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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 데뷔 20주년 맞은 ‘원조요정’ S.E.S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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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밝은 바다, 털털한 유진,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슈가 털어놓는 소녀(少女)가수로서의 인생… 국내 최초 걸그룹으로 눈부신 성공 일군 후 각자의 길을 걷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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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자 아이돌그룹 ‘S.E.S’의 등장은 1990년대 국내 가요계를 뜨겁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리더인 바다는 “유진, 슈와 함께 했기에 S.E.S가 그만큼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1997년 한국의 첫 여자 아이돌그룹 ‘S.E.S’의 데뷔는 신드롬 그 자체였다. “넌 내꺼라는 말이 듣고 싶어”라는 당돌한 고백을 담은 가사를 부르며 나타난 이 그룹의 멤버(바다·유진·슈)는 모두 10대 소녀였다.

“조만간 무대 위에서 함께 만나요~”

당시 바다의 나이는 열일곱 살, 유진과 슈는 열여섯 살이었다. 요즘은 10대 소녀의 가수 데뷔가 흔한 일이 됐지만 20년 전에는 전례 없던 ‘소녀그룹’의 등장이었다. 대중의 반응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1세대 아이돌그룹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S.E.S’는 6년간의 짧은 활동 끝에 2002년 그룹 해체를 맞는다. 이후 바다는 국내 뮤지컬계에서 스타로 거듭났고 유진은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슈는 일본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며 한류를 이어갔다.

중간에 겹경사도 있었다. 2010년 결혼한 슈는 세 아이의 엄마가 됐다. 유진도 이듬해인 2011년 결혼해 지난해에 딸을 낳았다.

가정과 일을 병행하며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는 그녀들이 5월 28일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월간중앙>과 특별한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S.E.S는 서울 명동 L7 루프탑 플로팅에서 소외계층 어린이돕기 자선행사 ‘S.E.S 그린하트 바자회’를 열었다. ‘S.E.S’가 기획부터 준비,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한 이 행사는 올해로 8년째를 맞았다.

본래 바다, 유진, 슈 등 ‘S.E.S’ 멤버 3인의 애장품을 판매한 수익만으로 불우이웃을 돕다가 점차 사회 각계의 참여가 늘면서 2014년부터는 유니세프와 공동주관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출산 후 소외계층 어린이에 대한 관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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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한데 모인 건 참 오랜만이죠? 개인적인 활동으로 바빴을 텐데 바자회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해요.

유진_최근 제가 출산을 했잖아요. 아이 낳고 정신 없었지만 바자회만은 놓칠 수 없었어요. 필요한 분에게 도움드릴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잖아요.

처음에는 후원도 없이 바다언니 혼자, 그야말로 살림을 털어서(웃음) 시작했었는데요. 저는 별 생각 없이 ‘뭐 건질 거 없나?’하는 마음으로 어슬렁거리며 (바자회에) 왔다가 힘들게 봉사하는 언니를 보고는 마음이 짠해졌죠. 도저히 혼자 내버려둘 수 없더라고요.

바다_ 유진은 정말 의리 있는 친구예요. 바자회를 처음 시작했을 때 혼자 낑낑거리면서 물품을 옮기고 있었어요. 그때 유진이 다가와서는 짐을 옮겨주면서 ‘이거 내년에도 할 거야?’라고 묻더군요. 이듬해부터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행사장에 유진, 슈가 나타났죠. 이제 다들 애엄마여서 바쁠 텐데도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바자회를 위해 팔을 걷어붙여요.

유진_ 그때부터 매년 각자 애장품을 모아놓고는 “다음 달 바자회 하는 게 어때?” 한 멤버가 즉흥적으로 제안하면 번개처럼 바자회 준비가 착착 진행돼요.

바다_ “좋아, 지금이야!” 이러면서 순식간에.(웃음)

그런데 바다 씨는 왜 바자회를 시작하게 됐어요?

바다_ 그룹을 떠나 개인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매년 팬미팅 행사를 했었어요. 이전에는 팬미팅을 하면 2000여 좌석이 관중으로 꽉 찼는데 해가 갈수록 왠지 (관중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고(웃음) 그 꼴을 못 보겠는 거예요. 그래서….

