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는 친환경 올림픽? 환경파괴 올림픽?

중앙일보

입력 2016.08.14 00:02

업데이트 2016.08.1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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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올림픽의 주 관심사는 경제적 효과였다. 하지만 환경 오염이 세계적 이슈가 되면서 ‘친환경’이 새로운 올림픽 화두로 떠올랐다. 기점은 2000 시드니올림픽이었다. 시드니 시는 올림픽 경기장을 지으며 주변 습지를 그대로 보존했다. 관람객들에겐 경기장에 갈 때 대중교통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런던은 2012년 올림픽을 치르며 시내 곳곳에 나무 2000 그루 등 식물 30만 본(本)이 심었다. 리우도 개막식 테마를 ‘환경’으로 잡는 등 전 세계에 친환경 이미지를 심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이미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환경 파괴가 심각했고, 현재 상황도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도 나온다. 리우는 과연 ‘그린 올림픽’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지구의 마지막 정원을 가진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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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테마로한 리우올림픽 개막식.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우 올림픽 개막식에는 씨앗을 품은 화분을 든 소년이 나와 호평을 받았다. 꽃ㆍ바람개비 등 자연을 연상시키는 장식물을 단 자전거 공연단도 등장했다. 개막식 총 책임자 마르코 발리치는 “브라질은 지구 상에서 마지막 남은 큰 정원(아마존)을 가지고 있는 국가”라며 “이를 지켜내기 위한 희망을 전달하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림픽 메달도 친환경적으로 제작했다. 한국의 진종오 선수 등이 받은 금메달(총 812개)에는 환경 오염을 일으키는 수은이 전혀 들어있지 않는다. 은메달(812개)과 동메달(864개)엔 각각 약 30%씩 재활용 소재가 쓰였다. 메달의 목걸이 리본도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해 만든 것이다.

메달리스트에게 꽃다발을 주던 관행도 사라졌다. “메달 수여식 때 한번 쓰이고 대부분 버려진다”는 이유다. 과거 대회 땐 이렇게 발생하는 ‘꽃다발 쓰레기’만 수백 t에 달했다. 리우에선 메달 수여식 때 꽃다발 대신 나무 조각상을 선물로 주고 있다. 메달리스트들이 올라가는 시상대도 폐기하지 않고 가구 등을 만드는 데 재활용할 계획이다.

쓰레기 1만7000t, 음식물 6000t

친환경적으로 대회를 치르려 애썼다지만, 리우 올림픽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전 세계에서 비행기를 타고 리우를 찾은 대회 관계자만 2만8500여명이다. 관광객은 50여 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우 조직위는 대회 기간 이들이 총 6000t의 음식을 먹고, 1만7000t의 쓰레기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용되는 연료는 총 2350만ℓ, 에너지 소비 규모는 전세계 태양광 수요(2012년 기준)와 맞먹는 29.5GW(기가와트)에 달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배출되는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총 360만t이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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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하온

이미 환경 파괴가 심각한 곳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조정ㆍ요트 등 수상경기가 열리는 과나바라만이다. 이곳엔 하루 8200ℓ의 하수와 오물, 100t의 쓰레기가 유입된다. 악취가 심하고 물 위에 기름띠가 떠다녀 올림픽 개막 전부터 선수와 대회 관계자들의 우려를 샀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이곳에서 열린 주니어 조정 챔피언십에 참가한 미국 조정팀 40명 중 13명이 박테리아, 바이러스 감염 증세로 병원치료를 받았다.

주 정부는 대회 개막 전까지 만에 유입된 쓰레기의 80%를 제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지난 12일(한국시간) 여자 요트 경기에 출전한 벨기에 대표 반 애커는 경기 후 위장성 감염 증세를 보여 입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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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과 카누경기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라고아 경기장.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골프가 112년 만에 다시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새로 지은 골프장도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골프장 건설로 5만8500㎡ 넓이의 자연이 훼손된데다, 이곳에서 나오는 오폐수가 인근 강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6월 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에 멸종위기종인 재규어를 동원한 것도 논란이 됐다. 더욱이 이 재규어가 흥분 상태에서 사육사를 공격하려다 군인의 총에 사살되면서 동물보호단체들의 비판이 빗발쳤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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