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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개 보석, 마법을 부리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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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3호 24면

앵캉타씨옹(Incantation) 링과 네크리스. 이어링. Vincent Wulveryck ⓒ Cartier

하이주얼리의 품격을 결정짓는 것은 보석의 퀄리티다. 아무리 디자인이 멋져도 퀄리티가 좋지 못하면 하이주얼리라는 영예를 얻기 어렵다. 다이아몬드라면 4C(캐럿·커트·컬러·클래리티)를 충족시켜야 하고 컬러스톤이라면 원산지·색깔·투명도·크기가 중요하다.


최상급 희귀 보석만 사용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살아있는 디자인을 메종의 장인들이 수백 시간에 걸쳐 만들어내는 까르띠에 하이주얼리 세계는 그래서 경이롭다. 올 가을 선보이는 까르띠에 하이주얼리 컬렉션의 주제는 ‘마지씨앙(Magicien)’. 마술처럼 신비하고 놀라운 29개의 주얼리가 주인공들이다. 각국 VIP만 초대해 파리 본사에서 진행한 공개 행사에 중앙SUNDAY S매거진이 다녀왔다.

오라클(Oracle) 네크리스. Vincent Wulveryck ⓒ Cartier 브레이슬릿. Amelie Garreau ⓒ Cartier 링. Vincent De La Fai l le ⓒ Cartier

경비가 엄중한 파리 까르띠에 본사의 사파이어 빌딩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여느 프레젠테이션과 달리 방 중앙 원형 테이블에서 1대1 미팅으로 진행돼 고객 입장에서 제품을 소개받는 느낌이었다. 이번 컬렉션은 디자인의 마법(Magic of Design), 빛의 마법(Magic of Light), 진실의 마법(Magic of Real)의 세 테마를 형성하는 29개의 하이 주얼리로 이뤄졌다.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돋보이는 ‘디자인의 마법’ 테마는 까르띠에의 디자인과 장인정신의 정수를 보여준다. 가장 돋보였던 것은 담당자가 “까르띠에에서도 처음 시도한 제품”이라고 귀띔한, 두 개의 형태로 변신하는 앵캉타씨옹(Incantation) 목걸이(사진 1)다. 플래티늄과 G컬러 VVS2 등급의 다이아몬드로 제작한 이 목걸이는 초커(35~41cm로 목에 딱 붙는 길이) 스타일로 전시돼 있었는데, 뒷 장식을 열어 윗부분이 아래로 가도록 뒤집자 프린세스(43~48cm의 일반 사이즈) 형태로 늘어나면서 아랫부분이 부채처럼 열렸다. 변신의 비밀은 양 끝을 연결해 목걸이의 중앙을 통과하는 가느다란 와이어. 이 와이어가 올라가고 내려가면 목걸이 끝이 모이고 벌어지며 자연스럽게 목선에 흘러내리도록 도와준다. 반지에서 탈착한 스리랑카 실론산 22.84캐럿 사파이어를 여기 부착할 수도 있다.


총 18.30캐럿의 강렬한 녹색 콜롬비아산 에메랄드 3개가 삽입된 오라클(Oracle) 목걸이(사진 2)는 빛의 물결이 가운데서 바깥으로 파동처럼 퍼져나갔다. 끝에 매달려 찰랑거리는 연(鳶) 형태의 다이아몬드 덕분에 춤을 추는 듯했다.


이 목걸이를 돋보이게 한 것은 물결 모양으로 가늘게 절단된 오닉스다. 다이아몬드 빛과 섞여 자칫 알아볼 수 없는 물결 모양이 멀리서도 선명하게 드러나 보이도록, 검정 오닉스를 하나하나 사이즈에 맞게 깎아 붙여 그림자 처리를 했다. 귀걸이와 반지도 마찬가지. 칠보나 에나멜 처리를 했어도 될 사이드면까지 천연 보석을 절단해 붙였다는 것이 핵심이다.

