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도 건너왔다…프리미엄 버거 전쟁

중앙일보

입력 2016.07.20 00:01

업데이트 2016.07.2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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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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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명물’로 꼽히는 미국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Shake shack)’이 SPC그룹과 손잡고 22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 문을 연다. SPC그룹은 연내 서울에 2호점을 오픈하고, 2025년까지 25개 매장을 낼 계획이다.

SPC, 미국 브랜드 쉐이크쉑과 제휴
고급 소고기 사용한 수제버거 선봬
롯데리아 효모빵 쓴‘AZ 버거’출시
맥도날드는‘시그니처 버거’로 승부

SPC는 미국 현지의 제조설비와 레시피·원료 등을 동일하게 구현했다. 또한 쉑버거, 쉑-카고 도그, 커스터드(아이스 디저트), 쉐이크 등 현지 메뉴를 국내에서도 그대로 선보인다.

가격은 미국 쉐이크쉑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했다. 쉑버거의 경우 국내 가격은 6900원으로 미국 5.29달러(약 6792원), 일본 680엔(한화 약 7785원)과 비슷하다. 세트 메뉴는 판매하지 않아 감자튀김과 음료 등을 추가하면 가격은 1만원을 훌쩍 넘는다. 높은 가격만큼 기존 패스트푸드점과는 품질을 차별화해 ‘간편한 한 끼’가 아니라 문화를 파는 ‘햄버거계의 스타벅스’를 지향한다는 것이 SPC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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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희수 SPC 마케팅전략실장은 19일 쉐이크쉑 1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쉐이크쉑을 통해 외식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쉐이크쉑’은 허영인(67) SPC그룹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38) 마케팅전략실장이 직접 들여왔다. 국내 30여 기업의 영입 경쟁을 뚫고서다. 19일 서울 강남대로 쉐이크쉑 1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랜디 가루티 쉐이크쉑 최고경영자는 “미국에도 매장 수가 10개가 안되던 2012년에 허 실장이 찾아와서 ‘한국에 매장을 내겠다’고 해 그때는 ‘정신이 나갔구나(he’s crazy)’하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허 실장은 “2011년 쉐이크쉑 매장에 갔다가 맛과 활기차고 따뜻한 분위기에 반했다”고 했다.

그는 4년간 뉴욕을 오가며 공을 들인 끝에 지난해 말 국내 독점 운영권을 따냈다. 허 실장은 “쉐이크쉑은 최고급 레스토랑 품질과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파인캐주얼’ 콘셉트”라며 “2025년까지 파리크라상 외식사업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쉐이크쉑은 영국·터키·러시아·일본 등 13개국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쉐이크쉑이 ‘햄버거 본고장’인 미국에서 성공한 데는 프리미엄 전략이 통했다. 햄버거 패티를 만드는데 잡육이 아닌 질 좋은 소고기 부위를 사용하고, 수제맥주나 와인을 곁들여 먹는 식이다. 허 실장은 “미국에서도 프리미엄 버거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음식의 맛과 가격뿐 아니라 건강과 문화까지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프리미엄 수제 버거 시장이 역시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PC그룹의 버거 시장 진출로 프리미엄 버거, 수제버거 시장의 경쟁도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수제 버거인 ‘시그니처 버거’를 선보인 후 수제 버거를 취급하는 매장을 늘리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시그니처 버거는 소비자가 입맛대로 햄버거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가지가 넘는 재료를 골라 키오스크 기기를 통해 주문하면 직원이 직접 버거를 만들어 테이블로 가져다 준다. 가격은 재료에 따라 7000~1만원 수준이다. 한국맥도날드는 현재 전국 49개 매장에서 시그니처 버거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리아도 주문 즉시 만들어 내는 수제 타입의 ‘AZ(아재) 버거’로 프리미엄 승부수를 띄웠다. 아재버거는 저온에서 12시간 발효한 통밀발효종 효모를 사용한 빵을 내세워 차별화에 나선 제품이다. 빅사이즈 순 쇠고기 패티를 넣은 것이 특징이며 가격대도 다양화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AZ 버거 오리지널’은 6500원으로 기존 햄버거와 비슷한 가격이나 베이컨이나 패티 등을 추가하면 1만원에 달한다. 비싼 가격에도 출시 2주 만에 60만개가 팔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인 맘스터치도 3000원대 수제 버거로 대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고객의 주문 후 조리를 시작하는 ‘애프터 오더 쿠킹’ 시스템을 운영한다. 치킨 통살 패티도 고객이 주문하면 즉석에서 조리를 시작한다. 이 회사는 합리적인 가격의 수제버거를 내세워 지난해 매출 1500억원으로 전년(800억원) 대비 급성장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기존 패스트푸드 브랜드와 차별화한 점이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제 버거 트렌드에 대해 “정크푸드로 홀대 받던 햄버거가 웰빙 바람을 타고 소비자의 니즈에 맞게 진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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