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공사현장서 넘어진 크레인 빌미…건설사에 2억4000만원 뜯어내

중앙일보

입력 2016.07.20 14:37

업데이트 2016.07.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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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 이충동 KTX 7공구 건설현장에서 쓰러진 크레인

수도권 고속철도(KTX) 공사현장에서 운전자 과실로 쓰러진 크레인 사고가 시공사 책임이라며 건설사를 압박해 돈을 뜯어낸 노동단체 간부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공동공갈 혐의로 수도권의 한 건설기계노조 지회장 A씨(49)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0월 4일 평택시 이충동 KTX 7공구 건설현장에서 조합원 B씨(44)의 크레인이 앞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시공사인 대형 건설사를 압박해 2억4000만원을 갈취한 혐의다.

이들은 사고 발생 다음날부터 8일간 수리비 등을 달라며 7공구 공사 관계자들과 여섯 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였는데 건설사 측에서 ‘운전자 과실로 책임이 없다’고 하자 집회를 열어 압박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해당 건설사는 사전 안전교육도 정상적으로 실시한 만큼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오다 공사기간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해 결국 보상금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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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는 모습

A씨 등은 보상이 결정되자 같은 달 26일 쓰러진 크레인을 옮겼다. 건설사는 23일간 일부 구역의 공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 크레인 소유주 B씨는 보상금 중 1000만원을 지회 발전기금으로 내고 6800만원은 크레인 수리비로 사용했다. 나머지는 1억6200만원은 폭스바겐 차량 할부금 등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조사에서 A씨 등은 “조합원의 권익을 위해 교섭·집회 등 활동을 벌인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건설사는 운전자 과실이 크레인 전도사고의 원인인줄 알면서도 공사가 지연될 경우 물어야 하는 하루 8700만원의 지체상금을 피하려고 어쩔 수 없이 돈을 건넨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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