유진_ 언니, 농담하지 말고 솔직히 말씀 드려.(웃음)

바다_ (유진을 바라보며) 아냐, 진짜야. 보통 팬미팅에서 ‘바다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세요’ 이렇게 질문답변 시간을 갖잖아요? 그런데 이젠 다들 반응이 시큰둥해요. 워낙 오래된 팬들이라 저에 대해 별로 궁금해 하지도 않는 거죠. 기껏 나온 질문이 ‘결혼 언제 할 거예요?’예요. 이런 상황이라 슬슬 불안해지고.

그래서 ‘우리 팬들과 좀 더 뜻 깊은 시간을 만들어보자’하고 고민한 끝에 자선행사를 기획하게 됐어요. 바자회를 열고 팬들을 초대하기 시작했던 게 시작이었는데 지금 이렇게 시민께서 참여하실 정도로 규모가 커졌어요.

바자회에 직접 애장품을 기부한다고 들었는데 주로 어떤 물품이 있나요?

유진_ 초창기에는 국제시장인 줄 알았어요.(웃음) 혹시 1990년대에 유명했던 메이커 ‘롤롤’ 기억하세요? 지금은 구하기 어려워진 메이커 의류가 잔뜩 있었어요. 대부분 바다언니가 평소 너무나도 아끼던 옷들이에요.

바다_ 그런데 슈가 참여하면서부터 바자회 분위기가 좀 달라졌어요.

슈는 인터뷰 현장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육아 때문에 출발이 늦어졌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S.E.S’의 ‘막내요정’이었던 그녀는 이제 아들과 쌍둥이 딸의 엄마다.

“죄송합니다~!” 저 멀리서부터 양해를 구하며 헐레벌떡 나타난 슈는 20년 전 그때처럼 상큼한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다. 가녀린 사슴 같은 몸매도 여전했다. 그녀가 세 아이의 엄마라는 게 믿겨지지 않았다. 초면인데도 환하게 웃으며 이런저런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모습이 엉뚱하기도 하고 무척 사랑스러웠다.

마침 슈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어요

슈_ 아, 그래요? 안녕하세요. 늦어서 죄송해요. (기자 명함을 받으며) 어머, 진짜 이름이에요? 세상에….

바다_ 우리 슈, 참 귀엽죠? 슈가 참여하고부터는 기저귀, 물티슈 같은 아기용품 후원이 많이 들어와요. 덕분에 물품이 다양해졌죠. 그녀가 바자회에 처음 참여한 날을 잊을 수 없어요.

유진_ 글쎄 해맑은 얼굴로 고등어 굽는 기계를 가져온 거예요. “언니, 이거 엄청 잘 구워져. 적외선으로 굽는 거래” 이러면서요. 그런데 놀랍게도 그게 제일 인기가 좋았어요. 너도나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결국 경매에 붙여야만 했죠.

슈_ (유진, 바다 보며) 그 고등어 기계, 되게 좋은 거야. 은근히 구하기 힘들어.

“라이벌요? 내 오른쪽과 왼쪽에 있는데 누굴 신경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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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굽는 기계요? 다른 건 없었나요?

바다_ 그때 슈가 대뜸 “아, 맞다! 우리 애기 젖병도 기부해도 돼? 그것도 정말 좋은 거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말했어요. “그래. 팍팍 삶아서 가져오렴.”

유진_ 사실 그때 고등어 굽는 기계랑 젖병을 보고 내심 놀랐거든요. ‘저런 걸 왜 갖고 오지?’(웃음) 했죠. 그런데 이듬해가 되어서야 이해되더라고요.

바다_ 유진도 지난해 출산하더니 애기 배냇저고리를 가져왔어요. 여배우만 기용한다는 업계 관행을 깨고 국내 여가수 최초로 화장품 모델을 했던 그녀가 배냇저고리를 들고 올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이날 바자회에서 바다는 의류와 액세서리를, 아기엄마가 된 유진과 슈는 유아용품을 주로 내놓았다. 이번에 슈가 가져온 애장품은 장난감이었다. 그녀는 장난감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진지하게.

분위기가 무르익자 바다는 경매에 올라간 목걸이의 값을 높이기 위해 목걸이를 걸고 살사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자선물품을 팔기 위해서라면 (목걸이를) 배에 걸고 벨리댄스도 출 수 있어요.” 그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즐거운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던 유진은 “제 평생 바다 언니보다 밝은 사람을 본적 없어요”라고 귀띔했다.

바자회는 어느덧 1990년대를 아로새겼던 요정들의 작은 콘서트로 변해갔다. 바자회를 찾은 시민들은 옛 추억에 사로잡힌 듯 뭉클해진 눈망울로, 때로는 시종일관 들뜬 표정으로 이 바자회를 즐겼다.

