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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환갑 맞은 두산 “내실 다져 지속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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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국내 최장수 기업으로 꼽히는 두산이 1일 120주년을 맞았다. 1일은 두산 창업주인 매헌 박승직이 1896년 서울 종로4가에 면포를 판매하는 ‘박승직 상점’을 연 지 120주년이 되는 날이다. 1940년대 창업자의 아들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으면서 ‘두산’이라는 이름을 처음 사용했다. 박두병 회장 아래서 두산은 50년대 무역업·OB맥주 등의 사업으로 규모를 키웠다. 60년대에는 건설·식음료·기계·출판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그룹의 기반을 다졌다. 81년에는 박두병 회장의 장남 박용곤(현 명예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으면서 3세 경영 시대를 열었다.

크고 작은 위기도 있었다. 특히 91년 경북 구미 두산전자 공장에서 발생한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의 파장이 컸다. 두산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났고 기업 재무 상황이 악화됐다. 두산은 식음료 사업과 OB맥주를 매각하며 급한 불을 껐다. 기존 소비재에서 건설·기계 등 중공업 중심으로 그룹의 중심축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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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는 그룹 경영권이 박두병 회장의 차남인 박용오 회장에서 3남 박용성 회장으로 승계되면서 이른바 ‘두산그룹 형제의 난’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엔 글로벌 건설경기 악화로 중공업 부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엔 두산인프라코어가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20대 신입사원에게까지 희망퇴직을 받아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두산은 알짜 자산을 매각하는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한창이다. 방산업체인 두산DST의 지분 50%(3500억원), 한국항공우주(KAI) 지분(3000억원),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사업부(1조1300억원)를 연이어 매각했다. 최근 2년간 3조원가량의 자금을 마련했다. 현재 진행 중인 두산밥캣의 기업공개(IPO) 작업까지 마무리되면 지난해 11조원 규모인 차입금 규모가 8조원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면세점·연료전지·수처리 사업 등 신성장동력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 3월 취임해 4세 경영 시대를 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특별한 행사 없이 지난달 31일 사내 포털에 기념사를 올리는 것으로 120주년을 맞았다. 박 회장은 글에서 “지금까지 어려운 고비를 맞아서도 단순히 버티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한 것이 두산의 저력”이라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 기업의 자세로 또 다른 100년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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