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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다른 5자녀 내세워 ‘가족 사랑’ 역발상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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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번의 이혼과 3번의 결혼, 엄마가 서로 다른 5명의 자녀, 복잡한 사생활.

10세 막내 빼고 늘 함께 움직여
부통령 후보 펜스 발탁에 영향력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이 같은 약점을 감추기는커녕 ‘가족 마케팅’의 핵심으로 활용하는 ‘발상의 전환’에 성공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8일 “역대 대통령 후보 중 출마 시 이혼경력이 있는 건 그동안 로널드 레이건이 유일했다”며 “그러나 트럼프는 ‘복잡한 사생활 같은 건 이미 끝난 일이고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실제 유권자들도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현 부인인 멜라니아가 전처 자식들과 함께 남편의 선거를 돕고 찬조연설에서 ‘트럼프 가족의 사랑’을 강조하는 모습이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전당대회 첫날과 둘째 날에도 열 살의 막내 배른 트럼프를 제외한 트럼프의 4명의 성인 자녀는 늘 함께 움직였다.

CNN은 지난주 부통령 후보 결정 당시 트럼프의 결단을 이뤄낸 것도 이들의 ‘인디애나 긴급 작전’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유세차 방문한 인디애나주에서 지난 12일 자가용 비행기가 고장 나 하루 더 묵게 되자 이들 자녀는 함께 인디애나로 출장을 떠나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를 만나본 뒤 즉각 부친에게 “펜스로 결정하자”고 재촉했다 한다.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도 급속히 커지고 있다. 티파니를 제외한 3명의 자녀는 매주 선거캠프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트럼프의 핵심 측근이던 코리 르완도스키를 경질한 건 장남 트럼프 주니어였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이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은 트럼프에게 연락하기 위해선 선거캠프가 아닌 이들 자녀에게 전화를 걸어야 한다. 이방카는 이번 대선에서 뉴욕주, 차남 에릭은 경합지인 펜실베이니아주를 맡게 될 전망이다.

클리블랜드=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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