이번 행사에는 10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수익금 전액은 유니세프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기부됐다. 유진과 슈는 “예상보다 많은 분이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 출산 후 소외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 바자회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E.S의 데뷔곡 ‘I’m your girl’은 첫무대와 동시에 음악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 곡은 평론가들로부터 “요정의 등장을 알리는 전주였다” “현재까지 그 어떤 여자그룹도 뛰어넘지 못한 신비로움을 간직한 곡이다”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무명시절 없이 데뷔하자마자 스타가 됐어요. 큰 인기에 자칫 거만해질 수도 있었을 텐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보냈었나요?

유진_ 뭐든지 처음이 중요하잖아요. 첫 여자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고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책임감도 뒤따랐어요. 그만큼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죠.

슈_ 특히 ‘요정’이라는 신비로운 이미지 때문에 유명해졌잖아요. 팬들에게 실망 끼쳐드리지 않게 늘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바다_ 맞아요. 슈는 그런 면에서 되게 프로였어요. 3집 활동 때 슈가 단발머리를 했었는데 한번은 생방송 직전에 “‘H.O.T’의 문희준 선배님 머리처럼 됐다”면서 머리를 다시 감고 나오더라고요.

한국의 ‘올리비아 핫세’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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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S’의 성공 후 ‘핑클’을 비롯해 많은 여자 아이돌그룹이 등장했는데요. 라이벌은 누구였어요?

바다_ 저는 다른 여자 아이돌그룹을 라이벌로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왼쪽엔 슈가, 오른쪽에는 유진이 있는데 누굴 신경 써요. 얘네랑 경쟁하는 것도 얼마나 벅찼는데요.

유진, 슈_ : (일동 웃음)

바다_ ‘S.E.S’ 멤버가 되기 전까지는 세상이 제 중심으로 도는 줄 알았거든요? 빼어난 미인은 아니지만 저만의 매력으로 고등학교 때 완전 유명한 애였는데 ‘S.E.S’에 들어오고서는 완전 멘탈 붕괴됐잖아요.

그래서 ‘인생은 원래 멀리 봐야 하는 거야’ 하고 마음을 다독였죠. 어차피 가까이서 봐봤자 얘네의 미모만 눈에 들어오니까요.

특히 유진 씨는 미모로 유명했죠. 별명이 한국의 ‘올리비아 핫세’였잖아요.

바다_ 게다가 그녀는 자연 미인이죠. 한번은 지나가는 다른 그룹의 멤버가 “나도 코 수술하면 유진보다 예쁠 수 있어”라고 했었는데요. 그때 그걸 언뜻 들은 유진이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얼굴 전체를 돌려 깎고 와봐라. 나만큼 예쁜가.” 저도 그 말에 완전 동의했잖아요.

유진_ 내가 그랬다고? 저는 그런 말 한 기억이 안나요.(웃음)

미모 때문인지 ‘S.E.S’ 하면 여전히 요정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녀요. 비결이 뭐에요?

슈_ 아직 시집 안 간 바다언니가 대답하는 게 좋겠어요.

바다_(슈 보며) 시집 얘기가 왜 나오니? 나까지 시집가면 팬들이 서운해서 안 돼. 그래서 안 가고 버티고 있는 거잖아.

슈_ 그럼 몰래 결혼해. 영화배우 성룡처럼.

유진_ 그거 좋다.(웃음)

저기, 미모를 유지한 비결을 물어 봤는데….(웃음)

바다_ 데뷔곡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해주신 홍종호 감독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조명을 너무 환하게 해주셔서 영상을 보면 얼굴이 너무 하얗게 나온 나머지 코 부분이 안 보여요.(웃음) 덕분에 팬 분들께서 저희의 얼굴 인식을 제대로 못하셔서 세월이 지나도 저희가 나이든 걸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이제 100세 시대니까 요정 타이틀을 유지하려면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유진_ (바다를 보며) 이제부터 열심히 시술을 받아야 하나?

바다_ 됐고… 1일 1팩 얼굴 마사지를 습관화해봐.

슈_ 그것도 시간이 있어야 하죠. 애 생기니까 관리할 시간이 없어요.

바다_ 그럼 잘 때 팩을 얼굴에 붙이고 자.

슈_ 안 돼. 붙이고 자면 (얼굴이) 더 건조해져.

바다_ 잠결에 떼면 되잖아.

