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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케어처럼 피부 본래 색 표현, 화장 안 한듯 자연스러워 보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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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 휴대용 화장품 ‘쿠션’ 내놓은 디올의 모베 자르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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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의 에두아르 모베-자르비 박사는 “이번 신제품 쿠션은 피부를 어색하게 가리는 게 아니라 피부톤을 자연스럽게 맞춰준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쿠션 팩트가 다시 화제다. 쿠션 팩트란 습식 퍼프로 리퀴드 파운데이션을 덧바를 수 있어서 촉촉하고 자연스러운 피부를 만들어주는 휴대용 화장품이다. 올해 새삼 더 주목받는 이유는 글로벌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쿠션 팩트 제품을 처음 내놓았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대로 쿠션은 2008년 국내 브랜드가 개발한 원조 ‘K 뷰티’ 제품. 오랜 기간 지켜본 끝에 해외 브랜드들이 대거 쿠션 팩트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디올이 첫 쿠션 제품인 ‘드림스킨 퍼펙트 스킨 쿠션’을 지난 1일 출시했다. 출시 행사를 위해 방한한 디올의 에두아르 모베 자르비 박사를 만났다. 그는 디올의 환경·과학 분야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를 맡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에 환경·과학 분야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라니, 좀 의아하다.

“화장품은 미(美)에 관한 비즈니스일뿐 아니라 화학·약물학 등 기술과 과학의 영역에 속한 비즈니스이기도 하다. 화장품 속에 담긴 어려운 과학 기술 개념을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내 일이다. 연구소 과학자들과 일반 대중인 고객을 잇는 가교 역할이다.”

※ 그는 프랑스 파리 제11대학에서 피부 약물학 및 코스메틱 사이언스로 석사를 받고, 국립수의학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약 분야와 화장품 회사를 두루 거쳤다. 1995년 로레알그룹에 입사해 안전 평가 매니저, 정보 기술 디렉터를 역임했으며, 랑콤·비쉬 브랜드에서 사이언스 코디네이터로서 제품 컨셉과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2007년 디올에 합류해 브랜드의 과학과 기술 분야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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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이 처음 선보인 쿠션 팩트 ‘드림스킨 퍼펙트 스킨 쿠션’. 스킨케어 기능을 담았다.

-디올이 쿠션을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당연히 피부 고민을 하는 여성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누구나 완벽한 피부 표현을 꿈꾸지만 이를 위해서는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설사 아침에 완벽하게 메이크업을 했더라도 하루 종일 유지하기 어렵다. 열(熱)이나 스트레스, 피지, 땀, 피로 같은 요인들이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은 것이 디올 쿠션이다.”

-다른 쿠션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는 뭘까.

“스킨케어 측면과 메이크업 측면을 모두 고려했다. 스킨케어는 피부를 관리하는 것이고, 메이크업은 결점을 커버해주는 것이다. 스킨케어 제품은 세안 직후 바르기 때문에 외출 후 수정하거나 휴대하기 어렵다. 반면 메이크업 제품은 휴대할 수는 있지만 충분한 케어를 기대하긴 힘들다. 둘을 하나에 담은 제품을 만들었다. 한국에서 시작해 글로벌 브랜드로 이어진 쿠션 열풍은 컴팩트를 대신하는 메이크업 제품에 머물러 있었다. 대다수가 피부를 가리는 파운데이션 역할만 한다. 디올은 이와는 다른 것을 만들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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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케어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었나.

"쿠션은 기본적으로 리퀴드 타입 제품을 휴대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타입의 패키징이다. 여기에 디올의 강점인 스킨케어 포뮬러를 넣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욕실에서 나와 핸드백에 넣고 다니는 스킨케어. 안티에이징 스킨케어 라인으로 성공을 거둔 ‘캡춰 토탈 드림스킨’ 포뮬러를 개발해 쿠션에 담았다. 스킨케어 제품처럼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을 위해 ‘생체 모방 기술’을 개발했다.”

-생체 모방 기술을 쉽게 설명해 달라.