일루미나씨옹(Il lumination) 브레이슬릿과 링. Vincent Wulveryck ⓒ Cartier

5 메르베이유(Mervei l leux) 네크리스와 이어링. Vincent Wulveryck ⓒ Cartier 6 마지 블랑쉬(Magie Blanche) 네크리스. Vincent Wulveryck ⓒ Cartier 7 케찰(Quetzal) 네크리스. Vincent Wulveryck ⓒ Cartie

파이에뜨 솔레르(Pai l lettes Solaires) 네크리스와 링. Vincent Wulveryck, Vincent De La Fai l le ⓒ Cartier

움직일 때마다 투명한 무지개색으로 보여 ‘빛의 마법’ 테마에서는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가 삽입된 일루미나씨옹(Illumination) 팔찌(사진 3)가 돋보였다. D컬러, IF 등급의 31.16 캐럿 에메랄드 컷 다이아몬드를 중앙에 세팅했고, 탈부착이 가능해 반지로도 쓸 수 있다. 팔찌 조각 사이사이에 투명한 록크리스털을 삽입해 빛이 통과할 때마다 무지개빛 색채를 내뿜었다.


큰 다이아몬드 구(球)가 돋보이는 파이에트 솔레르(Paillettes Solaires) 목걸이와 반지, 귀걸이 세트는 플래티늄과 화이트 골드, 옐로 골드가 베이스다(사진 4). 구(球) 부분은 로즈 컷(아랫면은 평평, 봉긋한 윗면은 여러 개의 작은 삼각형 절단면)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목걸이와 귀걸이에 포도송이처럼 매달린 다이아몬드는 모두 옐로 색상의 삼각형 브리올레(나이트클럽 조명처럼 둥근 보석의 전 면을 작은 삼각 혹은 사각으로 절단해 빛을 반사) 다이아몬드다.


한 쪽 귀퉁이에 구멍을 뚫어 금속선을 삽입하는 세팅기술은 다이아몬드의 모서리 부분이 깨질 수 있어 섬세하고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하지만 금속으로 가리는 부분이 없어 사방에서 최대한의 빛을 내는 장점이 있다. 움직일 때마다 프리즘에 반사된 것처럼 투명한 무지개색 혹은 노란색으로 보였다. 한가운데 옐로우 다이아몬드가 태양의 묘한 빛을 발산했다. 선명한 옐로 다이아몬드와 최상급 컬러등급인 IF의 페어 커트(물방울 형태)가 극명한 색상대비를 이루며 팬시 컬러 다이아몬드의 희귀성과 아름다움을 한껏 뽐낸 클래식한 메르베이유(Merveilleux) 세트(사진 5)도 눈길을 끌었다.


목걸이 중앙에 20캐럿짜리 라이트 브라운 다이아몬드를 배치한 마지 블랑쉬(Magie Blanche) 목걸이(사진 6)에는 다양한 커트의 다이아몬드와 각기 다른 색상의 작은 진주를 사용했다. 현 진주시장에서 찾기 힘든 천연 진주를 비슷한 크기의 비슷한 색상으로 매치해 브라운 다이아몬드가 발산하는 빛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세 번째 테마인 ‘진실의 마법’ 코너는 자연의 생명력과 까르띠에의 창작력이 조화된 6개의 제품으로 구성됐다. 특히 아스텍 신화에 나오는 날개달린 뱀 케찰코아틀(Quetzalcoatl)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케찰(Quetzal) 목걸이(사진 7)는 부드럽고 우아한 물결라인이 압도적이다. 초소형 링크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착용했을 때 들뜨는 곳 없이 유연하고 매끄럽게 목 주변을 감싼다. 깃털의 가장자리는 블랙 래커로 칠해 두 층으로 제작된 디테일한 볼륨과 굽이치는 움직임 또한 생생하게 표현했다. 쿠션 형태의 캐포션으로 연마된 진홍색의 거대한 루벨라이트를 중앙의 꼬리부분에 물려 강렬한 컬러가 주는 신비로움을 극대화했다.

망드라고르(Mandragore) 이어링. Vincent De La Fai l le ⓒ Cartier

투명한 그린 색상의 가닛을 중앙에 세팅하고 작은 망드라고르 꽃무리가 귓볼에 딱 달라붇는 형태로 만든 망드라고르(Mandragore) 귀걸이(사진 8)는 사랑스러웠다. 브리올레 커트로 연마된 두 개의 베릴이 달린 망드라고르 목걸이가 한 세트다. ●


파리 글 김성희 중앙SUNDAY S매거진 유럽통신원 sungheegioielli@gmail.com, 사진 까르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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