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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잡아라…‘구름’띄운 국내외 IT거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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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배달의민족’은 올 1월 클라우드 시스템을 시험 도입했다. 클라우드 서버로 고객을 관리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결과에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도입 후 개발비를 기존 대비 50% 절감했고, 기획 단계에서 실제 제품화까지 걸리는 시간인 리드타임(lead time)도 30%나 단축했다. 김 대표는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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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미래창조과학부

국내 스타트업들 사이에서 ‘클라우드 열풍’이 불고 있다. 클라우드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게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인터넷을 통해 서버·데이터베이스(DB)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사용한 시간당·용량당 과금체계를 갖는다. ‘새는 돈’과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어 스타트업 사이에서 큰 인기다. 명함 인식·관리 앱 ‘리멤버’를 만든 드라마앤컴퍼니, 커플 전용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비트윈’을 만든 VCNC 관계자들도 클라우드 예찬론을 펼친다.

한국 클라우드 시장 연 20% 성장
아마존 독주 체제에 KT도 도전장
서버·DB 등 인프라 빌려 쓰면
벤처 입장선 개발비용·시간 절약

임세준 드라마앤컴퍼니 CTO는 “기존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RDBMS)를 쓸때는 장애 극복(failover) 전략을 잘 세워야 했지만 클라우드 기술 적용 후 ‘자동 장애 극복’ 같은 강력한 기능 덕분에 DB 관리비도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김명보 VCNC 엔지니어도 “클라우드 도입 후 아키텍처(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컴퓨터 시스템 전체의 설계 방식)를 변환하는 작업이 훨씬 쉬워졌다” 고 말했다.

이외에도 맛집 검색·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망고플레이트, 모바일 광고 플랫폼 업체인 IGA웍스, 부동산 정보 전문 앱 제작사인 직방, 집단지성 활용 번역 플랫폼을 제공하는 플리토 등이 클라우드를 잘 활용하는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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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미래창조과학부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기업이 늘며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2014년 5239억원이던 한국 클라우드 시장은 지난해 7664억원으로 성장했다. 해마다 평균 20%가 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마침 정부도 클라우드 육성 정책을 들고 나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K-ICT 클라우드 컴퓨팅 활성화 계획’을 통해 국가·사회 ICT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할 계획이다. 성장하는 시장을 둘러싼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는 스타트업을 겨냥한 판촉 전략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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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미래창조과학부

한국 시장 1위인 AWS는 지난 1월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 5월엔 콘텐트 전송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인 ‘엣지 로케이션’을 추가했다. 지난 한해 동안 722개에 달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오히려 사용료를 낮췄다. MS는 ‘비즈스파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165개국 10만여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MS의 SW를 3년 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하반기엔 중소기업을 겨냥한 ‘솔루션 인 어 박스’라는 마케팅을 시작한다. 오피스365, 고객관계관리 같은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번들로 묶어 제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IBM도 ‘카탈리스트’라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의 침투를 지켜만 보던 국내 기업들은 열리기 시작한 공공 시장을 노리고 있다. 공공 시장이란 정부·공기업·지방자치단체가 이용하는 클라우드 시장을 말한다. 국내 업체 가운데선 KT의 행보가 빠르다. 2010년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은 네트워크, IDC, 클라우드 솔루션까지 모두 갖췄다. 오는 9월에는 기존 서버와 클라우드 서버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목동에 건설한다.

LG CNS는 지난 5월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손잡고 공공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했다. 빅데이터·전자문서중앙화·웹방화벽·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3월부터 공공부문 관계자를 위한 무료 체험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LG CNS 클라우드사업팀 관계자는 “공공 부문에 필요한 서비스를 중소협력 업체에게 공급하며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탁·이창균 기자 yt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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