다들 너무 사이가 좋으셔서 인터뷰 진행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웃음) 어릴 때부터 스타였는데 그런 생활이 갑갑하지는 않았나요?

슈_ ‘S.E.S’ 활동할 때는 밖에 나가질 못했어요. 숙소에서 셋이 스티커 사진 찍고 다이어리 꾸미고 그랬어요. 한번은 동대문시장이 가보고 싶은 거예요. 얼굴에 비닐봉지 쓰고 몰래 빠져나가다가 매니저 오빠한테 붙잡혔어요. “뭘 갖고 싶니? 오빠가 대신 사다 줄게”라는 말을 듣고 조용히 숙소로 돌아왔죠.

바다_ 명동도 가보고 싶었었는데 결국 못 갔어요. 숙소를 간신히 탈출해도 막판에 보디가드 오빠들에게 반드시 잡히고 말았어요.

보디가드도 있었나요?

바다_ 저희가 첫 여자 아이돌그룹이었잖아요. 아마도 보디가드가 있었던 전무후무한 그룹이었을 거예요. 남자 아이돌그룹의 팬들이 저희를 시샘하셨는지 위협의 의미로 면도칼 같은 걸 소포로 보내기도 했거든요.

나중에 ‘핑클’이 데뷔했을 때 안도감이 들더라고요. ‘환영한다. 이젠 너희가 우리와 총알을 같이 맞자’ 속으로 그랬죠.

유진, 슈_ 맞아, 맞아.(일동 웃음)

냉정한 연예계에서 대중과 평단의 지지를 동시에 받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S.E.S’는 이것을 이룬 몇 안 되는 아이돌그룹이다.

정병기 음악평론가는 “S.E.S는 한국 아이돌의 교과서 같은 그룹이다. 단순히 성공보다는 평정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데뷔하자마자 기존의 여자가수들을 무너뜨리면서 가요계의 확고부동한 위치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대중의 ‘눈’과 평론가의 ‘귀’를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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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집 앨범부터는 실험적이고 성숙한 음악을 추구하기 시작했는데요.

바다_ 스무 살 무렵부터는 사회에 나가는 마음가짐으로 음악에 임했어요. 여성성을 드러내는 섹시한 옷을 입기보다는 보이시하게 양복에 넥타이를 맸죠.

슈_ 그때부터 셋이서 가사를 쓰는 등 정말 음악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어요.

유진_ 당시 립싱크를 하는 게 주류였는데 바다언니 덕분에 라이브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 4집 때부터는 거의 라이브만 했었던 것 같아요.

‘S.E.S’는 대중에게 아이돌도 노래를 잘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첫 그룹이었다. 리드보컬 바다의 압도적인 음역 대와 청초한 음색은 대체 불가능한 마스터피스라는 호평을 받았고 슈와 유진이 가진 새초롬한 음색의 저음은 ‘S.E.S’의 화음을 완성하는 귀중한 키(key)였다.

또한 6년이라는 짧은 활동기간 동안 국내 단일 여자그룹 사상 가장 많은 음반 판매량(1997~2002년 집계 약 355만 장)을 올리며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호평은 해외로 이어졌다. ‘S.E.S’는 1998년 한국 가수로는 두 번째로 미국 빌보드지에 ‘새로운 아시아 스타’라고 소개되며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 시장을 개척한 최초의 한류 여성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S.E.S’ 컴백을 기다리는 팬이 여전히 많아요.

바다, 유진, 슈_ 사실 저희도 같은 심정이에요. 함께 무대 위에 설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바다 씨와 슈 씨가 ‘S.E.S’ 기념무대를 선보여서 큰 화제가 됐는데요

유진_ 저는 그때 뱃속에 아이가 있어서 무대에 오를 수가 없었어요. 너무 아쉬웠죠. ‘S.E.S’가 함께 공연할 기회가 다시 왔으면 좋겠어요.

재결합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인가요?

유진_ 저희가 자선 콘서트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있어요. 실은 이번에 바자회를 준비하면서 멤버끼리 그런 얘기를 나눴어요. ‘정식 컴백은 아니더라도 다시 한 번 뭉쳐보자’라고요.

바다_ 저희가 곧 20주년이잖아요. 오늘 바자회처럼 좋은 의미만 있다면 머지않아 한 무대에 오르겠죠? 유진 말대로 ‘S.E.S’ 자선 콘서트는 꼭 하고 싶어요,

슈_ 당연히 무대에 대한 갈증이 남아 있죠. 함께 공연할 날을 기대하고 있어요. 진심으로요.

