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 빨치산 가문 첫 귀순…탈북 주영 외교관은 태영호 공사, 부인 오혜선은 김일성 동료 오백룡의 일가

중앙일보

입력 2016.08.18 03:01

업데이트 2016.08.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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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부인 및 자녀와 함께 한국으로 망명한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소속 태영호 공사. 그의 부인 오혜선은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동료인 오백룡 노동당 군사부장의 친척이다. [중앙포토, 유튜브 캡처]

이달 초 부인과 자녀를 동반해 망명길에 오른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소속(본지 8월 16일자 6면) 태영호(55) 공사(부대사급)가 부인 및 자녀와 함께 한국에 입국했다고 17일 통일부가 밝혔다.

오백룡, 당 군사부장 지내
아들이 오금철 부총참모장
태, 어제 부인·자녀와 입국
“체제 염증, 자녀 장래 고민”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통해 “태영호 공사가 부인·자녀와 함께 대한민국에 입국했으며 현재 정부의 보호하에 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의 입국 시기나 정확한 가족관계에 대해서는 “신변 안전 문제를 감안해 현 시점에선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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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이 1947년 6월 오백룡과 함께 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했을 당시 모습.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오백룡의 품에 안겨 있다. [중앙포토, 유튜브 캡처]

하지만 태영호 공사의 부인은 오혜선(50)으로, 북한군 총참모부 오금철(69) 부총참모장의 일가라고 대북 소식통이 전했다. 오금철 일가는 북한에서 최고 특권층에 속하는 ‘항일 빨치산’ 가문이다. 오금철은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이자 노동당 군사부장을 지낸 오백룡(1984년 사망)의 아들이다. 빨치산 가문이 탈북해 입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정부 당국자는 말했다. 오혜선은 대외무역·외자유치·경제특구 업무를 맡고 있는 대외경제성에서 영어 통역을 담당하던 요원으로, 홍콩 근무를 거쳐 2년 전 런던에 왔다고 한다.

정 대변인은 “태 공사는 지금까지 탈북해서 귀순한 북한 외교관 중 최고위급”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주영 북한 대사관에서 현학봉 대사에 이은 서열 2위 다. 태 공사의 망명 사유에 대해 정 대변인은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과 대한민국에 대한 동경, 자녀의 장래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북 소식통은 “태 공사는 런던 소재 북한 대사관에서 영사 업무와 함께 북핵이나 인권 문제 등과 관련한 북한 김정은 체제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 왔다”며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현지에 체류하는 다른 국가 외교관이나 영국 정부 관계자, 외신기자들과 교류해 오다 북한 소환이 임박하자 탈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의 공포정치와 대북제재 국면에서 빨치산 집안의 엘리트까지 체제에서 이탈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서재준 기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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