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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 9층 목탑 본 뜬 ‘중도타워’ 경주에 우뚝 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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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서라벌 옛 터전 경주에 9층 탑 양식의 건축물이 위용을 드러냈다.

재단법인 중도, 보문단지에 완공
높이 68m에 숙소·다목적홀 등
9층 법당 난간서 관광단지 한눈에
500m 떨어진 경주타워와 ‘혼례’

신라 선덕여왕 때 세워진 황룡사 9층 목탑을 본 뜬 높이 68m의 ‘황룡원 중도타워’다. 재단법인 중도가 2011년 경주시 신평동 보문관광단지에 착공해 5년 만에 완공한 뒤 최근 공개했다.

중도타워는 황룡사 9층 목탑과 달리 소재가 철골과 목재로 지어졌다. 연면적 5400여㎡에 지하 1층, 지상 9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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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원 쪽에서 바라본 중도타워 전경. [사진 송의호 기자]

지난 14일 중도타워 안을 둘러보았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9층으로 올라갔다. ‘대원정사(大圓精舍)’란 법당이 있다. 석가모니 불상이 보인다. 왼쪽엔 노부부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중도타워는 동국산업 장상건(82)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재단이 세웠다. 초상화 속 인물은 장 회장의 아버지인 동국제강 그룹을 창업한 고 장경호 회장이다. 창업 회장은 불심이 깊어 대중불교운동을 벌이고 대한불교진흥원을 설립했다. 그 정신을 이은 서울 대원정사의 경주분원이다.

9층에는 4면을 따라 보문관광단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난간이 만들어졌다. 동남쪽 북천 건너편으로 경주엑스포공원에 들어선 음각한 황룡사 9층 목탑 ‘경주타워’가 보인다. 불과 500여 m 떨어져 있다. 이들 두 탑은 지난해 10월 경주시장의 주선으로 ‘신랑’ 중도타워와 ‘신부’ 경주타워가 혼례를 치르기도 했다.

중도타워는 내부에 A형의 철 기둥이 세워져 하중을 지탱한다. 노출된 비스듬한 철 기둥은 목재로 덮여 있다.

8층은 스카이라운지이자 전통찻집 등으로 활용된다. 7층은 전체가 객실 하나로 꾸며졌다. VIP용 ‘황룡실’이다. 하루 이용에 100만원을 받을 예정이다. 6층은 귀빈실 두 개로 꾸며졌다. 3·4·5층은 세미나나 포럼을 열 수 있는 다목적홀이다. 2층은 공간을 나눠 위는 명상실, 아래는 2인용 객실 17개를 만들었다. 2층의 층고는 아파트 2개 층 높이다. 1층 은 전시 공간이다.

황룡사 9층 목탑은 643년 선덕여왕이 일본 등 인접한 아홉 나라의 침략을 막기 위해 건립했다. 호국불교의 상징이다. 이 탑은 그 뒤 다섯 차례 중수를 거쳐 1238년 몽고 침입으로 불타 절터만 남아 있다. 중도타워에서 4㎞쯤 떨어진 위치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중도타워 완공은 나라가 할 일을 민간이 해낸 쾌거”라며 “장 회장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중도타워를 지으며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았다”고 말할 만큼 자재 하나까지 일일이 점검하며 애착을 보였다고 한다. 중도타워의 건설비는 400억원.

장 회장의 다음 과제는 또하나의 석굴암을 짓는 것. 경주시는 중도타워를 명물로 만들기 위해 당장 내년 경주 세계유산도시 총회 때 이곳을 리셉션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중도타워는 앞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2박3일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신라문화원(원장 진병길)과 공동으로 경주 남산 불교유적지 답사도 진행한다. 중도타워 건너편에는 회랑으로 이어지는 한옥형 숙소도 마련돼 있다.

글, 사진=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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