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2인자’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기준 금리 인상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추세를 근거로 ‘9월 금리 인상론’에 힘을 실어줬다.
21일(현지시간) 피셔 부의장은 콜로라도 주 아스펜에서 한 연설에서 “식품ㆍ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 상승률 1.6%와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2%는 손에 닿을 만한 거리”라며 “(물가 상승 속도가) 연준의 기대 수준에 부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고용시장 상황도 지난 2010년 이후 인상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미국 실업률은 4.9%로 시장이 판단하는 완전고용 수준(실업률 4%)에 근접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8년 간 ‘제로(0) 금리’ 기조를 이어왔던 연준은 기준 금리 인상의 조건으로 2%대 물가상승률과 고용 시장 개선을 내세웠다.
피셔 부의장은 미국 경제의 향후 추세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그는 미국 GDP 성장률과 관련, “좋게 본다고 해도 평범한 수준이었지만 앞으로의 GDP 성장률은 회복될 것”이라며 “매우 약했던 기업투자가 회복되고 과거 달러 절상에 따른 부정적 효과도 줄어 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향후 미국 경제가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할 경우, 금리 인상 가능성은 그만큼 상승하게 된다. 9월 또는 12월에 연준이 제로 금리를 폐기하고 정상적 통화 정책 기조로 복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 여부를 두고 연준 안팎에서는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에도 연준위원 가운데서도 기준금리 인상을 두고 인상론과 신중론이 맞섰다.
이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총재 모임 ‘잭슨홀 미팅’에 쏠려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26일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하기로 예정돼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