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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고교 라이프] 답 없는 문제집 팔아요… 일신여고 나눔장터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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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완전 싼 거 아니야?”
“영어 문제집인데 답이 없어. 공부 열심히 하려면 이런 거 사~!”

학교 복도가 흥정과 호객의 목소리로 울린다. 교실 안에선 한 학생이 학용품이나 옷, 생활용품 등을 들어 보이며 경매를 진행한다. 지난 12일 충북 청주 일신여고에서 열린 2학년 10반 나눔장터 현장이다.

일신여고 나눔장터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여는 바자회다. 학생들은 각자 쓰지 않는 물건들을 가지고 와 다른 친구들에게 판매하고, 수익금을 기부한다. 지난해 학급문집을 만들 기금을 마련하려고 처음 열었던 행사가 올해 더욱 크게 발전했다.

나눔장터는 학급별로 운영되며,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학급이 각각의 일정대로 행사에 참여한다.

복도가 왁자지껄 장터로 변한 점심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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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장터는 시작부터 끝까지 학생들이 직접 준비하고 진행한다. 계획을 세운 학급은 사전에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계산원·경매진행자 등의 역할을 나눈다. 집에서 안 쓰는 물건을 가져오고, 선생님들께 문제집을 기부 받아 판매 물품을 채운다. 실장의 주도로 가격을 정하는 회의가 열리고, 가격이 모두 결정되면 가격표를 붙인다. 친구들을 불러 모을 홍보지 만드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일반 장터 외에 별도로 열리는 경매에서는 경쟁력 있는 물건들이 판매된다. 1000원부터 시작해 최고가를 부른 학생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나눔장터 예정시간인 점심시간이 되자 많은 학생들이 몰려왔다. 각자 필요한 물건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구매했다. 많은 인기를 끈 캐릭터 스티커는 금세 ‘완판’됐다. 장터 개장 후 10분 정도 지난 뒤 교실에서 경매가 시작됐다. 새 책, 새 텀블러, 새 반팔티, 엽전, 강아지 한복 등으로 경매를 진행했다.

2학년 10반 나눔장터는 약 45분간 진행됐다. 수익금을 모아 계산해 보니 23만9450원이었다. 학생들은 수익금을 학교 이름으로 해외 구호 사업에 기부할 계획이다.

나눔장터를 이용한 학생들은 ‘기부’에 동참하는 의미 외에, 물품 구매 자체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영희 학생은 “필요한 물건을 싼 값에 살 수 있고, 즉석에서 흥정이 가능해 좋다. 판매하는 친구들 행동도 재미있다”고 말했고, 전은희 학생은 “자칫 버려질 수 있는 물건들이 학생들의 나눔장터라는 아이디어를 통해 쓸모 있는 물건이 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이번 나눔장터를 운영한 2학년 김수민 학생은 “처음에는 시간도 촉박하고 막막하기만 했지만 학급 아이들과 함께 협동하면서 잘 마무리 한 것 같아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수익금도 좋은 일에 쓰여서 더 좋은 경험인 것 같고, 반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돌아봤다.

글·사진=이진영·권용은·윤신아(일신여고 2)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일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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