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고 새끼를 대신 키우게 하는 뻐꾸기의 독특한 번식과정을 담은 사진이 공개됐다.
이 사진은 낙동강유역환경청 자연환경과 직원이자 사진작가인 조재천(55)씨가 지난 7월 초부터 이달 중순 사이 경남 창원시에 있는 정병산 뻐꾸기를 찍은 것이다.
사진에는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둥지에서 부화한 뻐꾸기의 새끼가 붉은머리오목눈이 알과 갓 부화한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어내거나 붉은머리오목눈이 어미가 덩치 큰 뻐꾸기 새끼를 자신의 새끼로 알고 먹이를 물어다 주며 정성을 다해 키우는 모습 등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뻐꾸기의 이러한 번식방법을 탁란(托卵·deposition)이라 한다. 뻐꾸기는 5~8월 자신의 알과 색깔이 비슷한 붉은머리오목눈이, 개개비,종달새 등의 둥지를 선택해 1~2개의 알을 몰래 낳는다. 이 알은 보통 그 둥지의 진짜 주인 알보다 1~2일 정도 먼저 부화한다. 부화한 뻐꾸기 새끼는 다른 알과 갓 부화한 새끼를 본능적으로 모두 밖으로 밀어내 둥지를 독차지하고 다른 새의 어미가 주는 먹이를 먹으며 둥지를 떠날 때까지 20일가량 자란다.
뻐꾸기는 한국의 낮은 지대 숲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름새이다. 5~8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뻐꾹 뻐꾹’하고 우는 것은 수컷이다. 암컷은 ‘삐삐삐삐’하는 울음소리를 낸다.
낙동강유역환경청 홍성진 전문위원은 “생물의 신비함을 많은 분들이 느끼고 환경보전에 동참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뻐꾸기의 탁란 과정을 촬영해 공개했다”고 말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