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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후쿠오카·사가현 미쉐린 식당 탐방 ⑥ 치쿠린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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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의 료칸 치쿠린테이

객실에 딸린 야외공간. 깊은 숲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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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에서 소개하는 숙박업소는 모두 130곳이다. 숙박업소는 별로 등급을 매기는 식당과 달리 파빌리온으로 등급을 평가한다. 식당은 별 3개가 최고 등급이지만 숙박업소는 파빌리온 5개가 최고 점수다. 이번 ‘미쉐린 가이드’에서 파빌리온 5개를 받은 숙박업소가 딱 하나 있다. 다케오시의 료칸 치쿠린테이(竹林亭)다. ‘대숲의 정자’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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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쿠린테이 특실에서 바라본 정원. 우뚝 선 바위 산이 미후네야마다.

다케오시에는 미후네야마(御船山)라고 불리는 산이 있다. 해발 210m의 작은 산이지만 우뚝 솟은 암봉이 인상적이다. 이 산자락 (약 15만 평)에 거대한 정원이 들어서 있다. 이름하여 ‘미후네야마 라쿠엔(樂園)’이다. 1852년 영주 나베시마 시게요시(鍋島茂義)가 별장으로 조성했다. 일본 100대 정원에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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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실 거실. 천황이 묵었던 곳이다.

이 정원 깊숙한 곳에 치쿠린테이가 있다. 객실이 11개 뿐이다. 료칸에 묵으면 봄에는 철쭉과 벚꽃이 만발하고 가을에는 단풍이 물드는 장관을 독차지할 수 있다. 치쿠린테이가 추구하는 정신이 있다. ‘테이오쿠이치뇨(庭屋一如).’ 정원과 집은 하나라는 뜻이다.

야외 노천탕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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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료칸답게 시설도 최고다. 천황이 묵었다는 객실은 하룻밤에 15만엔(약 150만원)이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골동품과 예술품이 료칸 구석구석을 장식한다. 다케오는 온천으로 유명한 마을이어서 온천도 좋다. 물이 유난히 미끌미끌하다. 식기는 아리타·가라쓰의 도자기를 사용하고, 객실 대부분에 개인 노천탕이 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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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 3개가 나란히 놓인 침실. 치쿠린테이는 침실을 서양식으로 꾸민 객실이 많다.

흥미로운 것은 객실에 놓인 침대였다. 외국인 손님을 겨냥한 료칸 주인의 취향인 듯보였다. 음식도 훌륭하다. 료칸에서 빚은 매실주를 비롯해 최고급 식재료로 구성한 가이세키 요리가 제공된다. 그러나 음식은 ‘미쉐린 가이드’의 별점을 못 받았다. 지배인 가와구보 키요시(川久保淸·57)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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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쿠린테이 저녁 식사에 나온 음식 중에서 사가규 스테이크.

“치쿠린테이의 최대 장점은 자연이 아닙니다. 서비스 정신 즉, 오모테나시(お持て成し·환대)입니다. 손님 100명이 있으면 치쿠린테이에는 서비스 100개가 있습니다.”

● 1인 숙박비(아침·점심식사 포함) 3만8850∼15만엔(객실 등급에 따라 요금이 다름. 세금·봉사료 별도). 예약 필수. 0954-23-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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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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