“파운데이션은 피그먼트(안료)로 만들어졌다. 파운데이션을 발랐을 때 피부 색을 가리는 건 바로 이 피그먼트다. 그렇다보니 얼굴색이 자연스럽지 않을 때가 있다. 디올 쿠션은 인위적인 색소로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스킨케어 제품처럼 본연의 피부색에 가깝게 표현하기를 원했다. 피부 세포의 구조에서 힌트를 얻었다. 우리 피부는 세포로 이뤄져 있는데, 세포는 투명하면서도 약간의 색소를 지니고 있다. 생체 모방 기술은 피부 위에 또 다른 피부 세포를 한층 깔듯이 피부 톤을 균일하게 정리해주는 기술이다. 세포 같은 투명함이 피부 본연의 색과 어우러져 피부 톤을 정돈해 주기 때문에 원래 좋은 자기 피부인 것처럼 보인다. 피그먼트가 컬러 스타킹이라면 생체 모방 기술은 투명 스타킹이다.”

-커버력이 약하다는 불만이 있을 수 있겠다.

“맨 얼굴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 피부를 균일하고 더욱 빛나게 하는 것, 그러나 화장을 한 것 같아 보이지 않는 것이 여성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피부 아닐까. 많은 여성들이 지금 막 일어난 듯한 얼굴, 신선하고 자연스러운 피부를 꿈꾸는데, 디올 쿠션이 그 해답을 준다. 쿠션 하나만 단독으로 사용하면 자연스러운 효과를, 커버력을 더 원한다면 파운데이션 메이크업을 수정하는 용도로 사용하면 된다. 투명한 사용감으로 마무리되기 때문에 어떤 피부색에도 잘 스며든다고 자신한다.”

-쿠션이 유럽보다는 한국과 아시아에서 더 인기인 이유는 뭘까.

“쿠션은 액체여서 질감이 가볍고 바르기 쉽다. 피부가 숨을 쉴 수 있는 듯한 느낌에다 피부에 닿을 때의 차가운 느낌은 제품을 사용하는 즐거움까지 더해준다. 덥고 습한 아시아에서 빨리 유행할 수 있었던 이유다. 유럽에서는 이제 시작이다. 개인적으로는 쿠션이 몇 년 내로 컴팩트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부터 줄줄이 해외 브랜드 쿠션이 나온 데 비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는데.

“혁신은 두 가지 방법으로 할 수 있다. 하나는 가장 처음 새로운 것을 선보이는 것. 이 경우 완벽하지는 않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이 된다. 또 하나는 한 발 물러서서 관찰한 뒤 첫 번째 것보다 더 정교한 것을 만들어 내놓는 것이다. 이것 역시 혁신이다. 이전에 있었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바퀴는 2000년 전부터 있었고 여행 가방은 몇 백 년 전부터 있었지만 바퀴 달린 여행 가방은 고작 1980년대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미 있는 것을 합쳐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 디올이 하고자 했던 것은 후자다. 쿠션의 세계에 새로움을 더하고자 했다.”

-쿠션은 패키징이 중요하다. 정교한 기술을 가진 한국 기업과 공조했나.

“한국 기술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한국 기업은 패키징 기술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좋은 쿠션 제품은 스펀지, 어플리케이터, 포뮬러의 완벽한 조합이 있어야 가능하다. 포뮬러는 디올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새로운 포뮬러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러시아, 미국, 남미까지 전 세계에서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스킨케어에 대한 욕구는 매우 보편적이기 때문에 세계로 확장할 수 있다.”

-디올 연구원들은 한국 뷰티 시장을 어떻게 보나.

“한국은 끊이지 않는 창조와 혁신의 원천이다. 뷰티업계에서 흥미롭고 참신한 것, 얘기되는 모든 것은 요즘 한국에서 나온다. BB크림, CC크림, 슬리핑 팩, 시트 마스크 같은 것들이다. 지금은 쿠션이다. 연구소뿐 아니라 마케팅 쪽에서도 한국 뷰티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한국의 새로운 패키징이나 혁신, 트렌드를 공부하기 위해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있다. 한국 트렌드가 다른 나라보다 3년이 빠를 때도 있다.”

-무엇이 한국을 뷰티 강국으로 만든다고 보나.

“피부에 공을 들이는 뿌리 깊은 문화가 끝없는 혁신과 탐구로 이어지는 것 같다. 세안 후 화장품 예닐곱 가지를 차례대로 바르는 한국 여성들의 ‘뷰티 루틴’은 이미 유명하다. 프랑스는 패션 종주국이지만 미용 측면에서는 게으른 문화를 갖고 있다. 프랑스 여성들은 바르기 쉬운 제품을 한 번 바르고는 하루 종일 만지지 않는다. 최신 패션 트렌드를 보기 위해 세상의 눈이 프랑스로 쏠리듯 지금 뷰티는 한국이다.”

글=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사진=디올코스메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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