만일 다시 한 무대에 선다면 기존의 앨범에서 리메이크 해보고픈 곡이 있나요?

바다_ 3집 타이틀 곡 ‘love’를 잔잔하게 편곡해서 부르고 싶어요. 꿈속에서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을 떴을 때 내 옆에 있는 느낌으로요.

슈_ 어머, 요즘 ‘love’ 다시 듣고 있는데 신기하네요. 저는 데뷔곡 ‘I’m your girl’을 어쿠스틱하게 불러보고 싶어요.

유진_ 저는 일본 활동 때 불렀던 ‘Believe In Love’요.

바다, 슈_ 그 곡도 참 좋은데. 우리 참 좋은 곡이 많다. 그치?

“앞으로도 우리는 함께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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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룹이 이렇게 오래 우정을 나누며 모범적인 연예활동을 해오기 쉽지 않은데.

바다_ 지금은 걸그룹 ‘아이오아이(I.O.I)’가 첫사랑이듯이 저희도 한때 누군가에게는 ‘요정’이었고 ‘첫사랑’이었잖아요. 그분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게 노력하는 것도 연예인의 바람직한 자세라고 생각해요. 늘 관리하고 노력하죠.

유진_ 아이오? 아이유 말하는 거야?

바다_ ‘I.O.I’를 모른단 말이야? 더 이상 못 참아. 인터뷰 중단해.

바다,슈_ (일동웃음)

유진_ 걸그룹 ‘AOA’는 아는데 ‘I.O.I’는 누구죠? 솔직히 요즘 후배들은 우정 지키기 어려울 것 같아요. 도대체 몇 명이야.

슈_ 어떤 그룹은 10명이 넘더라고요. 자기들끼리 파악하기도 어렵겠어요.

바다_ 그래서 데뷔하기 전 이수만 선생님께 ‘S.E.S’는 3명 이하로 만들어주세요. 그 이상의 인원은 제가 리더로서 관리하기 어려워요’라고 조언 드렸었죠.

조금 있으면 데뷔 20주년이에요. 컴백하게 되면 출연하고픈 프로그램 있어요?

바다_ 일전에 MBC <무한도전>에서 슈와 함께 출연한 적이 있는데 그때 유진이 임신 중이라 못 나왔어요. 태호 피디님이 무척 아쉬워하셨어요. 그래서 컴백할 때 <무한도전> 나오는 걸로 약속 드렸는데….

미국의 엘렌쇼처럼 JTBC <뉴스룸>에서 컴백 무대 갖는 건 어때요? 손석희 앵커 앞에서 공연하는 거죠.

바다, 유진, 슈_ 어머. 좋다~ 좋은데요?(웃음)

앞으로 ‘S.E.S’를 TV에서 자주 봤으면 좋겠어요.

바다_ 슈가 요즘 힙합경연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 푹 빠졌는데요. 저는 슈가 거기에 나와서 랩을 했으면 좋겠어요. “너네 나 알어? 나 진짜 요정. 너네 나 몰라? 모르면 저리 꺼져.”

슈_ 뭐야~~.(웃음)

바다_ 쌍둥이 딸이랑 같이 그룹 만드는 건 어때? 윌 스미스의 ‘Just Two Of Us’처럼.

유진_ 좋다, 좋다.

다들 계획은 어떻게 돼요? 유진 씨는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데.

유진_ 배우로서의 성공과 커리어에만 너무 매몰되기 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에 만족하며 주변을 돌아보면서 살고 싶어요.

슈_ 어떻게 보면 저희는 너무 어린 나이에 톱(Top)을 경험해봤잖아요. 굉장히 감사한 일이죠. 덕분에 매사 초연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바다_ 결론은 앞으로도 우리는 함께할 거라는 거죠.(웃음) 유진, 슈와 함께 했기에 S.E.S가 그만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유진, 슈 보며 진지하게) 우리 셋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못 왔을 것 같아.

바다는 6월 13일 새 앨범 <플라워(FLOWER)>를 발매했다. 바다는 “음악은 귀로 맡는 향수라고 생각한다”며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총 3장의 프로젝트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S.E.S’의 컴백을 기대하는 팬들에게 기분 좋은 소식이 머지않아 들려올 것 같다.

- 글 김포그니 기자 pognee@joongang.co.kr 사진 오상민 기자 oh.sa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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