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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메리카니즘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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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후보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그는 과거 대선후보들이 즐겨 쓰던 꿈이나 희망 같은 단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미국인이 다시 1등이 될 것” “아메리카니즘(미국주의)이 새로운 신조가 될 것”이라며 신고립주의를 공식화했다. [AP=뉴시스]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21일(현지시간) 후보 수락연설에서 “이제는 글로벌리즘(Globalism·세계주의)이 아니라 미국 우선 (America First), 즉 아메리카니즘(Americanism·미국주의)이 우리의 새로운 신조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공화당 대선후보 수락연설
“미국인이 다시 1등 될 것
한·미 FTA가 일자리 죽여”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도 시사

그는 이에 따라 자신이 대통령이 될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모든 무역협정의 재협상 등 보호무역 ▶법과 질서의 행사를 통한 안전 회복 ▶불법이민 통제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수락연설을 마지막으로 지난 18일부터 열린 나흘간의 공화당 전당대회는 마무리됐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후보로 결정하는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오는 25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열린다. 트럼프는 “나의 경쟁자(클린턴)는 미국 내 중산층을 파괴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그리고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도 지지했다”며 “난 우리 노동자를 해치거나 우리의 자유와 독립을 해치는 어떤 무역협정에도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중국과 그리고 다른 많은 나라의 끔찍한 무역협정을 완전히 재협상할 것”이라며 “재협상은 미국을 위해 더 좋은 거래를 끌어내기 위한 NAFTA 재협상을 포함하는 것이며 우리가 원하는 협상을 얻지 못하면 협상장을 걸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국을 우선에 두지 않는 정치인들이 우리를 인도하는 한 다른 나라들은 미국을 존경심을 갖고 대우하지 않을 것”이라며 “2017년에 모두 바뀔 것이며 미국인은 다시 한번 1등이 될 것”이라고 정권교체를 통해 ‘미국 우선주의’를 회복하자고 강조했다. 이는 공화당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고수해온 전통 노선과의 결별을 의미하는 것으로 ‘신고립주의’를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

트럼프의 이 같은 주장은 그동안 경선 과정에서 계속 나온 것이긴 하지만 이날 공식 후보 수락연설에서 명확하게 선언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집권 시 기존 동맹 구조 및 대외 정책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트럼프는 수락연설에 앞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1953년부터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대가로 평화가 유지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국에서 평화가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답했다. 주한미군 효율성에 회의를 표하며, 철수 가능성도 열어놓은 셈이다. 그러면서 "북한은 점점 더 미쳐가고 있고 점점 더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보일러(boiler) 같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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