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금메달 박인비, '골프 여제'로 우뚝 서기까지 발자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사진 뉴시스]

‘골프 여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메이저 3연승 업적을 시작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 최연소 명예의 전당 입회에 이어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박인비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올림픽 골프장에서 끝난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골프 최종 라운드에서 최종 14언더파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116년 만에 올림픽에 귀환한 여자 골프에서 영예의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지난 6월 명예의 전당에 최연소로 입회한 박인비는 자신의 바람처럼 이번 올림픽에서 골프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이번 올림픽 금메달로 박인비는 골프 선수 최초로 ‘커리어 골든 슬램’ 대기록을 세웠다. '커리어 골든 슬램'은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 금메달을 모두 석권하는 기록을 말한다. 1988년 다시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테니스에서는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1988년 한해에 4대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까지 석권하는 ‘캘린더 골든 슬램’을 달성한 바 있다. 남자 선수는 안드레 애거시(미국)와 라파엘 나달(스페인) 2명이 커리어 골든 슬램을 작성했다.

박인비의 골프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2002년 14세의 나이로 US여자주니어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박인비는 2008년에는 19세11개월의 나이로 US여자오픈을 정복하며 최연소 대회 우승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차세대 스타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긴 슬럼프를 겪었다. 4년 간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한 박인비는 골프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박인비는 스윙코치이자 남편이 된 남기협 프로를 만나면서 서서히 부활하기 시작했다. 남기협 코치와 함께 2012년 7월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기나긴 침묵에서 탈출했다. 약혼자 남기협 코치와 함께 투어를 다녔던 박인비는 2013년 역사적인 메이저 3연승 신화를 썼다.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에 이어 6월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인비는 US여자오픈까지 정복했다. 메이저 3연승은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63년 만의 대기록이었다.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오른 박인비는 2013년 한국 선수 최초로 올해의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2014년 3승을 수확했고, 2015년에는 마침내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LPGA 투어 선수로는 통산 7번째 나온 대기록이었다. ‘골프 영웅’ 박세리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박인비가 해냈다. 그리고 3년 동안 무려 메이저 6승을 추가한 박인비는 박세리의 아시아 최다 메이저 우승(5승) 기록도 넘어섰다.

박인비는 2015년 5승을 수확하며, 2013년 6승에 버금갈 정도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세계랭킹 1위 자리는 리디아 고에게 빼앗겼지만 박인비는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을 거머쥐며 LPGA 명예의 전당 입회 포인트 27점을 모두 채웠다.


▶ 관련기사
① 박인비, 116년 만의 골프 金 ­…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

② "그 어떤 대회보다 특별하다···한국 대표로 우승해 기쁘다" 소감
[화보] '골프여제' 박인비, 우승 확정된 후 환한 미소



명예의 전당 입회를 위해서 올해 ‘LPGA 10시즌 활약’만 남겨뒀다. 박인비는 올해 손가락 부상 암초를 만났다. 그러나 경기 중 기권을 하더라도 1라운드를 마치며 출전 경기 수를 채워나갔다. 그리고 지난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올해 10경기째를 소화하면 역사적인 명예의 전당 입회자가 됐다.

또 손가락 상태가 완전치 않았고, 마음 고생을 많이 했지만 결국 올림픽 금메달까지 거머쥐며 골프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