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수영장이 '녹조라떼'가 된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2016.08.15 10:49

업데이트 2016.08.15 12:16

기사 이미지

브라질 리우 올림픽 수영장 물이 초록빛으로 혼탁해졌디.  선수들의 불만이 커지자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도 결국 수영장 물을 교체하는 극단적인 초치를 취했다.

관리업체가 투입한 과산화수소
염소소독제와 반응, 살균 방해
햇빛 노출 수영장 특성도 한몫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지난 9일부터 마리아 렝크 아쿠아틱센터의 다이빙 풀장과 수구 경기장 물빛이 녹색으로 바뀐 것은 녹조(綠藻) 생물이 번식한 탓이다.

요즘 대청호와 낙동강 등 국내 상수원에서 녹조가 자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폭염에 시달리는 서울과 큰 차이가 없는 요즘 리우 날씨이고 보면 녹조가 자라는 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환경단체에서는 낙동강 등의 녹조를 '녹조 라떼'로 부른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 이후 녹조(綠潮)가 심하게 발생해 마치 카페에서 파는 '녹차 라떼'처럼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녹조 생물이 번식한 것은 올림픽 다이빙 풀장과 수구 경기장은 지붕이 없는 구조라는 특성 때문이다. 강한 햇살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원래 수영장에서는 병원균 등 미생물이 자라지 못하도록 염소 소독을 실시한다. 염소 소독을 하면 녹조 생물도 파괴된다.

하지만 올림픽 수영장 관리업체는 염소 소독과 더불어 개막식 당일  과산화수소 80L를 퍼부었다. 과산화수소 자체도 세균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상처에 과산화수소를 바르는 이유다. 관리업체로서는 수영장 물을 더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과산화수소를 풀었겠지만 이게 문제를 일으켰다.

과산화수소가 염소 소독제와 반응, 염소 소독제를 중화시켜버린 것이다. 세균과 녹조생물을 제거하는 염소소독제 역할을 방해한 것이다. 평소처럼 염소 소독만 했다면 이번처럼 녹조가 심하게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결국 강한 햇살, 높은 온도, 염소 소독제 기능 상실…. 녹조 생물이 자라기 딱 좋은 상황이 된 셈이다. 올림픽 수영장은 녹조 배양장이 된 것이다. 한번 자란 녹조생물을 제거하기는 쉽지 않고, 결국 3800톤의 물을 교체하는 수밖에 없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얘기가 딱 이런 일을 두고 하는 일인 듯싶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