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 같은 은행원도 성과 따라 연봉 40%까지 차이

중앙일보

입력 2016.07.20 00:01

업데이트 2016.07.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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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앞으로 시중은행에서 같은 직급이어도 성과에 따라 연봉 차이가 최대 40%까지 벌어질 전망이다. 은행연합회는 이러한 내용의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를 이번 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노조는 이에 반발해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성과연봉제 초안 마련
과장·차장 포함 일반 직원까지 확대
금융노조 크게 반발 총파업 예고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가 컨설팅사에 의뢰해 만든 가이드라인 초안은 책임자급(차장·과장) 이하 일반 직원에게도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지금까지 대부분 시중은행은 관리자급(부지점장 이상)에만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일반 직원엔 호봉제를 적용해왔다. 성과평가 최하등급과 최고등급 간 연봉 격차는 초기엔 관리자급은 30%, 일반 직원은 20%로 하고 최종 40%까지 확대해나간다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정부가 금융공기업에 제시했던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연봉 격차 최대 30%)보다 강도가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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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 금융회사는 금융공기업 수준 이상의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다만 언제까지 연봉 격차를 40%로 벌여야 한다는 일정은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 초안에 따르면 개인평가 결과도 연봉에 반영된다. 지금까지는 영업점 단위의 집단 평가만 보상과 연계됐다. 앞으로는 개인별 평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 되도록 했다. 개인평가 등급은 총 5단계로 나누되, 등급별로 인원의 하한선을 둬서 상대평가가 이뤄지도록 했다. 승진을 포기하고 일하지 않는 무임승차자를 솎아내겠다는 목적이다.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의 의견을 수렴해서 이번 주 중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각 은행은 이를 토대로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시행안을 만들고 내년부터 성과연봉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는 사실상 저성과자 강제 퇴출을 위한 해고연봉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9일엔 금융노조 35개 지부에서 조합원 10만 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초안을 확인한 조합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며 “압도적인 찬성으로 총파업을 결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업안이 가결되면 금융노조는 지부별 순회집회와 지부 합동대의원대회 등을 거쳐 9월 중 총파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금융노조가 주도하는 총파업은 2014년 9월 이후 2년 만이다.

앞서 금융노조 소속의 금융공기업 8곳은 노조의 동의없이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 이중 주택금융공사 한 곳만 노조와 합의를 이뤘다. 근로기준법은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될 땐 노조의 동의를 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도입은 법적으로 노조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조만간 이사회 의결 무효확인 소송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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