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세훈 전 시장 "상속세를 물고도 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세제 정비해야"

중앙일보

입력 2016.07.18 00:02

업데이트 2016.07.1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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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개헌 논의가 사회적 격차와 불평등을 해소하고 기본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김현동 기자]

새누리당 잠재적 대선 주자군에 속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최근 한국에서도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처럼 부(富)의 사회적 환원을 주도하는 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상속 및  기업 경영권 관련 법령 개정 작업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한국도 스웨덴처럼…사회적 환원 시스템 만들어야

 오 전 시장은 지난 14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이 부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결단을 흔쾌히 내리도록 하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 일환으로 상속 및 기업 의결권 제도의 합리적 개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나아가  “기업 오너들이 명예롭게 사회에 공헌을 하는 법적ㆍ제도적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적 사례로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을 들었다. 이 그룹은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기업집단이자 경영권을 이어가는 세습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그룹은 매년 벌어들이는 수익의 상당 부분을 자신들이 설립한 공익재단에 전입하고, 공익재단은 다시 그 돈을  연구ㆍ개발(R&D), 도서관 건립, 서민층 학자금 지원 사회공헌 활동에 투입한다.

  오 전 시장은 “발렌베리그룹이 버는 돈은 특정 집안의 부로 축적되는 게 아니라 나라의 부로 환원된다는 국민적 믿음이 형성돼 있다”면서 “한국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케하는 경영환경과 사회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의 하나로 상속세와 기업 의결권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오 전 시장은 “한국에서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자면 재산의 상당부분을 세금(상속세 최고세율 50%)으로 내야 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경영권 행사가 어려워 상속에 온갖 편법을 동원되는 게 한국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법에 따라 상속세를 물고도 기업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세제를 정비할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사회는 기업에게 합법적인 부의 상속만으로도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고, 대기업은 창출한 부를 국민 전체의 삶의 질 향상에 쓰도록 하자는 이른바 ‘빅딜’ 주장이다.

  오 전 시장은 기업이 ‘편법 상속’의 악순환을 해소하고 기업 경영권을 행사하는 반대급부로 발렌베리그룹 같이 공익재단을 통한 부의 사회적 환원에 적극 나서는 결단이 요구된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그는 “기업이 3세대 경영으로 내려오면 창업과 확장을 중시하던 할아버지, 아버지와 달리 사회적 존중과 명예를 더 우선시하는 단계로 접어든다”면서 “10대 그룹 중 한 곳이라도 발렌베리그룹처럼 솔선수범하면 재계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 대기업 오너들도 오늘날 자신들을 있게 해준 대한민국에 보답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날로 심화되는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고 불어나는 복지 수요를 감당하자면 국민과 기업 모두 발상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정치권의 개헌 논의와 관련해 오 전 시장은 “권력구조의 변화뿐만 아니라 사회적 격차와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사회구조 개혁 차원에서 근로기준법 상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헌법정신에 반영해 빈부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잠룡 중 1, 2위를 다투는 오 전 시장은 내년 대선 국면에서의 거취에 대해 “큰 틀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다음 정권을 차지하도록 직ㆍ간접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생각은 가지고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자세한 내용은 7월 18일 발매되는 <월간중앙> 8월호에 실린다.

박성현 기자 park.sunghyun@joongang.co.kr
사진=김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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