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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모 통해 얻은 열여섯 아들 생일에 포르셰 선물한 게이 아빠…가족의 의미를 묻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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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살 생일을 맞은 아스펜이 선물로 받은 포르셰 911 앞에 섰다. 아스펜의 부모는 게이 커플이다. [페이스북]

아들의 열여섯 번째 생일을 맞아 포르셰를 선물한 게이 아빠. 그 사연이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영국 출신 게이 커플 토니(52)와 배리(47). 둘은 이달 중순 생일을 맞이한 아들 아스펜에게 11만 파운드(1억6200만원)에 달하는 포르셰 911과 롤렉스 시계를 선물했다. 쌍둥이 딸인 섀프론에겐 수 백만원에 달하는 원피스를 선물했다.

게이커플인 토니와 배리는 2000년 체외수정으로 아들과 딸을 얻었다. 난자를 기증받은 커플은 대리모를 통해 부모가 될 수 있었다. 이들은 대리모를 통해 부모가 된 첫번째 영국 게이 커플로 기록됐다. 영국과 미국에선 대리모를 출산이 합법이다.  ‘금수저’ 아들 아스펜은 “게이인 아빠들을 부끄럽게 여긴적도 있지만 나에겐 최고의 부모”라며 “다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학교 숙제를 안하면 소리를 지르고 나무라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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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펜의 가족 사진. 왼쪽부터 대드 토니, 아스펜, 딸 섀프론, 대디 배리. [페이스북]

이들 가족은 최근 영국 에섹스에서 미국 뉴저지로 이주했다. 뉴저지 프린스톤에 있는 수영장 딸린 대저택을 구입했다. 주택 가격만 210만 파운드(30억9338만원)에 이른다. 배리는 “편견이 심한 영국에서 가족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토니와 배리는 가족들의 사연을 알리는데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토니를 ‘대드(dad)'로 배리를 ’대디(daddy)‘라 부른다. SNS에선 아들에게 선물한 수퍼카와 함께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가족 형태가 네티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남녀가 만나 한 가정을 이루는 전통적인 가족의 정의에 이들이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리는 “여기(미국) 사람들은 우리가 게이 가족이란 사실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니는 “내일 모든 재산을 잃는다고 해도 지금처럼 우리가 가진 모든 걸 주면서 아이들을 키울 것”이라며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게 바로 가족이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토니와 배리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있다. 두 사람이 미국에서 대리모 소개업체를 운영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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