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고요함과 생동감, 물과 불의 싸움

중앙일보

입력 2016.07.20 00:09

업데이트 2016.07.2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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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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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3번기 1국> ●·커제 9단 ○·스웨 9단

2보(14~30)=이번 결승 3번기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물(스웨)과 불(커제)의 대결이며 정(靜-스웨)과 동(動-커제)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1991년생 스웨는 백면서생, 무당파 도사 같은 이미지를 떠올릴 만큼 조용하고 침착한 기풍. 전투를 즐기지만 급박한 난전보다는 유장한 흐름으로 전국을 압도해가는 정공법을 선호하는 중후한 취향이다.

97년생 커제는 21세기가 요구하는 엔터테이너의 재능이 반짝거린다. 많은 사람의 시선에 노출되기를 꺼려하지 않고 진솔하며 대화의 센스도 수준급이다. 경쾌하고 격정적인데 뜻밖에도 바둑은 균형을 중시하는 안정형. 실리와 세력 어느 한쪽으로 편재되지 않는 행마의 완급조절이 탁월한 기풍이다.

14는 적절한 삭감. 이하 15부터 24까지, 우하 일대에 흑의 탄탄한 실리를 허용했으나 백이 흑의 세력권에 안정적인 근거를 갖춰 나쁘지 않다. 다만, ‘23 때 ‘참고도’ 백1, 3으로 좌하귀를 크게 지키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는 박영훈 9단의 견해가 있었다. 하변 백△는 흑 세력을 낮게 누르는 데 충분히 활용했기 때문에 흑▲를 제압해 좌하귀를 키우고 싶다는 얘기. 물론, 취향의 문제라 실전에서 백의 진행이 나빴다는 말은 아니다. 28, 30으로 좌변에 세력의 근거를 세워 쌍방 호각지세.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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