섯 향은 입안에서 한참 머물렀고, 조개관자는 카스텔라처럼 부드러웠다. 아스파라거스를 한입 벴을 때는 물이 뚝뚝 떨어졌다. 인삼을 튀긴 것도 흥미로웠다. 갯장어는 카레소금, 인삼은 텐츠유(天つゆ) 등 재료에 따라 찍어먹는 소스가 달랐다. 튀김은 만찬의 주인공으로도 전혀 손색없는 고급 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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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푸라 텐코의 주인 다나카 타카요시가 조리를 하는 모습.

“재료의 맛과 향을 살리기 위해 튀김옷을 얇게 입힙니다. 대신 밀가루를 한 번 더 입힙니다. 박력분 밀가루에 계란과 물만 넣어 반죽합니다. 재료에 따라 반죽의 물이 달라집니다. 기름은 참기름과 옥수수유를 6대 4 비율로 섞어서 쓰고요. 기름은 완전히 교체하지 않고 조금씩 더합니다. 모든 손님이 같은 맛을 경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건강이 안 좋다. C형 간염으로 평생 고생했고 지금은 간경화 증세가 심하다고 한다. 미쉐린 별 2개를 받았지만, 하루에 손님 9명만 받는 이유다. 지난해 9월부터 4개월은 문을 닫기도 했다. 그러니까 미쉐린 별점과 그의 덴푸라 인생은 상관이 없었다.

“나는 지금이 좋습니다. 손님 몇 명만 만족해도 행복합니다. 덴푸라가 고급 음식이라는 걸 아셨다니 다행입니다.”

영업시간 오후 6∼9시. 1인 1만∼1만5000엔(재료에 따라 가격 변동. 세금 별도). 예약 필수. 092-771-7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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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별의 의미
★★★  요리를 맛보기 위해 여행을 떠나도 아깝지 않은 집
★★  요리를 맛보기 위해 멀리 찾아갈 만한 집
★  요리가 특별히 훌륭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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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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