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과 창업] 명품업체에 입사한 그녀의 비결은 ‘미스터리 쇼핑’

중앙일보

입력 2016.08.24 00:01

업데이트 2016.08.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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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좁디 좁은 취업문은 명품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명품업계는 높은 인지도에 비해 회사 규모가 작기 때문에 채용 인원이 제한적이다. 인력충원이 필요할 때만 홈페이지나 외국계 기업 취업전문 사이트에 공고를 낸다. 특히 사무직은 경력이나 인턴 출신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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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LBI(럭셔리 비즈니스 인스티튜트)에서 인천재능대학교 호텔관광과 학생들이 럭셔리 서비스 프로그램 교육을 받고 있다. LBI는 2009년 설립 이래 8000명 이상의 교육생을 배출한 아시아 최초 명품업체 전문 아카데미다. 국내 대학과 제휴를 맺고 이론 교육과 현장 실습을 병행하는 한편, 명품업체에서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장 전문가의 강의와 학생들의 토론과 발표로 수업을 한다. [사진 LBI]

이런 상황에서 업계 선배의 조언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큰 힘이 된다. 서울 강남에서 주얼리 회사를 운영하는 권정아(31·여) 대표는 명품업계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올 1월 스터디 모임을 열었다. 그는 미국 타일러예술대학에서 주얼리 디자인을 공부하고, 서울대에서 글로벌 MBA 석사, 프랑스 에섹 비즈니스 스쿨에서 명품 브랜드 매니지먼트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국내 모 브랜드 마케팅 부서에서 2년간 근무했다. 지난해 회사를 나와 사업을 준비하던 중 한시적으로 운영한 스터디는 인터넷 카페에 낸 공고를 보고 신청한 학생들과 일대일 코칭 형식으로 진행됐다. 권 대표는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첨삭, 면접 예상 질문 및 답변 작성, 모의면접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생들을 지도했다.

명품업계 취업 준비 이렇게
관심 기업 폭 넓게 조사, 면접 때 활용
인턴·매장직 지원, 경험 쌓으면 유리
필요 지식·태도 배우는 프로그램도

그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는 직무에 맞는 경험을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리테일 분야에 지원한다면 세일즈 관련 아르바이트 경험을 더 많이 넣는다든지, 매장기획자(VMD)에 지원하는 미대생이라면 전시회 개최 경험을 적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면접관들이 눈여겨 보는 것은 면접에 임하는 태도, 브랜드 관련 지식, 직무에 대한 열의”라며 “자신 있는 말투와 적극적인 자세는 물론 의상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컬러나 디자인을 고려해 센스 있게 입는 것이 좋고, 영어 면접에 대비해 브랜드 관련 자주 나오는 질문을 뽑고 영어 답변을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권 대표가 자신 있게 추천하는 팁은 바로 미스터리 쇼핑. 미스터리 쇼핑은 고객을 가장해 매장을 방문하고 직원들의 서비스 수준을 파악하는 리서치 기법으로 면접 시 직무에 대한 이해도와 열정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는 “면접 전 매장에 가서 분위기, 청결도, 디스플레이, 고객응대 등에 대한 평가서를 작성해 결과를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한다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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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대표는 명품업계 취업을 위해 “인턴십과 매장직을 적극 공략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사무직은 보통 1~2년 정도 인턴을 하다 결원이 생기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시스템”이라며 “당장 인턴으로 취업한 해당 기업에 자리가 없더라도 인턴으로 꾸준히 경력을 쌓다 보면 타 업체 취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에서는 우수 인재들이 매장 근무를 더 선호하고 이런 경험을 인정받아 핵심부서로 옮기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면세점이 늘면서 세일즈직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이런 인식이 퍼진다면 명품업계 문턱이 그리 높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업계의 화려한 겉모습에 현혹되기보다 이 분야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냉정하게 판단한 뒤 어학능력을 쌓고 전문지식을 공부하는 등 세부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전문교육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대안”이라고 귀띔했다.

2009년 부루벨 코리아의 다니엘 메이란(72) 대표가 설립한 LBI(럭셔리 비즈니스 인스티튜트)는 아시아 최초의 명품 전문 아카데미다. 프랑스 부루벨 그룹의 한국지사인 부루벨 코리아는 1960년 한국 진출 이래 루이비통·크리스찬 디올·펜디 등 다수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다. 2014년 중국 상해에 이어 2015년 제주도에 문을 연 LBI는 개교 이래 8000명 이상의 교육생을 배출했다. 메이란 대표는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둔 한국 명품 산업에 발맞춰 학생들이 전문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LBI의 교육은 취업 준비생과 임직원,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3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그중 럭셔리 서비스 프로그램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지식교육·직무교육·현장실습을 종합적으로 제공해 명품 리테일 환경에 부합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원 자격은 전문대졸 이상, 수업 기간은 이론과 실습 각각 1개월이며, 수업료는 100만원대 후반~200만원대 중반으로 수업 기간과 인원 수에 따라 달라진다.

수업은 현장 전문가의 강의, 그리고 학생들의 토론과 발표로 이뤄진다. 이곳의 교육을 총괄하고 있는 권윤정(45·여) 전무는 “루이비통 매장 매니저 출신 강사가 세일즈 테크닉을 전수하고, 밀레니엄 서울힐튼 트레이닝 매니저 출신 강사가 메이크업 노하우를 알려주는 식”이라며 “모든 과정이 끝나면 배운 것을 현장에서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실습하는 과정이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LBI는 인천재능대학교 호텔관광과와 함께 대학 특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7~8월 두 달간 럭셔리 서비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산업 현장에서의 직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지식·기술·태도 등의 내용을 국가가 체계화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를 기반으로 한 이번 프로그램은 정부 지원을 받아 학생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없으며 학점(2학점)도 인정받는다.

이곳에서 이론수업을 마치고 롯데면세점 소공점 루이비통에서 실습 중인 김가현(21·여)씨는 “고객 컴플레인의 원인과 유형 및 대응 방안을 배울 수 있었던 역할극 수업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또 크리스찬 디올에서 실습 중인 김연아(21·여)씨는 “면세점에 나가 보니 고객의 대다수가 중국관광객이란 사실에 깜작 놀랐다”며 “현장에서 필요한 중국어 실력을 키워 원하는 브랜드에 꼭 입사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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